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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After Story -prologue-

네냐플 스미。 2010-02-25 19:27 522
스미。님의 작성글 1 신고

 

 수업이 끝나는 해괴한 소리의 종이 울리자마자, 교실을 가득히 매우고 있던 긴장감이 해방된다. 동시에, 교실 가장 뒷편 창가쪽에 멀뚱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엷은 청색을 띄는 머리칼의 소년에게 수십 개에 달하는 안구의 광채가 빛을 낸다. 그들의 눈동자에는 호기심, 일부 학생들 이상스런 기운도 어려있다.

 

 이상스런 기운의 정체는 간단했다. 언뜻보면 여자라고 혼동할 정도로 외소한 체격과, 남자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턱선, 그리고 굳게 다문 붉은 입술과 새하얀 피부는 어딘가의 유명한 배우라도 되는 듯 보였다. 아무리 세간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온갖 귀족의 자제들이 난무하는 네냐플이라고는 하여도 이만한 미인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문 존재였다. 또한 네냐플의 중도 편입이라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그만한 실력을 지닌 소년의 소속국과 가문을 알아내어 친해지려는 의도를 품고 있었다.

 

 하지만 소년 특유의 붉은 눈동자는 어딘가 먼 곳을 응시한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마치 교실 안의 누군가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듯, 차가운 눈동자를 고수한 채였다. 그러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그 누구도 발을 섣불리 뗄 수 없었다.

 

 얼마간 조용한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소년은 눈동자를 굴려 주위를 스윽 한 차례 훑어보더니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야아~ 니가 란지에 로...응? 뭐라고 했더라? 로잔크레이프?"

 

 소년은 고개를 돌려 옆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금발머리의 남학생이 얼굴 가득 웃음기를 품고서 소년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 있었다. 소년은 그의 얼굴을 잠깐동안 바라보더니 이윽고 고개를 돌리고선 자리에서 몸을 완벽히 일으켰다. 그 행동에 금발 소년은 약간 당황한 모습이었다. 이 쪽에서 말을 걸었으면 그에 화답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일 터인데, 무시해버리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저. 그러니까. 이름을 틀려서 화난거야? 그럼 이름 좀 알려줘. 앞으로 같이 지낼 건데 이름 정도는 알아둬야지."

 

 소년은 처음에 그냥 지나치려고 했지만 왜인지 자신의 어깨를 끈덕지게 붙잡고 있는 그의 손에 무심코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그 광경을 계속 지켜보고 있던 것인지, 어디선가 두 소년이 나타나 금발 소년의 양 팔을 붙잡았다.

 

 "대신 사과하도록 하지."

 "이 녀석이 보통 바보가 아니어서."

 

 한 소년은 흑색 머리카락을 장발로 기르고, 등 언저리에 붕대로 칭칭 둘러매어진 물건을 들고 있는 소년이었고, 다른 한 소년은 갈색 머리카락에 안경을 쓴 채 사납게 인상을 쓰고 있는 소년이었다.

 

 흑발 소년과 고개를 살짝 숙이며 지나치려던 소년의 시선이 맞았다. 시간이 흘러도 둘의 시선은 떼어질 줄을 몰랐다. 주위에서 '싸움인가?' '편입 첫날부터?' '왜, 쟤네 루시안네 패거리잖아.' 등등 여러 소리가 흘러나온다. 보다못했는지 사나운 인상의 소년이 귀찮다는 듯 머리를 벅벅 긁으며 둘의 사이로 다가왔다.

 

 "뭐가 문제냐? 싸움이라도 내려고 그러는거냐? 처음 본 주제에 싸움은 무슨 싸움이냐. 아니, 나랑은 상관 없긴 하다만. 그런 짓은 내가 없는 곳에서 해다오. 나는 지극히 평화주의자라 니들이 치고박는 모습을 보면 뇌가 터져버릴지도 모른다고."

 

 둘은 그제서야 서로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소년은 저벅저벅 걸어나가며 살짝 입을 열었다.

 

 "란지에 로젠크란츠. 내 이름."

 

 처음으로 듣는 소년의 목소리는 매우 아름답고 우아한 미성이었다.

 

 

 

 

 

 

 

 ----

 

 데모닉이 끝난 이후의 이야기를 멋대로 상상해서 쓰고 있습니다만. 필력이 워낙 딸리는 터라 쓰기가 여간 힘드네요.

 

 어차피 정규 소설로 쓰는 것도 아니고 짤막짤막하게 씁니다.

 

 오타 지적 받습니다.

 

전체 댓글 :
1
  • 이스핀
    네냐플 갈래귀
    2010.02.26
    짧아도 재밌네요 계속써주세요 ㅠㅠ 제발 한편쓰고 사라지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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