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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마(血魔) 5. <묵혼(默琿)들...>

하이아칸 Boss사냥2 2006-10-03 22:37 435
Boss사냥2님의 작성글 1 신고

 

"끄아앗!! 드디어 끝났다!"

 

천조는 방금 이론 수업을 마쳤다. 그 지루한 이론 수업. 엄청 지루한 수업이였지만 그래도 그 무서운 사부가 바로 눈앞에 있으니 졸리지는 않았다. 이것은 아주 지루한 학교 시험이라도 시험때는 졸리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였다. 하지만!

 

"아니, 도데체 뭐가 뭔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그랬다. 도데체 사부가 쓰는, 예를 들어 극성(剋成)이니, 천령(天靈)이니 무령(無靈)이니 하는 것들이나 금강불괴(金剛不壞), 반박귀진(班薄鬼進)같은 것들... 거기가다 덤으로 무림에 있는 화산파(化山派)와 같은 문파이름들까지 써대니 도저히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래도 갓 태어난 아기들이 남이 이야기 하는것을 듣고 글을 배우는 것처럼 아주 조금씩 단어정도는 알아가고 있었지만, 그걸 가지고 사부가 말하는 어려운 것들을 이해한다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그래서 단어가 뭔지 가끔씩 물어보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야, 그 단어 다 알려면 적어도 며칠이다! 그걸 나보고 설명하라고?"

 

였다. 그럴 거면 차라리 날 왜 데려왔냐고... 하늘에 통곡하고 싶은게 천조의 마음이였다. 그러나 그것도 매일 있는 일. 이렇게 넋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집안일을 해야 했다.

 

"웃차, 가자고."

 

천조는 능숙한 솜씨로 장작을 패고, 또 청소를 했다. 이제는 사부가 물건들의 무게를 더욱 무겁게 해 다들 150근(90kg)정도는 나가는 것들이였지만, 천조는 장난도 칠 만큼 잘 다루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가끔씩 '도데체 이런걸 어디서 구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는 밥을 지었다. 이젠 왠만한 요리는 다 할줄 알았다. 생각해보면 이런 산속에서 하는 게 밥이나 김치, 그리고 나물 등등과 아주 간단한 찌개같은 것들이였으니까 할 요리도 몇가지 없었다. 그렇게 점심을 다 먹고나니 1시가 되었다. 천조는 검을들고 밖으로 나갔다. 이제 사부와 대련할 시간. 역시 사부도 나와 있었다. 그런데 하나가 달랐다.

 

"사부, 사부가 애용하던 나뭇가지는 어디갔어요? 그 상자는 뭐에요?"

 

사부는 매일 천조를 상대하던 크레파스정도 굵기의 나뭇가지가 아닌 한 상자를 들고 있었다. 사부가 천조에게 말했다. 사악한 목소리로.

 

"흐흐흐... 이 상자 말이냐? 옛다, 받아라."

 

그리고 사부는 상자를 휙 던졌다. 상자의 뚜껑이 열리면서 안에 물체가 쏟아질 것 같았지만 이상하게 사부의 요량인지 그런 일은 없었다. 천조는 심드렁하게 한 손으로 받았다. 그러다가 자동적으로, 거의 반사적으로 나머지 한 손이 올라가면서 팔에 힘을 주게 되었다. 상자의 무게가 꽤 무거웠다. 평범한 상자가 아니거나, 아니면 그 속에 물건이 보통 물건이 아니거나 둘 중 하나였다.

 

"웃! 이거 꽤 무겁네, 뭐가 들었어요?"

 

"흐흐흐... 열어보라니까?"

 

천조는 상자를 열었다. 그곳에는 수갑(?)과 같이 생긴것이 들어있었다. 다만 보통 수갑은 아니였다. 강철로 만들었음은 물론이고 그 두께가 거의 3cm는 되었기 때문이다. 총 6개. 아마도 무거운 것의 정체는 이것인 듯 싶었다.

 

"이게 뭐에요? 되게 무겁네..."

 

"차는거야."

 

"네?"

 

"수갑처럼 차는 거라구!!"

 

천조는 무슨 뜻인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걸 뭐하러 찬단 말인가! 이건 팔찌의 형태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손을 봉인해서 범인을 잡아갈 때 처럼 그런 효과를 내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사부의 말을 거역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었기에 그냥 찼다. 그런데...

 

"윽! 무겁잖아! 이거 하나에 얼마에요?"

 

"하나에 20근이다. 6개니까 다 차면 120근이네. 앞으로 그걸 차고 생활하는거다."

 

천조는 경악했다.

 

"이걸 차고... 12시진 생활을 하라고요? 수련이 아니고?"

 

"그래! 12시진이다! 물론 잠잘때도 차고 자는거다. 그게 네 몸의 일부가 된 것처럼 말들어야 해. 양 어깨, 손목, 발목에 차면 돼."

 

"이, 이걸..."

 

천조는 조심스레 차 보았다. 하나씩 찰 때마다 또 다른 무게가 느껴져 왔다. 그 수갑은 힘들 가하니 중간이 벌어져 손목이나 발목에 찰 수 있었다. 어깨는 모양 때문에 닫히다가 만 형태가 되었는데 신기한 것은 천조의 몸에 딱! 맞는다는 것이였다. 하지만 몸 모양과 크기는 맞았지만 무게는 조금 풀만이였다.

 

"우욱! 이, 이거 차보니까 움직이기가 되게 불편하다..."

 

천조는 계속해서 양 옆으로 걸어보았다. 만약 일반인이였으면 다 차면 넘어져서 이것들의 무게때문에 고통을 호소했을 것이다. 천조는 뛰어보았다. 역시 속도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와, 여기에 익숙해지면 내가 그만큼 빨라진다는 건가... 그건 수긍이 가는 군."

