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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에밀리오는 은색인가 검은색 눈동자..
템페스트에서는 황금색이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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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신비스러운 음악이 울려퍼지 듯이
강이 흐르는 듯 아름답게 들춰내리던 청록색의 세계.
그것이 차마 눈을 땔 수가 없이 나를 사로잡았고,
그 가운데 그 사람이 있었다.
검은 머리가 흘러내리는 그 하얀 얼굴.
옆에서 문득 바라보던 그 얼굴이 너무나 윤곽이 뚜렷하여
그대로 내 머릿속에도 박혀버리고 말았다.
*illusion- 환상 로맨스
No 2.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 (上)
-作 Eli
무단 도용을 금합니다.
*테일즈위버 바로잡기 Mtales.net*
“오늘도 왔어요, 쟤?”
하얀 고양이 귀, 치마인지 반바지인지, 구별은 안가지만 제법 귀여운 옷을 입고 있는 빨간 머리의 소녀가 누군가를 지겹다는 듯이 쳐다봤다. 그리고 그 앞에 거대한 크기의 한 사내가 있었는데, 그 사내의 키는 대충 훑어만 보아도 2m가 훨씬 넘는 거구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수염이 여기저기 나있는 거친 턱을 쓰다듬으며 ‘그 날’도 여전히 이곳을 찾아온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오래가는 군.”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러게 말이다.”
은발의 머릿결을 곱게 땋아 허리까지 늘어뜨리고, 슬롯 주머니를 허리에 차고, 움직이기 편하게 허벅지까지 아슬아슬 하게 올라가 있는 짧은 치마. 그것은 나야트레이 캐릭터의 ‘누군가’다. 나야트레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어쩐지 그녀의 눈동자만큼은 너무나 들떠보였고, 무언가가 두근두근 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녀의 성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것이었지만 어쩐지 귀여운 모습이었다. 스트라이트는 한숨을 쉬며 여전히 그녀를 쳐다보았다.
“달인 아저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뭐가 말인가?”
“아니…저런 ‘특이한’케이스는 전혀 흔하지 않잖아요.”
“뭐, 그렇다 치더라도….”
달인이라 불린 사내는 말을 제대로 대답하지 않은 채 말을 얼버무렸다. 뒤에서 사내와 소녀가 한숨을 쉬며 쳐다보던 말던 무언가를 기대하는 눈빛으로 애타게 주위를 살피던 그녀는 어느샌가 문 밖으로 나온 사내를 보며 더욱더 눈동자를 반짝였다. 눈부시게 하얗고 긴 턱선, 왠만한 여자보다도 아름다운 폭포를 흡사 담아놓은 듯 한 검은빛의 긴 머리. 그러나 그는 명백히 사내였다. 파란색의 날씬하고 긴 곤룡포를 입은 그. 그녀만이 오직 이 세상에서 담아놓은 한 사람이었다. 오직 그녀가 보고자 기다린, 그 사람.
“저기….”
“무슨 일이십니까?”
나오는 목소리마저 청아하다.-적어도 그녀의 귀에는. 사실 그녀는 그를 보러 매일 오는 처지였다. 그도 분명 그걸 알고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태도는 늘, 똑같이 정중했고, 그리고 차가웠다. 정중하면서도 차갑다. 늘 똑같이 그랬다. 자신을 다른 유저들과 같은 취급 했다. 그러나 그녀는 굴복하지 않았다. 그 정도에 굴복할 마음이 아니었으니까.
“저기, 시간 있으세…요?”
매우 수줍게 건넨 말. 그녀는 얼굴이 빨개진 채로 기대하는 눈빛을 그리며 그를 애타게 쳐다봤다. 하지만, 늘 돌아오는 대답은 단 한마디.
“죄송합니다만 그럴 여유는 제게 없습니다.”
“왜 맨날 여유가 없는 건데요?! 쉬는 날도 없어요?!”
매일 매일 이렇게나 찾아와서 부탁하는데, 하루 정도는 정말 시간 내줘도 되잖아.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며 얼굴을 부루퉁 거리고는 중얼거렸다.
“늘 말씀드리는 거지만.”
