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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소설

Winter`s Birthday

네냐플 찬연 2006-10-03 02:58 391
찬연님의 작성글 1 신고

에... 뭐, 걍 생각나서 써 보는 겁니다. 생각나서요...

어쨌건 보리스는 뽀대나자나요(콩깍지가 단단히 씌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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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뭐지...?"

 

 아무도 없었다. 사람이라고는 늘 있는 크로우 씨와 브라이언 씨, 여관 종업원인 마리와 주인 리사 씨. 그리고 피아노를 치는 아비드 씨와 나뿐이었다.

 

 조용히 품 안을 ** 작은 메모지를 꺼내 들어 천천히 읽었다.

<7월 **일. 오후 6시까지 여관 클라드의 하루. -루시안>

 

루시안치곤 너무 간단하게 적은 메모였기에 누군가의 장난이 아닌가하고 의심도 해 봤지만...딱히 짐작가는 사람이 없을 뿐더러 루시안은 약속을 한 이상 장난칠 녀석이 아니었기에 시간에 맞춰 약속장소에 나왔다.

 

 그 결과가 이거다. 결국 나는 루시안을 믿으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

 

 "모두들 쉬고 있는데 불러서 미안~ 하지만 오늘은 보리스의..."

 

루시안이 밝고 쾌활하게 말을 하며 일행의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그 말을 시벨린이 받았다.

 

 "그 녀석의? 흐음... 그럼 오늘만 특별히 봐 주도록 하지. 레이, 가자."

 

 "쳇, 귀찮은데.. 꼬맹아. 슬슬 가 보자."

 

 "네!"

 

 시벨린을 필두로 밀라와 티치엘이 단합하여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뒤이어 이스핀이 명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막군. 우리도 가자. 자, 얼른 뫼시거라~"

 

 "...어련하시겠어..."

 

 다분히 장난기가 섞인 듯한 목소리에 막시민은 익숙한 듯 성의없게 대답했다. 이스핀이 건물을 나서자 그는 피곤했는지 연신 하품을 하며 밖으로 나갔다. 여전히 눈은 풀려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나야트레이가 차갑게 한 마디를 뱉었다.

 

 "안 갈 거야, 시벨린?"

 

 "어? 가, 가야지... 아하하..."

 

 마치 시벨린을 죽일 듯한 목소리와 눈빛. 순간 시벨린은 나야트레이의 기운에 압도당해 말을 더듬었다. 그리고 그들마저 나간 뒤, 루시안이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보리스~ 쪼금만 기다려, 곧 갈게~"

 

***

 

 "진짜 안 오는군... 역시 루시안의 장난이려나?"

 

 약속시간인 6시에서 15분이나 지났는데도 녀석은 오지 않았다. 확실히 날 골탕먹이려는 건지, 아니면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지.. 연락할 방법이 없으니 더 답답하다.

 

 그렇게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여관의 문이 세게 열리며 두 사람이 들어왔다. 그 두 사람은 내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와아~ 보리스으~ 오랜만이야~!!"

 

 "요, 오랜만이야 보리스."

 

그 사람들은 밀라 씨와 티치엘이었다. 반가움이 앞서 내게 달려와 안기는 티치엘을 내버려두고 밀라 씨에게 시선을 돌려 물었다.

 

 "밀라 씨랑 티치엘이 여기까진 무슨 일이죠? 여긴 외지인을 경계하는데... 저야 약속이 있으니 그렇다쳐도..."

 

 "우리도 약속이 있어서. 야, 꼬맹아. 보리스 덥겠다, 좀 떨어져!"

 

 "히잉... 티치엘, 좀만 더 이러고 있으면 안 돼요? 보리스, 정말 오랜만에 만난 건데..."

 

 "보리스가 당황하고 있잖아, 보리스가!!"

 

 아니... 당황한 적은 없는데... 티치엘이 매달려있어서 좀 불편하긴 했지만...

하여튼 그런 오해를 받고 있을 때 아는 얼굴들이 속속들이 나타났다. 시벨린 씨에 레이, 일행 내의 공식 지정 커플인 막시민과 이스핀. 그리고.... 나의 파트너, 루시안까지...

 

 "왜 전부 약속을 여기로 잡은 거야?"

 

 "사람이 별로 없잖아."

 

 당황해서 묻는 내게 의아하다는 듯 대답한 건 시벨린 씨였다. 용병이라 그런 건가..? 감이 꽤 날카롭군.

 

 "루시안. 지금 6시 40분인데. 약속시간에서 40분이나 초과했어."

 

 "움... 그래? 뭐, 어쨌든 왔으니 다행이잖아?"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닌데...

 

***

 

여관에서 얼떨떨해 하고 있는 사이에 루시안에게 손목을 붙잡혀 나비나무동산에 끌려왔다. 이상한 건 루시안이 수건으로 내 눈을 가려버린 거다.

 

 최근에 나비나무에서 나온 가루가 바람에 흩날리고 있으니 수건으로 가리고 있으랜다. 그래 루시안더러 '너는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이건 흑발한테만 걸리는 거랜다. 정확히는 내 머리칼 같은 흑청, 블루블랙의 머리칼을 가진 사람한테만.

 

 "저기 루시안. 이 수건 풀어주면 안 될까?"

 

 "응. 이제 풀어도 돼. 깜짝 놀랄 걸?"

 

 대체 뭐길래 좀처럼 긴장하지 않는 루시안이 잔뜩 긴장을 한 걸까? 조금 의심스럽지만 일단은 내 파트너이기에 순순히 그 말을 따라 수건을 풀었다.

 

 수건을 푼 내 눈 앞에 제일 처음 보인 건 웅장하고 아름다운 나비나무도 즐거운 듯 날 바라보는 일행들의 얼굴도 아닌... 엄청나게 거대한 케이크였다.

 

 "이게 대체....?!"

 

 "생일 축하해, 보리스! 오늘 보리스 생일이잖아?"

 

 생일? 나에게도 그런 게 있었던가? 아아...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자세히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자, 이건 쪼잔한 우리 막시민 군과 내가 주는 선물이야. 웬만하면 잘 가지고 다녀."

 

 "이건 시벨린이 고른 것. 취향에 안 맞더라도 이해해. 시벨린은 원래 그런 인간이야."

 

 "이건 나랑 꼬맹이가 준비한 거다. 꼬맹이도 고생 많이 했으니 칭찬정돈 해 주라구."

 

 "그리고 이건 이 루시안 칼츠님께서 특별히 주문제작한 거야. 보리스, 다시 한번 생일 축하해!"

 

 "어? 어어..."

 

 막시민과 이스핀에게서 받은 새 가죽 망토와 레이, 시벨린 씨에게서 받은 부츠. 그리고 밀라 씨와 티치엘이 준비한 건틀렛은 이미 낡아빠진 내 물건들을 대신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루시안? 루시안이 준 건... 목걸이였다. 남자애에게 목걸이라니...당치도 않은 말이었지만 루시안은 당당히 목걸이를 내게 내밀었다. 자세히 보니 반으로 갈라지는 목걸이였다.

 

 그래 그걸 열어보니 안에는 루시안의 초상화와 내 초상화가 그려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그걸 받고 나자 갑자기 목 위로 뭔가가 치솟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난 울고 있었다.

 

정말 행복해... 트라바체스를 떠난 뒤로 이렇게 행복했던 건 처음이야....

 

신은 공평한 것 같다. 아무리 난리를 쳐도..

전체 댓글 :
1
  • 티치엘
    네냐플 수박소녀oi
    2007.01.05
    와~!멋져요~!그런데거대케이크의높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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