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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나무꾼과 고양이 [Prologue]

네냐플 밀이 2009-03-21 06:47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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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둑]

 

"으악!!"

 

난 분명 시원하기를 바라며 목을 틀었건만 정작 다가온놈은 시원함이랑은 거리가 먼 고통이라는 녀석이었다.

 

"제엔장! 뭐든 되는게 없잖아!"

 

[휙]

 

허리춤에 매달고 있던 손도끼를 뽑아 그대로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팽개쳐 버렸다. 아! 이리도 가벼울수가. 하지만 곧 밀려드는 허기에 기분은 또 다시 가라앉고 말았다.

 

"끄응.. 오늘도 굶어야 하는건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아니. 하루 벌어 이틀은 죽어나가는 내게 오늘도 배를 채운다는것은 개인적인 소망에서 그칠듯 하다.

 

"맞아 그런데 여기가 어디지?"

 

생각해보니 이곳이 어디인지도 잘 모르겠다. 전에 거쳤던 마을 이름이 노르 어쩌구이었던것 같은데...

 

"일단 내려가야겠어! 오늘은 구걸이다!!"

 

산속에서 홀로 자신만만하게 소리지른 나는 땅바닥에 팽개쳐 두었던 손도끼를 힘겹게 들어올려 허리춤에 걸고는 씩씩하게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하하하. 나무 없이 산을 내려오는 나무꾼이라니..나무도 안모은 주제에 씩씩은 무슨 씩씩이라는거냐.

 

"이봐 내 천성은 나무꾼 따위가 아니라구!"

 

정신나간 사람마냥 스스로의 생각에 신경질적으로 대답해본다. 남들이 말하기로는 어렸을 때부터 잘난점이라고는 한곳도 없었다. 뭐 네놈은 천성이 게으름뱅이다. 하고 말하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나무꾼이라는 위대한 직책을 물려 받았다! 고 자부하며 사는 나였다. 하지만..정말이지 나무꾼 따위는 내 적성에 맞지 않는 직업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제부터 방랑자로 살아가는거야!"

 

허리춤에서 손도끼를 꺼내 있는 힘껏 전방으로 던지려던 나는 멍하니 멈춰선채 손도끼를 바라보았다.  이것도 없으면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 이 몸 누가 지키랴.  게다가.. 꼭 나무꾼만 도끼를 드는건 아닐테니까.

 

"뭐, 방랑자라도 호신용으로 손도끼쯤은 괜찮겠지"

 

나도 대체 내가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혼자 말하고 혼자 대답하고. 이런다고해서 식사거리가 나오지는 않을텐데 말이지. 음음. 그건 확실하군.

 

[터벅터벅]

 

한참을 내려왔는데도 마을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 슬슬 해가 질무렵인지라 서둘러 마을을 찾지 못하면 산속에서 짐승밥이 될지도 모른다.

 

"응...?"

 

멍하니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기던 나는 멈칫하며 방금 스쳐지나간 풍경으로 다시금 고개를 돌려보았다.

 

"오오 맙소사! 이건..이건!"

 

언젠가 아버지에게 나무에대해 배우면서 들은적이 있었다. 세상에는 수 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무척 특이한 나무중 하나가 바로 범나무(Tiger wood)라는 나무라는 것이다.

 

"와..신기한데?"

 

정말 신기하게도 이 범나무는 이름처럼 호랑이의 무늬를 띄고 있는 나무이다. 그래서 귀족들이나 높은집 사람들이나 이 나무로 된 가구를 쓴다고 들었다. 그렇다면..그렇다면! 방랑가는 잠시 보류다. 아니, 하루만 나무꾼 역할을 하는 방랑가로 해두자!

 

[콰직]

 

과연 내게 이럴 기력이 있었을까? 아니 그전에 나한테는 불가능한 움직임인데 말이지. 어찌되었든 비싼 나무라는 생각에 저절로 손도끼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춤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정도면 기품 있는 도끼질이라고 할 수 있지.

 

[쩌억]

 

확실히 손도끼로는 나무를 베는데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 손도끼는 아버지가 내게 물려주신..말하기는 조금 창피하지만 3대나 이어져오는 가문의 보물이란 말이다. 그렇기에 어려서부터 손도끼로 나무질을 배워온 나는 다른 나무꾼들과는 달리 이 한손으로 잡는 손도끼로 나무질을 한다. 그나저나 이 나무..무지무지 굵다. 점점 팔에서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끄응..이렇게되면 할 수 없지! 하아아아앗"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겠다 오랜만에 멋진(이라 쓰고 부끄러운이라 읽는다) 일을 한번 해볼까!