그가 차갑고 분명한 어투로 말을 담는다. 그녀는 순간 섬칫했다.
“제게는 그런 시간과 여유는 단 1분도 없으니, 매일 찾아오는 행동도 그만둬주시길 바랍니다. 용자의 무덤을 이용해주시는게 아니라면 다른 수행원들에게는 폐가 됩니다.”
단호하게 자신이 폐가 된다는 그 한마디. 그녀는 그대로 그곳에 서있었다. 그리고 눈앞에 있던 그는 그대로 앞으로 스쳐지나가버렸다. 그녀는 그의 그런 뒷모습을 보며 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래도 절대 포기 안 해요! 내일도 올 거고 모레도 올 거니까!”
갑자기 크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 그녀는 그렇게 버럭 소리를 지르더니 그대로 뛰어서 가버렸다. 이 정도로 절대 굴복하지 않아. 그녀가 입술을 야무지게 앙다물었다. 작은 주먹을 꼭 쥐며 내일도 반드시 찾아오리라 굳세게 다짐했다. 내일이 안 되면 모레라도, 그 내일이라도, 사흘이 지나도 일주일이 지나도 그를 보러 올 것이었다. 그녀의 그런 신선함이 지나간 자리에는 여전히 차가운 건물의 공기만이 남아있었다. 스트라이트가 오늘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단호하게 서있는 에밀리오를 바라보았다.
“아저씨, 지겹지도 않아? 맨날 상대하고 있네, 그래도. 뭐, 확실히 귀엽긴 하다만.”
“스트라이트, 장사나 제대로 해.”
“쳇.”
삐죽거리는 입을 내밀며 스트라이트가 제자리로 돌아갔고, 에밀리오 또한 아무런 느낌도 없는 무표정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려 용자의 무덤 문 안으로 들어 가버렸다.
“너, 오늘도 용자에 갔었니?”
이쪽도 역시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질렸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한 밀라. 그녀는 페르시안 고양이를 머리 위에 끼고 이마의 바로 위쪽에는 반듯이 선 적 색의 불타오르는 듯한 느낌으로 솟아오른 악마의 뿔이 매우 썩 잘 어울리는 인상이었다. 잔소리 혹은 핀잔을 주듯이 들려오는 목소리에 나야트레이는 발끈하며 대들었다.
“왜, 못간 데를 간 것도 아니고.”
“야, 그만 좀 해. 질리지도 않니? 맨날 너한테 제대로 대해주지도 않던데. 뭐가 좋다고 그렇게 자기 집인 양 맨날 찾아가서 말이나 걸었다가 거절당하고 오는 건데.”
“그래도 괜찮아. 오늘이 안 되면 내일이 있는 걸.”
“어휴. 진짜.”
답답하다는 듯, 밀라가 그녀의 옆에 털썩 앉으면서 가슴을 쳤다. 도대체 애는 어디가 어떻게 되기라도 한 걸까.
“야, 말 나온 김에 따져보라고. 어떻게 사람도 아니고….”
“언니!”
“왜, 내 말이 틀려? 사람이 아니잖아. 걔들은 그냥 NPC야. NPC!! 몰라? 읽어줘? Non Playable Character! 플레이 하지 않는 인물들을 칭하는 거라구!”
“그만해!”
그녀가 벌떡 일어서며 밀라의 말을 강하게 잘랐다. 하지만 말만 멈추었을 뿐 키가 작은 그녀를 아래서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빛은 절대 사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기가 막힌 듯 노려보는 듯이, 고개를 쳐들었다.
“나한텐 그런 거 하나도 안 중요하단 말이야!”
“중요해! 너, 제대로 생각하고 있는거야?”
“내 첫사랑이란 말야! 왜 언니는 밀어주진 못할 망정 이런식으로 맨날…!”
“이 바보야! 이건 이루어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란 말야. 우린 언젠가 ‘이 세계’따위 떠나갈 거라구. 이런 가상의 현실 따위 떠날 거란 말야! 근데 너, 만약 이루어진다고 쳐. 떠날 수 있냐고. 그때, 맘 다 접고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어? 아니잖아!”
“그만해!!!”
