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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neer] #5 도망

네냐플 애교없는여자 2010-04-11 23:22 926
애교없는여자님의 작성글 7 신고

달빛을 머금은 윈터러의 칼날이 정말 아름답다고 잠깐이나마 느껴졌다

 

"그대가 클로에 다 폰티나인가"

 

검사가 몇 걸음 내딛으며 말했다. 검사의 목소리는 차가우면서 무거운 느낌이었다

 

"하앗!"

 

세티리아가 있는 힘껏 세이버로 검사를 내려치려 하자 검사가 재빠르게 윈터러로 막았다

세티리아는 두 손으로도 버거워했지만 검사는 커다란 윈터러를 한손으로 잡고,

여유롭다는 듯이 세티리아의 공격을 받아냈다.

 

 

"아가씨! 제가 막고 있을 동안 어서 도망치세요!"

 

두 개의 검이 맞부딪치면서 불꽃이 튀기는 와중에 세티리아가 외쳤다.

 

"그, 그치만..."

 

세티리아와 아버지를 남겨두고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도망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내 손은 이미 바들바들 떨고 있었으니까.

 

"클로에 어서..!"

 

아버지께서 내 손을 꽈악 쥐어 잡으시면서 말했다

난 아버지와 세티리아를 번갈아 바라보고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몸을 일으켜 ,검사가 문 쪽에서 멀어진 틈을 타 문 쪽으로 달렸다

 

 

 

 

태어나서 이렇게까지 급하게 뛰어본 적도, 공포를 느낀 적도 처음이었다.

계단을 내려와서 홀을 지나 저택을 빠져나갔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서 목이 따가웠다

치렁치렁거리는 치맛자락 때문에 뛰는게 몹시 불편했지만 치마를 벗을 여유따윈 없었다.

 

"헉...헉"

 

눈이 안 쌓인 곳까지...까마득한 숲으로 계속 들어갔다. 뛰던 도중 땅에 박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팔꿈치와 무릎에 통증이오고 한쪽 구두가 벗겨진걸 느꼈다. 난 다른 한쪽 구두도 벗어버린 채 맨발로 다시 뛰었다.

조금이라도 멈추면 어느새 금방 그 검사가 뒤에 서 있을 것만 같아 숨쉬기가 힘들어도 끝까지 달렸다.

 

 

그때 무언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무언가 내 옆을 지나가 나무에 꽂혔다. 단검이었다.

심장이 멎는 듯 했다. 조심스레 뒤돌아보니 검사가 서 있었다. 언제 쫓아온거지...세티리아는...!

 

 

"오늘 밤 폰티나 가문은 사라져야 한다"

 

검사가 한 걸음 한 걸음 나에게 걸어왔다.

다시 뛰려했지만 다리가 후들거려서 그럴 수 없었다. 그저 뒷걸음질만 치게 됐다.

 

"누구의 사주인거죠"

 

내 목소리는 너무나 떨려있었다

 

"오늘 밤 사라질 당신에게 알려줄 필요는 없다"

 

남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한순간에 남자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곤 윈터러를 높이 들어 올렸다.

난 눈을 질끈 감고 스크롤을 꽈악 움켜쥐었다

제발...제발 날 이 곳에서 도망치게 해줘...!

 

 

 

그 순간 겉옷 주머니에서 무언가 빛이 나더니 주머니에서 빠져나와 공중에 떠올랐다

성에서 받은 마나스톤이었다!

 

"이건...설마?"

 

검사가 팔로 눈을 가리며 뒷걸음질 쳤다

눈부신 빛에 나도 눈을 찡그렸다. 빛에 보인 검사의 얼굴은 앳되보였다

 

마나스톤은 엄청난 빛을 내더니 나에게 다가와 내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뭔가가 온 몸으로 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에게 마나스톤이 흡수 된거라면...어쩌면!

 

스크롤을 두 손으로 감싸고, 스크롤에 적힌 주문을 외우자

내 밑에 마법진이 그려지면서 알 수 없는 바람이 몸을 휘감았다

검사가 막으려 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본게 마지막이었다.

 

 

 

 

 

 

 

 

 

 

 

눈을 떠보니 검사는 보이지 않았다. 엄청난 빗줄기와 짠내가 느껴졌다.

무사히 공간이동이 된듯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꽤 번화가인듯 건물이 많이 보였다. 바다가 근처에 있는듯 파도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왔다.

 

 

난 힘없이 그저 앞으로 걸어갔다. 방금 있었던 일들이 모두가 꿈만 같았다.

한 순간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저택 사람들이 모두 죽어있고, 아버지와 세티리아를 버려둔 채 혼자 도망쳤다.

누구의 짓인지도 모른 채 도망치는 것에만 급급했다. 그리고 내 몸 안으로 스며든 마나스톤...

 

정리가 되질 않았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멍한 기분이 들었다.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어디로 가야 하는거지...어디로 갈 수 있을까...답이 나오질 않았다.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안 이상, 그 남자는 날 찾으러 올게 분명해...

왕성가에 올 수 있었단 건 왕족이나 귀족이 관련되었다고 볼 수 있겠지...

공화정을 다시 세우려는 세력인걸까, 반란을 일으키려는 세력?왕비님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정처 없이 비를 맞으며 걷고 있다가 문득 비를 맞아 본게 처음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아노마라드 최고 가문의 영애가 한 순간에, 도망치는 신세가 되버렸다.