 

"나무꾼 비기! 빙글빙글 후려치기!"

 

빙글-

 

부드럽게 몸이 회전한다. 시원하다 못해 차디찬 산공기가 전신의 감각들을 일깨운다. 게다가 언제나 놀고 있던 왼손은 오른손과 함께 도끼 자루를 힘껏 쥐고 있다. 이 아름다운 행위 앞에서, 고개를 굽히지 않을 나무란 이 세상에 없다. 오오 받아라 나의 모든 아름다움을 담은 이 몸짓을! 정열을 가득 담은 방랑자(겸 나무꾼)의 영혼을!

 

[콰직!]

 

자그마한 손도끼는 순식간에 두꺼운 나무의 중심까지 파고들어 그 중심을 박살내버리고 말았다. 항상 몇번씩 시도하는 기술이지만 이렇게 깔끔하게 먹힌 경우는 처음이라 나는 나무가 서서히 기울어 진다는 사실도 모른채 멍하니 나무를 쳐다보고 있었다.

 

"하..하하하.."

 

다행히도 나와는 반대의 방향으로 넘어가기에 난 멍하니 실실 쪼개며 그대로 가만히 있을 수 있었다. 그런데 잠깐동안 얼핏 나무가 쓰러질때 나무위에서 무언가가 훌쩍 움직인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설마 나무에 깃든 혼령이 빠져나간 것일까?

 

"어찌되었든..나무님 감사합니다. 나무님의 몸을 빌어 이 나무꾼은 오늘 하루도 이 귀한 목숨 연명해 나가겠습니다. 하하하하하"

 

나무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린 나는 쓰러진 나무의 잔가지들을 쳐내기위해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려했다. 그런데 그 순간 등 뒤로 오싹한 기운이 느껴지는게 아닌가!

 

"응..? 일볼 시간이 되었나? 갑자기 몸이 으스스한게..."

 

의문이 가득 담긴 뉘앙스로 읆조리며 서서히 등뒤로 고개를 돌린 내게는. 산에서 뛰어 내린 나무님의 혼령이.....아니 그러니까 이건.

 

"나무..님......?"

 

정말로 말도 안된다. 말도 안돼. 범나무라고해서 진짜로 범이 나타나다니!!!

 

"쿠아아아아앙!!"

 

"흐이이익!!"

 

얼핏봐도 4미터는 될법한 무시무시한 크기의 호랑이가 나를 향해 그 큰 입을 벌리며 포효했다. 그리고 그 무시무시한 소리를 듣는것만으로..내 몸은 빳빳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

 

"아..안돼요 나무님. 살려주세요!!"

 

덜덜 떨리는 발을 뒤쪽으로 옮기며 난 고개를 저으며 호랑이에게 ***다. 나도 알고있다. 이놈은 나무님이 아니라 단순히 배고픈 호랑이라는것을! 하지만 어쩌랴. 진심을 가득담아 빌면 살려줄지도 모른다.

 

"크르르르.."

 

"으으..나..나무님 제..제발!

 

그리 멀지도 않았던 거리가 어느새 코앞이라 해도 될만큼 가까워져 있었다. 이대로, 이대로 죽게되는것일까! 저 무시무시하게 크고 냄새나는 입에 쳐박혀서!

 

"크엉!!"

 

"으아악!!"

 

난 비명을 지르며 손도끼를 이리저리 휘저어댔다. 제발, 제발 맞아라! 제발!!!

 

"응....?"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호랑이 입에 머리가 틀어박힌채 아둥거려야 정상인데.. 설마하니 호랑이가 도끼에 맞고 죽은것일까? 그럴리는 없다. 왜냐하면 어느새 내 도끼는 내 손에 쥐어져 있지 않았거든. 아까 휘두르다가 힘이 빠져서 어디론가 날아가고 말았다. 한참이 지났는데도 고통이 다가오지 않자 난 살며시 오른쪽 눈을 떠보았다.

 

"헉...!!"

 

나도 모르게 입이 크게 벌려지고 말았다. 왜냐하면 나보다도 작은..그러니까 은빛 머리카락을 곱게 땋고 타이트하게 가죽옷을 차려입은 아리따운..아니 다 때려치우고 아무튼 어린 소녀가 쭈그려앉아 호랑이의 몸에 무언가를 쑤셔박고 있었던 것이다!

