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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대륙안에 속해있는 왕국 중 하나인 크레토스(Kratos). 또는 마법의 왕국이라 불리우는 이곳은 그 어떤 외부로부터 간섭을 받는 것을 싫어하는 집단과도 같았다. 하지만, 그들의 무력은 상당한 단체들도 깔** 못할 정도로 컸기에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왕국으로 성장해나갔다. 그리고, 이곳 어딘가의 한 집의 방안에서 더벅머리 비슷한 푸른 머리를 흐트러트리며 창밖에 내리고있는 눈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곳에 온지도 많은 시간이 지났다. 단지, 아돌프(Adolph)의 성지를 찾기위해 이곳에 온 내 여정도 이제 막을 내려가는 건가.."
사내는 창밖에 쌓이고 있는 눈들을 보며 애틋한 시선을 보내다 몸을 돌려 창가 근처에 있는 탁자에 올려져있는 머그잔의 손잡이를 잡았다. 안에든 커피의 냄새가 방안에 감돌듯 흩어지고 있었고, 약간의 연기마저 보이고 있었다. 그것으로 보다 아직 식지않았다는 말이였지만, 사내는 상관없다는 듯 곧바로 한모금씩 천천히 마시기 시작했다.
"눈을 보니 한델에 있을때가 생각나는군."
깊은 산 속 아무도 없는 곳을 걷고 또 걸어 찾아간 곳. 그리고, 그곳에서 벌어진 많은 사건들. 그때는 그 누구보다도 그들에 대한 원망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살아가고 있으니 어떻게 생각해본다면 이상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그들을 부정했지만 시간이 지나갈때마다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돌아가버렸다. 그것이 무엇이던간에. 나는 그렇게 변해갔다.
"크레토스의 번화한 상점가들은 아직도 그 모습을 지켜가고 있으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지. 크레토스는 귀족들의 완전한 지배가 생겨난 곳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평민들이 저렇게 자유롭게 살아간다는게 놀라울 따름이다."
크레토스. 왕과 귀족의 중심으로 모든 정치가 이루어지고, 그 밑의 신분과 계급은 모두들 미천한 부류로 판단되어가고 있는 부폐한 왕국이 이곳 크레토스였다. 하지만, 미천하다고 불리는 평민들이 그들보다도 더욱 진지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였다. 하지만, 그들이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어느정도의 시간이 흐르고나면 한계에 도달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은 마음이 바뀌게 되있는 법이였고, 힘이 있는 자는 더 더욱 자신의 마음을 바꾸는게 쉽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 같은건 이곳에서 없어. 언젠가는 모두가 바뀐다. 그렇기에, 평민이라는 미천한 신분에 있는 자들은 미리미리 기대를 버리는 것이 좋아."
알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놓던 사내는 창문 밖의 길을 뛰어다니는 많은 아이들을 주시했다. 폭설이 내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은채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허리까지 쌓인 눈같은 것이 아니였다.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그것이 그들을 그토록 즐겁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마저 문뜩 떠오르게 된다. 사내는 잡고있던 머그잔을 조용히 탁**에 올려놓았다. 계속해서 한모금씩 마셔주었지만, 얼마 줄어들지 않은 커피가 흔들리는가 싶더니 갑자기 잔잔해지기 시작했다. 똑 똑. 누군가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고, 사내는 창밖과 문을 한번씩 주시하고는 이내 들어와도 된다는 긍정의 대답을 내놓았다.
"테이란 후작님. 곧 성대한 파티가 이루어질 예정이니 서둘러 그곳으로 향히시기 바랍니다."
테이란은 연회의 일로 자신을 모시러온 중년인을 주시하다 이내 벽에 딱 붙어있는 옷장을 열었고, 그안에서 검은색 털이 테두리마다 조금씩 붙어있는 모자가 달린 코트를 꺼내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문으로 걸어가며 머그잔에 남아있는 커피를 한번에 비워버렸다.
"고맙습니다, 피델리티 경."
"후작님을 보호해야하는 기사로써 그의 신하들이 해야하는 일들을 대신 해놓았을 뿐입니다. 폭설로 인해 마차를 놔둔 곳은 제법 머니 따뜻하게 입고 가셔야합니다."
