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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두 사람과의 식사를 마친 막시민과 티치엘은 다음날 아침, 르베리에를 찾아갔다.
"무슨 볼 일 이지?"
르베리에는 보던 책을 덮어놓고 앞에 서 있는 막시민과 티치엘을 바라봤다.
책 옆엔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홍차가 놓여있었다.
"우리도 실버스컬에 참가하려고."
막시민의 대답에 르베리에의 눈이 살짝 커졌다.
"어제 데블나이트 소동때 시벨린과 같이 있는걸 봤단 얘기를 듣긴했는데,
시벨린에게 얘기를 들었나보군. 그래 마침 잘됐어.
그걸로 너희를 부르려고 했었는데 수고를 덜었군."
르베리에는 홍차를 한 모금 마신 뒤, 다시 말을 이었다.
"뒤쪽 세계에서 일하는 너희들이, 유명 인사들이 모이는 곳에서 얼굴을 공개하는 건
앞으로의 임무에 차질을 줄 수가 있어.
가명과 변장을 하고 실버스컬에 참가하도록. 신분조작은 내가 알아서 하지.
너희들 실력이면 중반부까진 쉽게 가겠지만, 설마 내 기대를 저버리는 결과가 나오진 않겠지?"
르베리에의 눈동자에 힘이 실렸다.
티치엘과 막시민은 르베리아와 눈을 마주친 채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임무가 하나 있다. 실버스컬에 참여하는 사람 중 하나인
란지에 로젠크렌츠를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할 것."
르베리에의 말에 두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
막시민이 한 발짝 나서며 말했다.
"잠깐, 우린 살인 임무는 안 받겠다 했잖아?"
"내가 긍정을 한 기억은 없는데, 그 동안 그쪽 일이 없었을 뿐이야.
너희들이 하는 일은 결코 얌전한 일이 아니라고.
란지에 로젠크렌츠는 아노마라드에서 비밀리에 활동하는 공화주의자 중 하나다.이번 실버스컬에서
공화당들이 아노마라드 귀족 중 누군가를 암살할 계획이 있다는 걸 밀고 받았다.
그 계획이 실행되기 전에 먼저, 너희들이 그 자를 암살하도록."
두 사람은 르베리에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이 없군. 임무 불복종인가?"
르베리에가 찻잔을 컵받침에 내려놓는 소리가 조용한 집무실 안을 울렸다.
르베리에의 말에 집무실 공기가 바뀌는 듯 했다.
"임무 실행하겠습니다. 그 자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세요."
티치엘이 말했다. 티치엘은 무언가를 결심한 듯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르베리에는 책상 서랍 제일 아래 칸에서 몇 장의 종이들을 꺼내 티치엘에게 건넸다.
"그 자에 대한 정보다. 그럼 나가보도록."
르베리에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고 두 사람은 집무실 밖을 나왔다.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와 섀도우애쉬 본부 밖으로 나갈 때까지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막시민은 힐끗 티치엘을 쳐다봤지만, 티치엘은 아무런 표정변화가 없었다.
두 사람은 어제 약속한 시벨린과 만나기로 한 장소로 향했다.
막시민은 땅에 시선을 둔 채, 입을 열었다.
"암살 임무는 나 혼자서 해도 충분해."
"란지에는 총을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라고 적혀있어.
검사에겐 불리한 상대야. 그리고 넌 그 검을 제어 못하잖아. 당분간은 내가 알아서 할게."
"넌 아직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잖아."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사람 안 죽이고 계속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길드에 들어설 때부터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어."
티치엘의 표정은 진지했다. 막시민은 그런 티치엘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시에나 보름달만 피하면 된다고. 다른 검을 쥘 수도 없는 이상, 이 검을 복종시키고야 말겠어."
막시민은 허리에 찬 검을 한 손으로 꽉 움켜잡았다.
어느덧 두 사람은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배들이 잔뜩 즐비한 선박 장이었다.
시벨린은 보이지 않고, 정면에 커다란 해적선이 보였다. 주변 배들 중 유일한 해적선이여서 눈에 확 띄었다.
바닷바람에 해적선 꼭대기에 달린 해골깃발이 펄럭였다.
"어이! 이리로 올라와!"
그때 시벨린의 목소리가 들리고, 티치엘과 막시민이 목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올리자
배 갑판 위에서 자신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시벨린을 발견했다.
시벨린은 해맑게 웃으며 배 옆쪽에 있는 줄사다리를 가리키며 저리로 올라오라는 듯 손짓 했다.
"뭐야, 해적선 이였어?!"
막시민이 인상을 찡그렸다.
