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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사랑한다, 지영아

하이아칸 추앙 2013-03-05 18:11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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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지영

지영아 오랜만에 너에게 편지를 쓰게되는구나.

참 어색하지? 그렇게 써달라고 했던 편지를 이런 계기로 쓰게되다니

한편으론 미안하고, 그래도 좋은 기회라고 나는 생각해.

우리가 처음 만난 날 기억하니?

입학 전 메신져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기만 했었는데

사실 널 만나는 날이라 생각해서 신경도 안쓰던 내 외모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처음 신입생환영회에서 보던날 아직도 기억난다.

넌 내게 " 난 술 못마시니까 흑기사 좀 해줘 " 라며 내게 술을 강요했었지.

하하, 아직도 생각하면 웃음이 나와.

술 한잔 하지 못해서 다같이 과 구호를 외치며 한잔씩 마시던 술, 그 한잔에 취기가

돌았는데 새빨갛게 변한 네 얼굴이 아직도 눈 앞에 선선하다.

축제와 체육대회도 다 참여하면서 우린 정말 급속도로 친해졌던 것 같아.

그때 난 너랑 조금 더 같이 있고 싶어서 너가 참여한다던 모든 행사에 참여했었지.

그러던 어느날 네가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말에 절망적인 시간을 보냈어.

가장 친한 대학 동기라며 나에게 그 남자에 대해서, 데이트 했던 순간들,

그리고 다음 약속때 어떻게 꾸미고 가야할지 들뜬채 말하는 네 모습에

하루하루가 너무 끔찍했던 것 같아.

왜 난 용기가 없었을까? 그런 자책을 매 순간마다 했었지.

그러다가 결국 너가 그 친구와 헤어지던 날 내게 처음으로 같이 술 마시자고 했었어.

난 정말 솔직히 너무 기뻤단다.

내가 지금껏 마셔본 술 중에 그 날 가장 맛이 좋았던 것 같다.

 

네 푸념과 한탄, 눈물을 보면서 너무 아파하는 네 모습에 내 마음도 아팠지만,

그 날 난 내게 온 기회라는 생각에 사실 기분이 너무 좋았어.

그렇게 내가 너에게 고백하던 날 왜 진즉에 고백하지 않았냐며 타박했던 네가 참 이뻐보였어.

요즘에 넌 항상 내게 권태기냐며, 왜 이렇게 변했냐고 물어보곤 하지.

난 변한게 없는데 넌 늘 그렇게 생각하게 되나봐,

요새 내가 정신이 없어서 너에게 소홀했다면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어떤 순간에도 널 생각하지 않았던 적이 없어.

나한테 넌 내 일상처럼 너무나 가까운 사람이니까.

그리고 가장 소중하니까, 사랑한다 지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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