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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pisode 1. Chapter 1-5 : 시작

네냐플 〃푸른태양〃 2011-05-18 17:55 661
〃푸른태양〃님의 작성글 2 신고

 

" 오늘은 왕궁을 들러서 폐하를 뵈야 하는 날이지? "

폰티나 가의 영애가 자기 옆을 지키던 푸른 머리의 소녀에게 귀족스럽게 물었다.

 

" 예. 오늘은 왕궁을 들러서 받아야 할 물건도 있습니다. "

푸른 머리에 리본을 묶은 소녀가 말했다.

 

그녀는 허리에 검을 차고 있었고, 다른 병사와는 달리 비교적 자유로운 복장을 하고 있었다.

폰티나가의 영애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그 소녀는 그 누구보다 가까이 영애를 지키고 있었다.

목 정도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예쁜 모양으로 묶고 있던 그녀는 최측근 호위 병사처럼 보였다.

 

" 음 ... 세티리아, 오늘은 너 혼자 왕궁에 들려서 물건을 받아와. 나는 들릴데가 있어. 폐하께는 긴급한 일이 있어서 오늘 못 들린다고 전해줘. 그럼 이따 봐. "

폰티나 가의 영애가 조용히 부채를 들고 입을 가리고 속삭였다.

 

" 하지만 클로에 아가씨, 폐하를 알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

푸른 머리의 붉은 리본을 한 소녀. 그녀의 이름은 세티리아였다.

 

" 일의 중요성을 비교하고 따지는건 내가 할 일이야. 그런 것 마저 너한테 허락을 맡아야하는거니? "

아노마라드 왕국의 제 1 귀족, 폰티나 가의 영애인 클로에가 말했다.

 

" 죄송합니다. 그런 뜻이 아니라 ... "

세티리아가 고개를 살포시 숙이며 말했다.

 

" 네가 미안해 할건 없어. 너도 나를 걱정해서 하는 거겠지. 미안한 감정이 있다면 내가 분부한대로 해줘. 부탁할게, 세티리아. "

클로에가 정말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클로에의 말이 마치고 나자 세티리아는 작은 두 발로 정원의 반대편을 향해 걸어갔다.

클로에의 눈길은 세티리아와는 반대 방향인 정원의 심장을 향하고 있었다.

 

" 폰티나 가의 정원은 안전해. 그리고 어정쩡한 사건 정도는 나혼자서도 처리 할수 있어. 그러니까 다들 가봐. "

클로에가 얼굴을 향하여 부채를 흔들던 손을 살포시 배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 하지만 ... "

황금 빛 기털의 은색 투구를 쓴 병사가 말했다.

 

" 너희는 내 소속이야. 우리 아버지께서 어떠한 명령을 내렸다 하더라도 그 명령은 내가 취소할 수 있어. 너흰 내 명령을 따라야 해. 그리고 내 명령은 너희는 가서 너희 위치에 있으라는 거야. "

클로에가 귀찮다는 듯이 무심코 눈을 감으며 말했다.

 

클로에의 말이 마치자 마자 병사들과 시녀들은 정원의 반대편으로 나아갔다.

푸른 가로수와 붉은 꽃들이 줄지어져 화려하게 정원을 수놓았고,

정원의 가운데로는 입구에서 흐르던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다.

낙원과 비교될 수 있을 정도로 폰티나 가의 정원은 아름다웠다.

 

" 드디어 혼자군... "

클로에가 살며시 고개를 돌려 병사들의 뛰어가는 모습을 흘깃 바라보았다.

 

" 오를란느의 대화재, 하이아칸의 폭설 ... 이것은 우연이 아니야. "

클로에가 배에 올려놓았던 손을 들고 다시 천천히 부채질을 하기 시작했다.

 

" 이제 ... 아노마라드를 향한 대재앙도 얼마 남지 않았어. 하늘이 불에 덮이기 시작했고, 찬란했던 제국이 멸망했어. 대제국들의 역사상 이런 일은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고. 이는 분명 ... "

클로에가 차갑고 냉철한 눈빛으로 정원을 흐르는 물을 바라보았다.

 

" 떠나야 할 때가 온것인가. "

부채질 하던 손을 멈추고선 클로에는 지긋이 눈을 감았다.

 

 

한편 비아누를 향하여 불을 퍼붓던 붉은 날개의 새는 모든 폭발이 멈추기를 여유있게 기다리는듯 했다.

천천히 날개짓을 하며 비아누에게 던져진 불을 바라보고 있던 새에게서는

자비도, 인정도, 사랑도 느낄 수 없었다.

모든 것을 불태울 준비가 되있는 것 처럼 그 새의 눈이 붉게 번쩍이고 있었다.