막시민은 마음에 안 들었다. 보통 배여도 해적이나 해저몬스터에게 습격당하는 위험이 있지만,
악행이 비일비재한 해적선은 더더욱 위험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보름 넘게 꼼짝없이 해적선에 타야 한다는 건데 말이다.
"안 올라오고 뭐해!"
시벨린이 빨리 올라오라는 듯, 양 손을 줄사다리 쪽을 재 차 가리켰다.
"다른 배 구할 시간도 없어. 올라가자."
티치엘이 먼저 줄사다리 쪽으로 향했다.
막시민은 혀를 차고는 티치엘을 따라나섰다.
줄사다리를 올라가 배위에 도착한 티치엘과 막시민은 고개를 빙 돌려 배 전경을 확인했다.
약간 낡았지만 여기저기 커다란 대포들이 놓여있고, 선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자 선장님께 인사하자고."
시벨린은 두 사람 가운데에 서서 양 손으로 티치엘과 막시민의 등을 두들기며 선장실로 향했다.
시벨린이 문을 열고, 세 사람이 들어서자 어지러이 술병들이 널부러져 있는 게 먼저 보이고,
그 다음 가운데에 놓여있는 기다란 소파 위에 팔짱을 베개 삼아 누워있는 여자가 보였다.
오렌지색 부스스한 단발머리에, 배가 훤히 보이는 짧은 상의와 짧은 바지를 입은 여자의 몸매는
지나가던 남성들이 모두 한 번씩 흘겨볼 정도로 육감적이었다.
여자는 세 사람을 흘겨볼 뿐 가만히 누워있었다.
"뭐야 쟤들이야? 일도 못하게 생긴 것 들이구만."
여자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누님 이래 뵈도 길드에서 알아주는 애들이에요. 여기 티치엘이란 아가씨는 마법사에요! 굉장하죠!"
시벨린은 과한 몸짓으로 자신의 말을 더 부풀리는 듯 했다,
여자는 콧방귀를 끼더니 힘차게 발을 차면서 일어나 티치엘과 막시민 앞에 걸어갔다.
여자의 키는 보통 여성들보다 훨씬 컸다. 부츠의 굽이 더해 막시민의 키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여자는 양 손을 허리에 대고 거만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내려다봤다.
"여자애는 귀여우니까 통과, 이 안경 쓴 놈은 비실비실한 게 딱 봐도 뱃멀미하게 생겼어."
여자의 말에 막시민이 발끈하는 표정을 지었다.
"어이!누가 비실비실하데!"
"잘 들어. 난 붉은 사수 해적단의 여선장 밀라 네브라스카다!
붉은 사수 해적단이라고 들어는 봤겠지?"
"그 딴것 몰라."
막시민이 말하자 밀라는 힘껏 막시민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막시민이 다리를 쥐어 잡으며 제자를 방방 뛰었다.
"악 뭐야! 아프잖아!"
"너희들은 공짜로 내 배에 타게 됐어. 우리 배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특별히 시벨린의 부탁이라 들어준 거야. 그러므로 너희들은 블루코럴에 도착할 때까지 일꾼 노릇을 톡톡히 하도록!"
밀라는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었다. 시벨린은 밀라 옆에서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막시민을 쳐다봤다.
막시민은 씩씩거리기만 할 뿐 뭐라 하진 않았다.
"그래. 이름은 뭐야?"
밀라가 뭔가 생각난 듯 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티치엘 쥬스피앙이에요."
"막시민 리프크네."
티치엘은 다소곳하게 말했지만, 막시민은 옆으로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막시민의 표정엔 불만이 가득하다고 써져있었다.
"넌 앞으로 막둥이라고 부르겠어. 흠, 그리고 넌"
밀라가 티치엘을 가만히 내려다보니 갑자기 와락 티치엘을 안아버렸다.
세 사람 모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풍만한 밀라 가슴에 티치엘의 얼굴이 보기 좋게 묻혔다.
티치엘이 밀라의 몸을 밀치며 뒤로 물러났다.
"갑자기 뭐에요."
티치엘의 목소리엔 당황함이 묻어있었다.밀라는 그런 티치엘을 보며 웃기만 했다.
"난 여자를 좋아하거든? 잘 때 조심하라고."
밀라가 한쪽 눈을 깜박거렸다. 티치엘과 막시민은 어이가 없는듯 입을 벌린 채 가만히 서 있고
시벨린은 계속 어색한 웃음만 지었다.
"자 그럼 출항이다!"
밀라가 힘껏 외치고는 발로 문을 걷어차며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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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냐플 갈래귀2011.03.31저건 GL임... -
네냐플 마시멜로∂2011.03.31어...네????!?!?!?!?!?!?!? 농담이죠?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