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게시판

루시안
소설

[화이트] 한국으로 돌아가는 여자친구에게

네냐플 낯선지군이 2013-03-07 16:20 491
낯선지군이님의 작성글 0 신고

안녕하세요. 저는 여자친구와 함께 미국에서 같이 테일즈위버를 즐기고 있던 유저입니다. 이 편지는 이달 말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여자친구에게 쓰는 편지입니다.

 

우리가 함께 한 시간도 벌써 5년이나 됐구나. 사귄지 2년쯤 뒤에 내가 **서 같이 게임을 시작했었지? 그리고 어느새 그로부터 3년이나 지났네. 요새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느라 바쁜지 만나기도 힘들고 게임안에서도 보기가 힘드네. 같이 하지 않으니까 내가 그렇게 떼쓰고 좀 하게 놔두라고 앙탈부리고 했던 게임도 혼자 한다고 생각하니 많이 외롭네.. 미국에 와서 10년을 살았고 그 반을 너랑 함께 보냈는데 이제 같이 있을 수 없다고 느낄때면 많이 아프다.. 우리 같이 키웠던 햄스터들도 다 떠나보내고 이제 한마리 남았는데, 마지막 남은 이녀석이 가면 나 혼자 묻어줘야겠지? 휴.. 같이 키우던 강아지도 너랑 함께 떠나고.. 일하고 집에와서 외로움을 달래려고 게임을 켜도 게임안에서 까지 외롭겠구나. 너가 없는 미국생활은 어떨지 덜컥 겁이난다.

 

나는 여기 남아 있을테고 너는 한국으로 떠날테니 서로 얼마나 힘들지 짐작하긴 어렵지만, 같이 자주 쇼핑하러 갔던곳이나 식당같은곳을 갈때면 항상 생각날거 같아. 심지어 우리가 타던 차까지 있으니, 너가 없는 옆자리는 많이 차갑겠지..? 차타고 큰 공원으로 강아지랑 산책갈때면 뒷자리에서 이쁘게 앉아서 언제 집에가냐는 표정으로 새침떨던 우리 강아지도 많이 그리울꺼야.. 나도 같이 한국으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럴수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사실 나도, 너도 이제 20대 후반이고 결혼할까도 생각해 봤는데 아직은 나도 학생이라 말꺼내볼 엄두도 안나는구나.

 

한국에 가게되면 취업은 분명 금방 될꺼야. 혹시 취직못하면 어쩌나 많이 걱정했는데, 영어도 네이티브수준이고 미국에서 주립대도 나왔는데 먹고 살 길은 있지 않겠어? 나야 우리 가족들이 다 여기 있어서 괜찮았지만, 너는 가족들이랑 몇년씩이나 떨어져서 혼자 힘들었을텐데 한국가면 맛있는것도 많이 먹고, 편식하지말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젠 서로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고, 너도 나도 더 좋은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자고 이미 다 얘기했지만, 이제 곧 너는 한국에 가고 나는 미국에 남겠지만, 나중에라도 다시 우리가 같이 한 공간에서 만날수 있게 된다면, 그리고 그때도 서로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꼭 다시 여태까지 우리가 그랬던것처럼 이쁜사랑 했으면 좋겠다.

 

같이 한 시간이 길어서, 서로 공유한 점도 많아서, 아예 연락끊고 살진 않을테니, 필요한거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고, 강아지 사료걱정은 안해도 되게끔 내가 매달 보내줄테니까 그런건 염려치 말고.. 내가 좀만 더 잘난사람 이었으면 같이 한국을 가든지 아님 결혼해서 여기서 같이 살든지 할텐데 내가 그렇게 잘난녀석이 아니라 너무 미안하다. 정말 정말 많이 사랑하고, 한국 가기전까지 몇주 안남았지만 그시간동안에라도 자주 자주 만나서 더 좋은추억 만들었으면 좋겠다.

 

많이 보고싶다.

전체 댓글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