 

 

" 비아누라 할지 언정, 대화재를 일으킨 불을 견뎌낼순 없을터 ... 그대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

붉은 날개의 새가 조용히 하늘에 머물면서 말했다.

 

 

일순간 하늘이 아무 소리도 없는 정적의 상태에 빠졌다.

바람이 부는 소리도, 오를란느의 화재 후 남은 잿더미에서 '타닥' 거리는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 순간 모든 침묵을 깨트리는 강인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비아누의 모습은 새로도 나타난다는 것을 알고 있던가 ... 인페르노 ... ? "

비아누가 자신을 불태우던 화염속에서 그림자를 드러낸지 꽤나 시간이 흐른 뒤였다.

 

" ... 오를란느를 태운 화염에도 비아누는 끄덕도 하지 않았다 ... 재미있군 ... "

공중에 가만히 있던 새가 불안한듯 날개짓을 쳤다.

 

" 그깟 불장난이 과연 나에게 통할거라고 생각했던가. 하찮은 마물 따위가 ... "

알 수 없는 공간에서의 비아누의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 그대의 하찮은 불꽃을 빼앗았으니 내가 하려고 했던 바는 모두 다 했군 ... 하지만. "

비아누를 감싸던 화염이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했다.

 

" 마물 따위가 인간을 불태운 것과 나를 농락했다는 사실이 ... 영 유쾌하지는 않군. "

비아누가 말을 마치자 조용히 앞으로 나란히 한 손을 들었다.

 

그녀가 손가락을 회오리처럼 감싸서 주먹을 쥐었다.

그러자 그녀 주위에서 폭발을 일으키던 화염이 언제 그랬냐는 듯 일순간에 **버렸다.

 

" 비록 지금은 내가 아무런 힘을 쓰지 않았지만, 그대는 분명 이 세계에서 사라질거야. "

비아누가 꽉 쥐었던 손을 천천히 내리며 말했다.

 

" 하 ... 가엾으니 살려라도 둔다는 건가 ... ? "

붉게 불타오르는 것 같던 새의 눈에서 그 이글거리던 화염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 아니 ... 그대 같은게 뭐가 불쌍하겠는가. 다만 그 때가 다가와 그대를 더욱 더 차갑게 없애버리려고 살려두는 것이야. "

비아누가 지긋이 눈을 감고선 말했다.

 

그녀의 몸에서는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자취를 감추었던 태양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구름은 화염에 휩싸여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다.

 

" ... 더러워 ... "

비아누가 조용히 하지만 장엄하게 말했다.

 

" 내가, 그리고 또 다른 빛이 하늘에서 너희의 행실을 똑똑히 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 "

비아누가 마지막인듯 새를 째려보았다.

 

그녀가 말을 마치자 그녀의 발 밑에서 황금 빛 마법진이 그려지더니

그녀는 이슬과 같이 사라져 버렸다.

 

" ... 오랜만에 느껴보는 ... 불안함 이라고나 해두도록 하지. "

붉은 날개의 새의 날개짓이 유난히 차갑고 연약해 보였다.

 

 

" 우선 이렇게라도 불을 꺼주다니 ... 고맙군. "

알 수 없는 공간에서 빛을 띄는 남성이 말했다.

 

" 별 걸 다 고마워 하는군. 그나저나 그대가 선택한 그 소녀는 아직도 마음의 갈피를 못 잡고 있는것 같은데? "

빛을 띄는 여성이 피식 웃는 듯한 모습으로 말했다.

 

" 그 소녀는 그녀의 마음에 이끌려서라도 움직일거야. 하늘빛 머리의 소년과 또 다른 귀공자, 그리고 그들을 이끌어줄 한 명의 숙련된 자 ... 정도 남았는건가. "

남성이 차분히 말했다.

 

" 하지만 여전히 그들이 먹구름 푹푹 풍기는 그 아저씨한테 대항해서 이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군. 마물이 인간한테 대항하는 것이나, 인간이 그 아저씨한테 대항하는 것이나 ... 다를 바가 있나? "

여성이 반신반의 하는듯한 목소리로 남성에게 다가와 말했다.

 

" 후후 ... 인간의 차이점을 확실히 볼수 있겠지 ... 내가 인간을 좋아하는 이유도 말이야. "

남성이 작은 미소를 띄며 말했다.

 

 

 

 

전체 댓글 :
2
  • 보리스
    네냐플 마시멜로∂
    2011.05.21
    하늘빛머리소년-란지에/또다른귀공자-조슈아/한명의숙련된자-...보리스?...나야트레이?...롱소드?......모르겠네요...
  • 이스핀
    네냐플 갈래귀
    2011.05.19
    하늘빛머리의 소년은 란지에??말인가요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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