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게시판

조슈아
소설

[티치엘 쥬스피앙] #5 각자의하루(상)

네냐플 킨아이드 2011-03-04 22:53 592
킨아이드님의 작성글 3 신고

촤아아-

칠흑 같은 밤에 거센 비가 쏟아지고 있다

 

콰쾅-

세상이 잠깐 환해지는가 싶더니, 요란한 천둥이 울려 퍼진다.

 

"엄마…….아빠…….흑흑…….왜…….왜……."

 

세차게 불어오는 비 바람 속 숲을 힘겹게 걸어가고 있는 한 여자아이.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하다

하염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을 주채하지 못하고 소녀는 서럽게 울었다

 

신발이 없는 한쪽 발은 어디서 다쳤는지 피가 흐르고 있고,

여자아이는 다친 발을 질질 끈 채 숲속을 헤맨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그저 암흑뿐이란 사실에 여자아이는 입술을 꽉 깨문다.

 

"찾았다…….티치엘"

 

등 뒤에서 나지막하게 들려온 목소리에 여자아이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다.

 

여자아이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천천히 고개를 돌려본다.

등 뒤엔 저 만치서 처벅처벅 발소리를 내며 걸어오는 소년이 있었다.

 

비에 젖어 축 내려앉은 은발에 피투성이를 한 소년…….

여자아이는 뒷걸음질 치지만, 이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만다.

 

소년은 여자아이에게 다가와 무릎을 굽혀 앉는다.

자신의 몸 상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부드러운 표정을 지은 채,

오른손을 뻗어 여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여자아이는 벌벌 떨면서 그저 앞에 앉아있는 소년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 순간 번개가 쳐 숲 안이 잠깐 밝아졌다

소년의 눈은 마치 붉은 악마를 품은 듯 새빨간 색이었다.

 

 

"하…….하……."

 

티치엘은 움찔하고 눈을 떴다. 보이는 건 어제 보았던 방안의 풍경이었다.

허리를 일으켜 이불을 걷고, 바닥을 내려다보니 막시민은 보이지 않았다

 

시선을 침대 옆 탁자로 돌리니 탁자엔 종이가 올려져있었다

손을 뻗어 가져온 종이엔 '외출'이란 단어만 적혀있었다

티치엘은 짧게 한숨을 내쉰 뒤 종이를 내려놨다

 

"질리지도 않는구나……."

 

티치엘은 가끔씩 꾸는 악몽에 매번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나는 자신을 한심하다고 느꼈다

5년 전 일인데도 아직까지 생생했다. 그렇다고 그 일을 잊고 싶단 건 절대 아니었다.

침대에서 빠져나온 티치엘은 씻을 준비를 했다

 

세수를 하고나서 화장대 앞에 앉은 티치엘은 머리를 부드럽게 빗어 내렸다.

왼쪽 옆머리를 땋고나 서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바라봤다. 티치엘의 눈빛엔 쓸쓸함이 담겨있었다

그리고는 땋은 머리를 다시 푸르더니 귀 밑으로 양 갈래를 느슨하게 묶어버렸다

 

 

 

 

 

 

 

 

 

 

한편, 막시민은 화창한 아침을 만끽이라도 하듯 켈티카 서민가 거리를 걷고 있었다.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가게주인과 집 앞을 청소하는 아줌마가 보이고

길 옆집 안에선 아침준비를 하는 듯 달그락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막시민은 켈티카 왕성가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켈티카 마을은 아노마라드 왕국의 수도이다. 수도가 전체적으로 커다란 숲에 둘러싸여있고,

국왕성 뒤쪽으론 블루엣 강이 흐르고 있어 요새지형으로도 적합하고, 사람이 살기 좋은 형태였다

 

수도 가장 안쪽에 국왕성이 자리하고 있고, 그 앞에 왕성가, 그 앞에 서민가가 자리 잡고 있다

서민 가에는 그렇게 경비병이 많지 않지만,

왕성 가부터는 여기저기서 순찰을 돌고 있는 경비병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서민의 신분으로 왕성가 안을 출입하는 건 쉽지가 않다

왕성 가에서 발급하는 출입허가증이 있어야 들어갈 수가 있는데,

그 허가증을 받는 과정도 까다로운 편이었다.

