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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대지의 눈물을 못 가져왔다고?"
티치엘의 표정은 차가웠다. 눈부신 백금발에, 파랗고 커다란 눈, 오뚝한 코, 야무진 입술은
마치 인형 같은 외모였지만, 만져선 안 될 거 같은 도도한 인형의 느낌이었다.
경매장에서 보였던 화려한 드레스는 어느새 평범한 원피스로 갈아입은 뒤였고,
틀어 올렸던 머리도 풀어 허리 밑까지 내려와 있었다.
"어이 파트너 몸을 보라고, 무사히 온 것만으로도 다행이지."
막시민은 퉁명스러운 눈빛을 보내고는 침대에 털썩 앉았다.
막시민과 티치엘이 있는 방은 길드가 마을마다 배치해놓은 아지트였다.
방 중안엔 대여섯 명이 앉을 정도의 둥그런 테이블이 있고,
오른쪽에 낡은 침대하나가 놓여있는 심심한 방이었다. 일종의 휴게실인 셈이었다.
막시민의 상처는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칼에 베이긴 했어도,
혈관이 다치지 않았기 때문에 치료만 하면 금방 아물 정도였다.
"르베리에 수장한테 혼날 걱정이나 먼저 하지 그래?"
티치엘은 말끝을 살짝 올려서, 비꼬아서 말했다.
"늘 혼나는걸 걱정하는 건 인생낭비라고, 치료나 해줘"
막시민은 다친 오른팔을 내밀었다티치엘은 살짝 얼굴을 찌푸리더니
서랍에서 커다란 상자를 꺼내와 막시민 옆에 앉았다.
상자엔 붕대와 약병, 약초들이 가지런히 담겨있었다.
이 상황이 전에도 몇 번 있었던 듯이, 티치엘은 능숙하게 막시민의 상처를 소독했다.
막시민은 상처를 건드리는 게 아픈지 움찔움찔 거렸다.
"살살해달라고 아악!"
티치엘은 일부러 아프게 치료했다.
임무에 실패해놓고는 반성의 기미라고는 안 보이는 막시민에 대한 작은 화풀이였다.
상처에 약을 다 바르고, 붕대를 감고는 상자를 다시 서랍에 넣었다.
그러고는 다시 막시민 옆에 앉아 턱을 괴고 입을 열었다.
"이번 임무는 대지의 눈물 시세조작과 아노마라드 왕립은행장에게 밀서전달.
대지의 눈물을 훔치는 게 제일 시세가 오르긴 하지만
그 남자가 육천만이나 불러줬으니 시세를 올린 셈이긴 해그리고 난 무사히 밀서를 전달했고"
고개를 삐딱하게 젖히고 여유로운 듯한 미소를 짓는 티치엘을 본 막시민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럼 대충 임무 완수한 거네. 근데 그 낙찰한 자식은 누구야?"
막시민의 질문에 티치엘은 생각을 정리하듯 눈동자를 위로 굴리고는 답했다.
"경매장에 있던 사람들 말로는 얼마 전 하이아칸에서 온 졸부 귀족의 아들이고,
항상 가면을 쓰고 다니는 특이한 사람. 요즘 들어 진귀한 물건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나?"
"흐음"
"그 도련님 보호자가 그렇게 강했어?"
막시민은 아까 숲에서의 싸움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보리스라 불린 검사의 실력은 지금까지 싸워왔던 자들과 비교되지 않았다.
본 실력을 숨기고 자신을 상대하고 있었단 걸 싸우면서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을 튕겨냈던 보이지 않는 장벽…….
주문도 외우지 않았는데 어떻게 발동했는지에 대해선 막시민의 지식으론 풀 수 없는 의문이었다.
"주문을 외우지 않고도 방어주문을 펼치는 게 가능한가?"
티치엘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너도 마법 쓸 줄 알면서 뭘 물어. 아무리 간단한 주문이어도
유니크론엘트어를 말해야만 발동하잖아.
네가 주문 외우는걸 못 본거 아냐?"
(유니크론 엘트어:현재 아르미드 대륙에서 사용하는 공용 마법어)
막시민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남자에게 달려간 건 순간이었고, 남자의 입술이 굳게 다물어져있던걸 똑똑히 봤기 때문이다
"너 요즘 들어 이상해. 지난번 임무도 실패하고 평소 너답지 않아"
티치엘은 의아해했다. 막시민과의 페어한지는 이제 일 년이다 되간다.
그동안 본 막시민의 실력은 웬만한 베테랑 용병보다 한 수 위였는데,
요즘 들어 어렵지 않은 임무인데도 실패를 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러고 보니 몇 달 전 애쉴트백작 저택 잠입 임무를 하고 난 뒤부터
막시민의 행동이 이상해졌단걸 티치엘은 떠올렸다.
"나 이상한건 너도 알잖아? 잠이나 잘란다. 내일 일정은 뭐야.
"없어. 임무를 끝내도 다른 지시가 오기 전까진 켈티카에 머무르고 있으란 지시가 왔었어."
막시민은 화제를 바꿔버렸다.
자신이 요즘 들어 이상해진 이유에 대해선 아직 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티치엘이 침대 옆 바닥을 내려 보고 막시민을 흘겨보았다. 바닥으로 내려가란 뜻이었다.
막시민은 소리 나게 혀를 차고는 바닥에 내려와 다치지 않은 왼팔을 베개 삼아 누웠다.
두 사람이 눕자 방 안엔 정적이 흘렀다.
"정보는 좀 얻었어?"
막시민의 대답에 티치엘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무슨 정보."
"네가 뭔가를 찾고 있단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 그것 땜에 나랑 페어한거잖아.
막시민은 옛 일을 떠올리는 듯 천장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곧바로 티치엘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고, 방안엔 정적이 흘렀다.
"잘자"
티치엘이 말하고는 잠을 청하려는 듯 이불을 끌어올렸다.
막시민 말대로 밀서를 전달한 후에 어떤 사람에 대해 조사를 했던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막시민에게 털어놓을 수는 없는 비밀이다.
5년 전 그 날부터 혼자 해결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막시민은 티치엘을 올려다보고는 천장으로 시선을 올렸다.
페어한지 일 년이 되었는데도 티치엘은 전혀 자신의 과거에 대해 말해주지 않는다.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을 테지만, 자신이 신뢰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막시민은 생각했다.
자신도 얼마 전에 생긴 일에 대해서 비밀로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내일 아침 아노마라드 왕립 도서관에 가서 조사해야겠다. 마음먹고 막시민은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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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킨아이드입니다
제 소설은 테일즈위버+룬의아이들+저만의 설정으로 꾸려나가고있어요
읽으시면서 원작과 다른부분이 발견되어도 그냥 넘어가주세요 ^^.,.
- 전체 댓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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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냐플 마시멜로∂2011.03.06뭔가 비슷하면서도 달라진 설정이 맘에드네요! 잘봤어요ㅎㅎ -
네냐플 Love퍼플2011.03.04내용은 정말 마음에들어요 ㅎㅎ. 그런데 해설과 해설사이를 띄어놓는게 어떨까요? 공간확보도 되고 또 읽기편하구요 ㅎㅎ 수정해주시면 더 좋을것 같아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