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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편의 제목은 글제목이 아닌 따로 내용에 쓰기로 했습니다*
<하이아칸, 절망적인 협상(1)>
본래 전쟁이란게 터지면, 그냥 싸움만 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먼저, 전쟁을 하겠다고 밀서를 보낸다. 즉 선전포고를 해야 한다. 사실 그렇게 하면 나라가 상당히 평판도 좋고 정직한 전쟁이 되겠지만, 전쟁이란게 힘 앞에서는 평판, 정직, 협상 같은 것들은 모두 종이조각이기 때문에 선전포고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강대국이 매우 약소국을 상대할때는 체면 지킬 여유가 있기 때문에 하기도한다. 그리고 그 단계를 마쳤다면, 모든 나라를 돌아다니며 협상이니 말싸움을 해**다. 어떤 나라가 자기편이고 어떤 나라가 적인지도 확실히 알아야 하고, 할 수만 있다면 최대한 많은 나라를 조건이나 감언이설(甘言理舌)로 자기 편으로 넘어오게 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같은 편, 혹은 동맹국(同盟國)이라면 얼마나 지원을 해줄 것인지 협상해야 한다. 이것이 중요하다. 적나라를 동맹국으로 바꾸기는 역사상으로도 거의 없을 정도로 힘들지만, 병력을 최대한 많이 얻는것은 일단 가능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얻느냐에 따라 외교관(外交官)의 능력이 평가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있지만(예를 들면 전쟁국(戰爭國)의 왕끼리 인사를 나눈다던가)이런 것들은 필요상, 그리고 현실상 없어져버렸다. 왕끼리 인사하다가 어디서 암살(暗殺)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협상이라는 것이다. 이 협상이 지금 이 동쪽 대륙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매우 중요한 그 협상 결과는 어떤 특정한 직책(職策)이 맞게 된다.
"뭐야? 이, 일개 사단?"
"예, 그렇습니다."
"협상 결과가 설마 잘못 도착한 것은 아니겠지?"
"아닙니다. 정말 확실한 결과입니다."
"이런 젠/장!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단 말이야! 우리나라가 망하고 나면 자기들도 위험하다는 얘기는 한거야? 아니면 외교관이 변변치 않은거야?"
"무, 물론입니다. 물론 얘기를 했지요. 게다가 외교관들은 일이 일인 만큼 특별외교관들이나 자작 이상으로..."
쾅!
나무탁자 저 구석진 곳에 있던 셔류더미가 날아가 버렸다. 말하던 사람은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 상관이 화나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으으으... 망/할! 네놈은 빨리 나가 봐! 일개 사단이라니..."
"예. 그럼 이만..."
그자는 재빨리 나갔다. 다음 사람에게 화풀이를 넘길 생각이였나 보다. 내심 안심하며 재빨리 나가기는 했지만 다음에 들어갈 사람에게 은근한 정이 생기는 것은 역시 어쩔 수 없었다. 연민이라고 하는 게 차라리 좋겠지만...
"일개 사단? 기사(旗師)는 단 한명도 없고? 나 참! 에휴... 내 팔자야."
일개 사단은 일반 보병 1만명을 뜻한다. 일반 병사 10명이 일부대, 100명이 일소대, 1000명이 일대대라고 한다. 일개 사단은 1만명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기사가 한명도 없다는 것이다. 이 전쟁은 마도전쟁(魔道戰爭)이다. 마족(魔族)과의 싸움이란 뜻이다. 일반 병사들끼리의 싸움이라면 적어도 시간벌기 용이라도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할 경우에는 강철같은 피부까지도 가지고 있다는 마족의 경우, 일반 병사들의 칼, 창, 혹은 화살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매우 초보적이라도 일단은 오러를 쓸 줄 아는 기사가 있어야만 마족과의 싸움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다른 나라가 기사를 지원해주지 않은것도 매우 현명하고 실리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마왕(魔王)이 강림했다고 떠들석한 이 때, 하이아칸이 멸망(滅亡)하면 자기들이 위험하다는 것을 모를리는 없다. 그리고 병사들 지원해줘보았자 별 도움도 안된다는 사실 역시 안다. 하지만 하이아칸의 멸망은 자기들이 원하는 일이다. 하이아칸은 이래저래 다른 나라들에게는 엄청난 걸림돌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몸을 사리는 것이다. 명목(明目)상으로는 도와주는 척하지만 어짜피 병력만 지원해준다면 하이아칸은 멸망할 것이고, 자기나라가 위험해질 수 있으니 기사는 아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어쩌다가 이런 일을 맏게 되었는지... 그렇게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건만, 왜 갑자기 마족들은 나타나서 난리야!!"