왕성 가 출입구에 다다르자 문 앞에 대기하던 경비병이 막시민에게 다가왔다

 

"허가증을 보여라"

 

막시민은 외투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돌돌말린 스크롤을 꺼내 경비병에게 건넸다

 

스크롤을 피자 자글자글한 글씨와 종이 맨 밑에 왕성가 날인도장이 찍혀있었다

경비병은 스크롤을 돌려주고, 출입을 허가한다는 뜻으로 옆으로 비켜주었다

 

막시민은 티치엘과 페어하기전, 켈티카에서 오랫동안 혼자 일을 해왔기때문에

출입허가증을 받은 지는 오래였다

 

왕성가는 서민 가에 비해 확실히 웅장했다. 길도 더 크게 터있고, 건물들의 외양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주머니에 손을 낑겨 넣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막시민 뒤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은

뭔가 서로 어긋나보였다

 

막시민은 왕성가 왼쪽에 자리 잡은 아노마라드 왕립도서관에 도착했다

아노마라드 왕립도서관은 아노마라드 왕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서관이다.

네냐플학원의 포도원보다는 한참 작지만

웬만한 서적들은 다 갖춰져있고, 왕성가 출입허가증만 있으면 드나들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었다.

 

막시민은 꽤 자주 이곳을 드나들었는지 들어가자 보이는 웅장한 로비를 두리번거리지 않고,

곧장 도서관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엔 주로 아주 오래된 책이나, 저자가 불분명한 책, 필멸의 땅에 대한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환한 아침이지만 지하이기 때문에 도서관 안은 컴컴했다

 

지하출입은 어떤 조건이 필요했다. 라이트닝 마법 사용여부인데 이유는 촛불로 인한 화재를

막기 위해서였다. 물론 돈을 지불하면 마법을 쓸 줄 아는 사서를 데리고 동반출입이 가능했다

막시민은 마법을 쓸 줄 알기 때문에 혼자 출입했다

 

주문을 외우자 사람 얼굴만한 크기에 환한 빛을 내는 공이 막시민 손에 앉아 내렸다

막시민은 공을 내밀어 책들을 둘러보며 앞으로 나아갔다

 

필멸의 땅에 관련된 책이 꽂혀있는 코너에 다다르자 막시민은 위아래로 책 제목들을 훑었다

 

'잃어버린 왕국'이라고 적힌 책을 꺼내든 막시민은 책을 펴들었다

 

 

[아주 먼 옛날 필멸의 땅엔 가나폴리라고 불린 마법왕국이 존재했다고 추정되어진다.

나라의 수도, 왕국 연대기에 관한 단서는 찾지 못했지만, 지금 존재하는

어떤 언어들로도 해석할 수 없는 문자가 적힌 석판과 유물들이 발견되어지고 있다

 

가나폴리왕국의 멸망 설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유력한 설은 '마법전쟁설'이다

현재의 마법수준 보다 훨씬 수준 높은 마법을 사용했을 거라고 예상되어지는 가나폴리인들은

어떤 거대한 전쟁을 벌이게 되면서 결국 자신들의 마법에 멸망하고 말았단 설인데,

 

너무 규모가 큰 마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그 마력이 소멸되지 않아서

계속해서 사막을 넓혀가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이 출현한다는 것이다]

 

막시민은 계속해서 책을 읽어나갔다

 

[발굴꾼들에 의해 몇 가지 발견된 유적들 중 흥미로운 것이 있는데

바로 '저주받은 마검'이란 것이다

 

저주받은 마검이란 4개의 마검을 통틀어 말하는 것인데,

4대원소를 기반으로 제작되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겨울의 마검 윈터러', '바람의 마검 미스트랄 블레이드', '화염의 쌍검 레드 브룩', '대지의 창 필룸'

차례대로 물, 바람, 불, 흙을 상징한다. 이 마검들에겐 강력한 마력이 깃들어있다고 한다.

 

현재 이 검들이 다 발견이 됐는지, 누구의 손에 들어갔는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이 검들을 소유한 자는 검의 저주에 의해 결국 불행한 죽음을 맞게 되고

검들은 계속 세상을 떠돈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또한 이 '저주받은 마검'이 가나폴리가 멸망한데에 중요한 원인요소가 일거라고

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흐음 이 녀석 말고도 3개나 더 있단 건가"

 

막시민은 왼쪽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흘겨 내려 봤다

막시민이 갖고 있는 검은 바람의 마검, 미스트랄 블레이드였다

전체 댓글 :
3
  • 보리스
    네냐플 마시멜로∂
    2011.03.06
    레드브룩...어. 있는건가요 원래? 어디선가 들어본거같은데...
  • 티치엘
    네냐플 우이뽕우이
    2011.03.06
    대박!쌍검이랑 창이라면 나야랑 시벨린도 나오는건가요!
  • 티치엘
    네냐플 Love퍼플
    2011.03.04
    검은 바람의 마검 , 미스트랄 블레이드 라 ㅎㅎ... 표현이 너무 좋은듯해요 ㅎㅎ 내용도 정말 재밌었어요 ㅎ. 기대하겠습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