테이란은 그런 피델리티의 마음을 알겠다는 듯이 미소를 지어보였지만, 그에게 바깥의 온도는 더 많은 옷을 입어야할 필요성을 주지 못한 것 같았다. 코르트를 주섬주섬 입으며 나가버린 그의 뒤를 따라 피델리티 또한 잽싸게 뒤따르기 시작했다. 피델리티는 크레토스를 마법을 상지하는 왕국의 몇없는 기사만큼 그의 모습은 예사롭지 않았다. 순백의 갑옷에 붉은 망토를 휘날리고 있었고, 그의 등에 매달려있는 검은 마치 하늘을 뚫을 것만 같았다. 밖으로 걸어나온 테이란의 눈에는 방안에서 창문을 통해 희미하게 보이던 아이들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눈에 의해 뿌옇게 변한 창문으로 보던 모습보다 더욱 더 행복함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저것이 친구라는.. 건가..'
테이란은 무릎까지 허벅지까지 오는 눈길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피델리티경을 따라와 밑에서 대기하고 있던 네명의 기사들이 저멀리서부터 눈을 치우면서 오고 있었다. 그들의 빠른 행동덕분에 그리 많은 시간이 허비되지않고 편안하게 마차를 향해 걸어나갈 수 있었다. 테이란은 마차의 옆까지 온 후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양한 가게들과 이런 폭설이 내림에도 식지않는 사람들의 열기란 정말 대단했다. 삶에 대한 의지라는 것일까? 테이란이 생각하기에 귀족과 왕이라는 신분보다 어쩌면 평민이라는 신분으로 태어난 것이 더 행복한 걸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어떤이는 먹을 식량을 생산하고, 어떤이는 사람들을 보호할 도구들을 생산해낸다. 그리고, 어떤이는 사람들을 위협하는 것들과 맞서싸우며, 또 어떤이들은 그런 그들을 응원한다. 인간이란 존재가 만약 어울릴 수 없었다면, 그것은 더이상 인간이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자신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 있기에 비로소 인간이라고 하는 걸지도 모른다.
"피델리티 경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테이란의 엉뚱한 질문에 피델리티는 어떤 이유로 그런 말을 하는지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무엇을 말하려고하는지 그리고, 무엇때문에 자신에게 그것에 대해 물어보는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그에게 어떻게 대답을 해주어야하는 것이다. 결국, 그는 솔직하게 그의 물음에 대답해주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인간들에 대한 경의 생각이 어떠한지 물어본 것입니다."
피델리티가 의아해하며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자 테이란은 곧바로 좀 더 세세하게 질문을 했고, 그 후에야 그는 그가 무엇을 물은 것인지 제대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대답해야할 지는 떠오르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인간이란 존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런 질문에 무엇이라고 대답해주어야 상대가 그 답에 만족하며 수긍하게 될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테이란은 그런 그의 반응에 애틋한 시선을 주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인간이란 존재는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하찮은 종족에 불과합니다. 인간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존재또한 혼자의 힘으로는 상대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들에게는 저한테 없는 동..."
테이란은 자신의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고, 피델리티는 그의 그런 대답에 귀를 기울여 들어주고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인가 테이란은 뒷말을 흐리더니 이내 고개를 떨군채 땅만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를 피델리티가 의아함을 감추지 못한 채 불러보려고 했지만, 더이상 말을 할 기분이 아니라는 듯이 마차안으로 들어가버렸다. 그것이 신호라도 되듯 네명의 기사는 각각 마차의 바깥 즉, 말의 줄을 잡는 자리에 두명이 앉았고, 마차의 뒷부분에 나있는 좌석에 두명이 서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기사들의 배치가 모두 끝난 후, 피델리티 경 또한 테이란이 탄 마차안으로 들어갔다. 마차안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 있는 곳부터 반대편 벽이 있는 곳까지 발을 내려놓을 수 있는 제법 넓직한 통로가 있었고, 앞뒤로 앉는 곳이 나뉘어져 있었다. 물론, 피델리티보다 더욱 높은 신분인 테이란은 마차의 뒷부분의 좌석에 앉았는데 그것은 마차가 달리게 되면 몸의 중심이 뒤로 쏠리기 때문에 좀 더 편안하게 기댈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피델리티 경은 그와 반대편의 자리에 앉아 달릴때마다 몸의 중심이 계속 앞으로 쏠려야만 했다. 그렇게, 두명을 태운 네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는 크레토스의 연회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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