하이아칸은 마족이 나타나기 바로 전까지만 해도 동쪽 대륙 전쟁에서 승리하며 최강이였고, 마족만 아니였어도 한동안 최고의 명성(名聖)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건 완전히 마은 하늘에 날벼락인 셈이다. 그렇지만 이런 일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였다. 그도 머리가 상당히 좋은 사람이였으니까...
"으아아아!! 정말 미치겠군!! 한숨 자고 싶어도 그럴 수도 없고..."
옆에 서류도 서류지만, 앞으로 보고 받을 것도 분명 산덩어리리라...
"으아악!! 이 망/할놈에 마족 새/끼들!!"
처참한 비명은 처절하게 울려퍼졌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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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침침한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황금탁자를 가운데 두고 왠 할아버지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하나같이 노인들이였지만 그 위엄은 도저히 노인답지 않았다. 아무리 산만하고 진정이 안되는 사고뭉치라도 거기에 있으면 도리어 작아져서 찍소리도 못할 것만 같은 무거운 분위기였다. 그럴 만도 했다. 이 자들이 하이아칸 마법의 기둥인 5대 대마법사였으니까 말이다.
그 대단하신 노인중 한사람이 입을 열었다. 그래도 노인은 노인이지 어둠고 음침한 기분나쁜 목소리였다.
"이번 갑작스런 마족의 출현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모두 의견을 내주시오..."
"흠, 글쎄? 우리 원로회(原老會)가 특별히 나설 필요가 있겠소? 어짜피 하이아칸이 망해도 우린 다른 나라에 붙으면 되는 것이니까."
원로회는 원래부터 하이아칸에서 만들어낸 것도 아니고, 원래 실력있었던 현재 원로회장 5이서 모여 마법사단을 만든 것이였다. 용병단과 비슷한 원리였지만, 마법사단은 그것이 최초였다. 사람들의 시선도 많이 모였으나 많은 사람들이 반신반의(半信半義)했지만, 원래 원로회장들의 실력이 워낙 좋아 순식간에 마법사단의 크기가 부풀고 하이아칸 내에서 모르는 자가 없게 되었다. 그러자 마법사가 궁했던 하이아칸은 황궁(皇宮)에서 특별히 도와줄 것을 요청한 것이였다. 그 때 너무 마법사 단원들이 많아져 자금(資金)을 구하기가 힘들었을 때, 의식주가 단숨에 해결되는 그 일을 원로회장들은 물론 받아들였다. 게다가 기사단처럼 황궁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였기에 상당히 자유로웠다. 모든 국내(國內)마법사들이 여기에 소속되다 보니, 권력(權力)역시 여차저차 하다보니 황궁 못지 않게 되어 버렸다.
결국 소속된 것이 아니니 명목상 다른 나라에 붙어도 제발 붙어달라는 나라는 있을지언정 내쫓는 나라는 없을 것이고, 하이아칸의 멸망은 원로회의 멸망과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였다.
"그래도 하이아칸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막대한 물자를 보내주었소. 멸망하지만 않는다면 계속해서 이득일텐데?"
한 노인이 조용하지만 힘차게 말했다. 그러자 다른 노인이 반론하고 나섰다.
"그 말은 이치(理治)에 맞지 않소. 우리가 도와준다고 하이아칸이 멸망하지 않을지는 의문인 데다가, 설령 멸망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를 먹여살릴 자금조차 없을 것이외다. 차라리 지금 빨리 도망쳐서 다른 나라에 붙는게 좋을 것이오."
"아니, 그렇지 않소."
맨 처음 노인도 그냥 물러서지는 않았다.