아까보다도 더욱 큰 목소리로 그녀의 말을 멈췄지만 고개는 숙여져 있었다. 필시 무언가의 감정을 가지고 있을 그녀의 눈동자는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도 않았다. 한껏 흥분해 있던 밀라는 그제서야 조금 흥분이 가라앉은 듯 아까와는 다르게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페어리, 이건 너를 위한거야. 그러니까….”
‘탁-’
“페어리!”
고개를 떨군 채 아무 말이 없던 페어리는 뒤의 그녀가 자신을 부르던 말던 어깨를 부딪히며 스쳐 달려나가고야 말았다. 어딘지도 모른 채 달려나가던 도중 어느샌가 클라드 플리마켓의 위쪽에 있던 아미티스 요새의 입구였다. 쏟아지는 빛 사이에서 광험한 느낌을 절로 들게 하지만 아무도 없는 그 문 앞에서 그녀는 기둥에 몸을 기댄채 그대로 주저앉았다.
“언니 바보.”
그런 건 나도 알아. 안단 말이야.
수도 없이 중얼거렸다.
“하지만……….”
어떻게 해. 반해버린 걸.
현실에서는, 단 한 번도 사랑이란 걸 해본 적이 없었다. 아직 어려서 그럴 수도 있었다. 16살의 나이. 하지만 주변의 친구들이 남자친구를 사귈 때에도, 자신이 몇 번 고백을 받던 때에도 그런 걸 몰랐다. 사람을 사랑하는 게 뭔지, 좋아한다는 게 뭔지 생각조차 해본 적 없었고 고민도 해본 적 없었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현실’처럼 본 그의 모습. 다정한 새를 푸금고 있는 듯한 아름다운 미소, 보석처럼 빛나는 황금색 눈동자, 마치 조각해 놓은 듯 한 하얀빛의 아름다움. 세상이 아무리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자신이 바라보는 그만큼은 아닐 것이다. 신화 속에서 나오는 미인(美 人 )이 어찌 따로 있을까. 첫눈에 모든 걸 앗아 가버렸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데에는 그렇게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바라본 순간에 그대로 모든 걸 빼앗겨 버린 사람. 사람이 아니어도 좋았다. 영혼이 있잖아.―그녀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렇게 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지. 심지어 그가 자신을 거절할 때의 냉정한 그도, 오싹할만큼 차가운 목소리도 너무나 좋았다. 비록 처음 만났을 때 외에 미소를 보여주지 않는 그가 야속하긴 했지만,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게 속상하진 않았다. 마냥 바라보고 있으면 좋았고 그를 좋아하는 자신이 좋았다.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서 차마 자신이 아니게 되는 것 같은 느낌. 그녀의 작은 몸은 그렇게 새소리가 반짝이는 유적 앞에서 몰래 수줍게 숨어 가슴 속의 사랑을 느끼고 있었다.
“으응?”
기분 좋은 맨발에 시원하게 다가오는 바닥의 느낌. 그날따라 더욱더 알싸하게 느껴질 정도로 주변이 조용했다. 평소라면 늘 한자리에서 장사를 하던 스트라이트와, 문 앞에서 안내자 역할을 해주었던 모험의 달인도 보이질 않았다. 그야말로 아무도 없었다. 에밀리오는 말할 것도 없었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자 저절로 시무룩한 마음이 들었다.
“아무도 없으니까, 안 그래도 넓던 건물이 더 넓어 보이는 것 같네….”
용자의 무덤은 실제로도 아주 넓었다. 아무 장식도 없이 문이 네 방향으로만 네 개가 갖추어져 있었을 뿐, 벽에 있는 조각이라던가 문양은 무척이나 정교해보였고, 바닥과 천장은 온통 푸르고 투명한 대리석으로 이루어져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다가 문득 그녀는 눈에 띄인 한 조각상으로 다가갔다.
“이게 뭐지?”
그것은 매일 에밀리오가 나오던 문 옆쪽에 있던 것이었는데, 아무도 없으니 호기심이 생긴 터로 문득 자세히 들여다보고 말았다. 그것은 마치 사람인 듯하였고, 몬스터인 듯도 하였으며, 악마 같기도 하고, 마치 천사 같기도 한, 아주 기묘하고도 수많은 형태를 지닌 듯 했다. 설핏 보면 그냥 조각이구나 싶던 것이, 자세히 들여 보자 말할 수 없을 만큼 순식간에 그녀를 빠져들게 하고 말았다.