 

천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서 사부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 찼으면 이제 대련 시작할까?"

 

쿠쿠쿵! 천조에게는 벼락이 떨어지는 지옥같은 한 마디였다. 

 

"이, 이걸 차고 대련을 한다고요?"

 

"그래. 뭐 불만있어?"

 

"하, 하지만..."

 

"원래 수련이라는 게 다 그런 거다. 그럼 수련이 쉬울 줄 알았냐?"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어렵다니...'

 

천조는 속으로 푸념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사부의 성격이야 잘 알았다.

 

"그럼 간다!"

 

사부가 또다시 달려왔다. 곧 사라졌고 천조는 사부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한순간 천조의 눈이 확 뜨였다. 

 

'왼쪽!'

 

역시 천조는 많이 발전했다. 이제 사부의 움직임이 간신이 눈에 비칠 순간이 된 것이다. 근 1년동안 사부의 움직임을 보려고 눈을 계속 찌푸린 결과였다. 그러나 역시 사부는 봐주지 않았다. 왼쪽에 있다고 생각하고 몸을 틀고 검을 들려고 생각한 순간, 사부는 천조의 등 뒤에서 검으로 베어왔다. 천조는 뒤를 급히 돌았으나 이번엔 왼쪽 어깨를 주먹으로 한 대 날려버렸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공력(功力)이 잔뜩 실린 주먹이였다.

 

우드득! 타닥! 빡!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파열되는 소리였다. 천조는 휘정거리며 다시 일어섰다. 지난 1년간 이런 고통은 수도 없이 맛보아 왔기 때문에 이젠 왠만한 고통정도는 괜찮았다. 그리고 사부는 또다시 천조의 등 뒤로 와 있었다. 천조는 급히 뒤로 돌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을 느꼈다.

 

'응? 뭐, 뭐지?'

 

갑자기 사부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갑자기 강도를 높인 걸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그것과는 뭔가 달랐다. 곧 답을 알 수 있었다. 천조 자신이 느려진 것이다.

 

'으악! 이 놈에 수갑들 때문에!!'

 

그 다음부터는 뻔했다. 거의 고문 수준. 지금까지도 사부가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것 하나는 어떻게 저렇게 남에 몸을 망가뜨리면서도 급소를 피해 죽이지 않을 수 있을 까, 하는 것이였다. 그만큼 현재 천조의 몸은 처절했다. 거기에는 사부의 검도 검이지만 주먹이 더 했다. 검은 살을 갈라놓거나 구멍을 뚫었지만 주먹은 살이 비정상적으로 패이고, 또 뼈가 살을 뚫고 튀어나오고, 근육이 살의 구멍들 사이로 비져나오는 등 여러가지 시각적 효과를 연출했다. 이게 영화였다면 당연히 컴퓨터 그래픽 처리를 해야 했겠지만 천조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크아아아악!! 크으악!"

 

비명을 질러** 않겠다고 그렇게 노력을 했건만. 수갑들 때문에 대응조차 못하는 거 고통이라도 좀 견뎌보겠다고 노력했건만, 결국 비명이 나왔다. 그렇게 거의 학살이 이루어 지고 한잠 뒤, 사부가 멈추었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어때, 진전이 있냐?"

 

천조는 간신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말 힘을 다해서... 그러자 사부는 제차 물어보았다.

 

"그래도 내 움직임이 비치기는 했냐?"

 

천조는 아까의 기억을 되살려 고개를 끄덕였다.

 

"흠... 그래? 그럼 내일부터는 더욱 더 빨리 움직일 줄 알아! 그럼 수련 끝!!"

 

그리고 사부가 천조에게로 와서 공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먼저 외상이 치료되었다. 피가 모두 아물었고, 그 과정에서 이상한 소리도 났다.

 

뚜두둑! 지익! 툭! 뚜둑!

 

뼈와 근육, 신경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소리였다. 그리고 천조의 내상도 곧 치료되었다. 내장속에서 넘쳐흘렀던 피가 엄추고 상저도 아물었다. 그리고 사부는 다 되었다 싶자, 찬물을 양동이에 담아와서 천조에게 끼얹었다.

 

"자, 일어나라! 오늘은 수업 진도가 빠른 편이야. 너 빨리 일어나서 빨래 해. 빨리 하면 조금은 쉴 수도 있겠다."

 

쉴 수 있다는 말에 천조는 언제 그랬냐는 듯 벌떡 일어나서 방망이로 두드려 형체가 거의 없어진 빨래감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냇가로 전속력으로 뛰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였다. 그리고 저만치 왔을 때 쯤, 사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그렇지! 네가 찬 그 수갑 이름은 묵혼(默琿)이다!"

 

천조는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무, 묵혼(默琿)?"

 

"그래!"

 

"이번엔 수갑에다가 이름 붙이는 거예요?"

 

"내 맘이야! 빨리 빨래나 해라!"

 

그리고 천조는 전속력으로 냇가로 뛰어갔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이 묵혼... 몰래 확 풀어버릴까?'

 

그 때, 천조의 마음은 읽기라도 한 듯이 사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정말 읽었는지도 몰랐다.

 

"너, 그 묵혼 풀기만 해 봐! 요즘 내 복일견파권각(福日犬把拳却)이 운다!"

 

그 말을 듣고 천조는 풀려고 했던 생각을 눈물을 머금고 삼켜야만 했다.

 

전체 댓글 :
1
  • 보리스
    하이아칸 언노운☆★
    2006.10.04
    ... 어디서 본듯(?)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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