"지금 도망친다고 해도, 어짜피 그러면 하이아칸은 100% 멸망할 것이고 곧 우리가 다시 붙은 나라도 멸망할 것이오. 그런 일을 반복하면 모든 나라가 없어지고 나서야 우리도 멸(滅)하겠지. 목숨 연장이야 좋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결국은 각개격파(各個擊破)가 되고 말아. 차라리 그나마 현재 힘이 가장 강한 하이아칸과 싸우는게 좋을것이오."
"하지만 이렇게 우리가 도와주어도 미래는 불확실하오. 모든 나라가 도와준다면 모를까, 다른 나라가 총 지원해준 병사(兵士)나 기사(旗師)의 총 숫자가 병사는 15만명도 안되고, 그나마 몸 서리느라 기사는 모두 100명도 지원을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른 모든 나라들도 몸서리기에 바쁜데 우리라고 왜 그리 버틴다는 말이오? 차라리 목숨연장이라도 해보아야 무언가 해답이 나올 것이 아니오?"
노인들답게 목소리가 흥분하지는 않았지만 은연중 조금씩 높아지고 있었다. 그것을 느낀 나이가 가장 많은 노인이 그들을 진정시켰다.
"그만들 하시오. 두 분말고 다른 분들은 없소?"
"제 생각에는 도와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오른쪽에 앉아있던 키가 큰 편인 노인이 말했다.
"우리가 도와주어도 버틸 수 있을 확률은 거의 제로(0)에 가깝습니다. 카린드의 말이 맞지요. 여기서 버틴다면 말그대로 개죽음일 확률이 높습니다. 현재 황궁의 약해진 힘으로는 우리에게 전쟁의 나서라는 말도 하지 못합니다. 차라리 여기서 손을 씻고, 못하면 서쪽 대륙으로라도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마도전쟁은 이 타이란트 대륙 전체의 일이니까요."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서쪽 대륙이 도와줄 것 같습..."
"그만!! 그만하시오. 나도 카린드의 말에는 일단 찬성이오. 역시 미래를 도모해야 할 듯합니다. 뭔가 방법이 있겠지요. 아직 아무것도 안해봤잖습니까? 옛날에는 어떻게 강림을 막았는지부터 일단은 알아봅시다. 방법이 있다면 도와줄수도 있을떼니까... 옛날부터 우리는 도박을 싫어했지요. 일단 우리들의 선택을 믿고, 일단은 손을 뺍시다."
이제는 계속 반론을 제기했던 노인도 잠잠해졌다. 그러자 나머지 노인은 조용해지고 꼭 법정(法程)에서 판결을 내리듯 한 노인만이 힘차게 말했다.
"일단은 여러가지로 방법을 모색해보기로 합시다. 도와줄 수 있는지 말입니다. 만약 정말로 방법이 없을 시에는, 손을 빼기로 하지요."
회의는 끝났으나, 좌중의 무거운 공기가 그들을 일어나게 하지 못하고 있었다. 1분 정도가 지나자, 한 노인이 어렵게 자리를 뜨고, 그것을 알람으로 한 듯 나머지는 모두 한꺼번에 자리를 떠났다.
상황은 이래저래 하이아칸에게 좋지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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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이번에도 꽤나 힘들었어요 ㅠ,ㅜ...
아직 싸움까지는 일어나지 않았군요. 원래 전쟁이란게 약간의 준비과정은 필요한 법이니까요. 조금
만 기다려주세요... ㅎㅎㅎ
하이아칸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아니면 이 대륙은 도데체 마족들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지!!
기대해주시고요...
'원래 주연 및 준주연이였던 그 3명은 뭘 하는가!' 도 기대해주세요 (설마 아무것도 안하지는 않겠
지...)
시험 때문인지 뭔지 연재 기간이 늘어진채 줄어들 생각을 안하는 점은 정말 다시한번 사과드리고...
힘들었다는 점과 점점 아이디어가 없어져서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 각인시켜드리며... (퍼어억!!)
저는 이만 여기서 물러나겠습니다.
리플좀 달아주세요, 그럼 즐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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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냐플 카르시엔2006.11.21'/'의 센스가 멋지군요^_^~! 더욱 더 힘내주시구요~! 이런 장엄한 장면을 무리없이 그려내시는 걸 보니 대단하시네요^_^~! 앞으로도 건필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