“음…그러고 보니 여기 있는 조각들은 다 누가 만든 걸까.”
갑자기 이러한 의문이 머릿속에 들었을 때, 문득 페어리는 조각의 옆쪽에 새겨진 여러 가지의 문자를 발견했다. 그것은 가끔 중앙에 있는 벽에도 용자의 무덤을 찾는 유저들과 수행원들이 장난으로 낙서를 하기도 했기 때문에 페어리는 당연히 그 문자들을 바라보며 무심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가까이서 가서 살펴보니 무슨 문자인지 제대로 읽히질 않았다. 아주 낯선 글자였다.
“뭐지? 이게?”
조금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바싹 다가서던 그녀의 손이 어느새 조각상의 얼굴에 잡혔다. 그러자 조각상이 갑자기 그녀의 작은 손을 빨아들이더니, 아니 정확히는, 조각상이 움찔거리며 순식간에 뒤로 물러나고야 말았다.
“어?”
‘철컥’
“으, 으아아아아?!!”
영문도 모른 채 가만히 기대고 있던 그녀는 그만 순식간에 무언가를 해볼 여를 도 없이 그대로 뒤로 물러나는 조각상에게 잡혀 벽에 기댄 채로 갑자기 시커멓게 열린 문 안으로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가 사라지자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조각상은 다시 앞으로 빠져나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아무도 없는 용자의 무덤 대기실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뚝….’
무언가가 귓가를 울렸다. 마치 무언가가 살짝 지상에 떨어지는 듯한. 마치 빗소리와 흡사했지만 그보다도 한참이나 느렸다. 무엇일까, 그게? 무의식중에 문득 그런 생각을 하던 페어리는 문득 얼굴 위로 떨어지는 싸늘함을 느꼈다.
“읏….”
가물가물한 눈을 애써 삼키며 일어선 그곳은 자신이 전혀 와본 적이 없는 낯설고 습한 곳이었다. 사방에서는 차가운 바닥으로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고, 자신의 얼굴에도 아까 전에 느꼈던 것 처럼 물기가 적셔져 있었다. 푸르고 투명한 대리석이 아니라 탁한 색깔의 먼지가 끼이고 썩어 들어가는 듯한 검은 색깔의 바닥과 벽들로 주변이 한창 이루어져 있어 기분이 저절로 나빠지려고 할 정도였다.
“여기가 어디지…?”
몸을 추스린 후 겨우 일어나 주위를 살펴보던 페어리는 문득 자신이 아까 전 용자에서 이상한 조각상을 만지다가 왠 문의 안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그렇다면, 이곳은 용자의 무덤 안?’
문득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본 적도 없고 낡고 기분 나쁜 곳이 용자 안에 있었다니. 그러고보니 용자의 무덤 안에서는 감옥이 있다는 말도 들어본 적 있었다.
“언니 말을 들었어야 했을까….”
바보, 바보, 바보. 몇 번이고 자학하는 마음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래서 에밀리오도 없는데 무엇 하러 용자 주변은 둘러봤다가 이런 일을 당하는 것일까. 난 정말 멍청해, 하면서 울적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쨌거나 이곳에서 나가야 했다. 혹시 가다가 보면 용자의 무덤 안에서 수행한다는 사람들을 만날지도 모르고 운이 좋으면 에밀리오를 만날지도 몰랐다. 그는 용자의 무덤의 관리인이니까, 어쩌면 자신이 없어진 것도 눈치채줄지 몰라. 내가 위험에 빠지면 혹시 구해주러 오는 거 아닐까. 어느샌가 드는 흐뭇한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히죽거리던 그녀는 오히려 어쩌면 이번 일이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아까보다 훨씬 밝은 표정으로 주변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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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냐플 다프넨Boris2006.10.07역시 왕삼입니다~ -
네냐플 유s2006.08.08무심코본건데 로그인하게 만드시다니..-_- 너무 잘쓰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