비를 맞고 맨발로 다니는 클로에라니...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새벽쯤이어서 지나다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불도 거의 켜져 있지않았고, 어디서 나를 본다면 비오는 날 나오는 귀신처럼 보일 것 같았다.

이런 행색으론 여관에서 받아주지도 않을 테고,돈도 가진게 없었다.

차고 있는 목걸이와 반지를 팔면 돈이 좀 될까...

슬슬 몸에 오한이오고 피곤함이 몰려왔다. 비를 피할만한 곳을 찾아야겠다 싶었다.

난 힘없이 터벅터벅 걸어다니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앞으로 고꾸라졌다.다시 일어날 힘도 나지 않았다.

 

 

"아버지....세티리아...."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알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억울함, 표출할 수 없는 분노.

막연하게 오는 슬픔...견딜 수 없는 고통...

이렇게 끝나는걸까.....나란 아이는...

점점 의식이 히미해질 쯤 어디선가 발소리가 들려왔다.

난 눈을 천천히 감았다.

 

 

 

 

 

 

 

 

 

 

 

 

언제나 그렇듯 저택은 평온해보였다.하얀 벽돌로 만들어져서 숲속의 하얀 저택이라 불리우는 곳. 나의 집.

정원엔 아름다운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있고, 정원사들이 나무를 손질하고 있다

담벼락 주변엔 경비병들이 띄엄띄엄 서있다

내가 마차에서 내리자 경비병들이 인사하고 철장문을 열어준다

세티리아와 함께 저택 안으로 들어서면 하녀들이 마중나와 내 겉옷을 받아주고 차를 준비해준다

응접실에 가보니 아버지께서 먼저 차를 드시고 계셨다

 

"아버지 저왔어요"

 

"그래 왔구나 클로에. 왕비님은 잘 뵈었느냐"

 

찻잔을 내려놓으시고 날 자상하게 바라보시는 아버지.

 

"네 선물 고마워요 아버지"

 

아버지 앞에 마주앉아 하녀들이 준비해온 차를 한모금 마신다

그윽한 향이 내코를 간질이는 것 같다. 찻잔을 바라보고 고개를 들어보았다

아버지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고 뒤에 서있던 세티리아도 쓰러져있다

다급하게 뛰어나가 저택 중앙 홀에 가보니 모두가 쓰러져있었다

 

 

그리고 피를 밟아 빨간 발자국을 내며 다가오는 한 남자...피가 뚝뚝 떨어지는 검을 들고 나에게 천천히 다가온다

 

 

 

 

 

 

 

 

 

 

 

눈이 화들짝 떠졌다. 꿈이었다....

낯 설은 천장에 주변을 둘러보니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은 낡은 방이 한 눈에 들어왔다

천장 군데군데에 거미줄이 쳐진걸 보고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

어젯밤 마을 한복판에 쓰러졌는데...누군가가 날 구해준걸까..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난로에 모닥불이 켜있는걸 보면 방금 전까지 사람이 있었던 것 같다

침대 옆 창문엔 햇빛이 들어왔다. 아침인지 점심인지 알 수 가 없었다.

갑자기 두통과 배고픔이 몰려왔다. 몸이 으슬으슬 떨렸다. 비를 맞아 감기에 든 모양이다

 

 

 

"자기가 데려왔으면 보살펴야지 왜 나한테 시키는거야 정말, 에잇"

 

방문너머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체 댓글 :
7
  • 막시민
    네냐플 막군의바이올린
    2010.04.16
    에잇, 다음편 기대기대 -ㅅ-!!!!
  • 막시민
    네냐플 막군의바이올린
    2010.04.16
    그리고 소설 원작에 중심을 보는 잉여입니다만, 클로에 성격을 좀 더 도도하게 설정하면 더 멋지지않을까요 네가 감히 나를 공격하는게 무슨 의미인지 아는게냐?! 라는 식으로!
  • 막시민
    네냐플 막군의바이올린
    2010.04.16
    룬아 원작을 바탕으로 쓴것이라면 클로에는 보리스의 은인인데 서로 아는 사이에다가 음... 그냥 지어쓰신거면 흥미진진하네용 그리고 보리스 성격이라면 조용한 곳에서 홀로 보네는 타입인데.란지랑.혁명 손잡았나
  • 티치엘
    네냐플 Love퍼플
    2010.04.12
    안녕하세요 퍼플입니다. 소설을 쭈욱 봐왔지만 정말 잘쓰시는 것 같네요. 마법이 안나와서 조금은 아쉽지만.. 취향이니까 ㅎ. 주인공이클로에인소설.. 제가 쓰다가 망쳐서 접어버린 ㅎㅎ. 님은 성공하길바래요
  • 이스핀
    네냐플 갈래귀
    2010.04.12
    흑흑 클로에 불쌍;ㅁ; 근데 여자아이?근데 다혈질인거같은데..리체인감??[???] 어디보자..밀라는 나이때매 패스, 티첼, 나야, 아나이스 는 성격상 아닌데...이스핀이려나!?
  • 보리스
    네냐플 마시멜로∂
    2010.04.12
    앞에부터 쭉 보고왔어요ㅎ 오오 뭔가 클로에가 이스핀처럼 쫒겨나는느낌인데요?제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_+ 그나저나 보리스군은 왜저렇게 학살을 하고다니는지 흑흑ㅠ
  • 보리스
    네냐플 간지style
    2010.04.12
    대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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