 

[푹푹]

 

"크어어어엉!!!"

 

[푹푹푹푹]

 

"크어어엉.."

 

[푹푹푹푹푹푹]

 

"크.."

 

그렇게 수십군데 몸에 구멍이 난 호랑이는 그르렁 대더니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난 멍하니 서있는채로 일을 마친 소녀가 천천히 일어서는것을 바라보았다.

 

"허읍..."

 

내가 놀란것은 여러가지 이유에서였다. 소녀의 외모가 무척이나 이쁘다는것이 첫째. 그리고 온 몸에 호랑이 피 범범이라는것이 둘째. 그리고..소녀의 눈빛의 무척이나 강렬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차갑지만..짜릿한 새벽의 추위 같은 눈빛이랄까?

 

"저..저기...고..고마워"

 

난 아직도 벌렁거리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하며 무표정의 소녀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 일단 나보다 어려보여서 반말로 말하기는 했는데 설마하니 기분 나쁘다고 저 호랑이처럼 날 쑤시지는 않겠지?

 

"널 위해서 한게 아니야"

 

걱정과는 달리 청아한 목소리로 얌전히 말하는 소녀. 아, 피범벅이되어서 저리도 아름다운 목소리로 말하는 소녀라니. 분명 내가 10년만 빨리 만났다면 어떻게 한번..아니 잠깐만. 그러고보니 나도 17살 소년이잖아!

 

"으..응..하지만 어찌되었든 내가 도움을 받았으니까..어쨋든 고마워.."

 

끄덕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는 소녀. 내가 멍하니 계속 쳐다보고 있기 때문인지 소녀도 무표정한 얼굴에 약간은 어리둥절한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날 바라보았다. 하하. 그렇게 노골적으로 바라보면..내가 부끄럽다구.. 하지만 난 지금 널 빤히 바라보는게 아니라. 어..어어! 어이!

 

"야..야야 뒤뒤!!"

 

"크어어어엉!!"

 

내가 소녀의 뒤에서 서서히 그 몸을 일으키는 호랑이를 가리키며 소리를 질러대자 소녀의 몸도 그제서야 뒤로 돌기 시작했다. 맙소사! 적어도 최소한 50군데는 구멍이 났을텐데 아직도 살아있다고! 하지만 소녀의 움직임보다 호랑이가 소녀에게 달려드는것이 먼저였다.

 

"으아!!"

 

소녀의 반응이 늦었기에 꼼짝없이 소녀가 당할꺼라 생각한 나는 재빨리 눈을 감았다가 떴는데 놀랍게도 4미터나 되는 호랑이의 이빨에 단검을 들이댄체 소녀는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크읏..!!"

 

소녀의 입에서 당황한듯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나는 머리가 새하얗게 되어서는 나도 모르게 아까 날아간 손도끼를 주어들고 있었다.

 

"으..으아아아!"

 

"으읏!!"

 

소녀의 힘이 다했는지 단검을 쥔 팔이 서서히 굽어지고 있었다. 제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듯이 몸을 날리는 와중에도 머릿속에는 어떤 기술명을 외쳐야할까나 생각하고 있다니!!

 

"으아아!! 너의 엉덩이는 아름다워!!!!!"

 

호랑이가 짐승인지 내가 짐승인지 구분도 안될듯한 말을 힘껏 내뱉으며 나는 온 힘을 다해 호랑이의 목에 손도끼를 내려쳤다.

 

[츠악]

 

이참에 나무꾼에서 도축업자가 되어볼까. 어찌되었든 놀랍게도 사람 허벅지보다도 두꺼운 호랑이의 목은 그대로 쑥하며 잘려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호랑이의 절단된 목에서 흘러나온 피가 그 밑에 있던 소녀의 몸으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괘..괜찮니??"

 

난 마치 위협하는 사람마냥 오른손에 쥔 손도끼를 들어올리며 소녀에게 물었다. 그러자 소녀가 한숨을 휴우하며 내뱉으며 천천히 호랑이의 머리를 밀어낸다음 몸을 일으켰다. 저런저런, 피범벅이 아니라 피로 목욕을 한것 같다.

 

"고..마워"

 

"응..?"

 

무언가를 들은것 같았는데. 뭐라고 한거지? 너무 작게 들려서 잘 듣지 못했다.

 

"뭐라고..?"

 

"고..맙다구"

 

"아..아하...너 그런말도 할줄 아는구나.."

 

난 신기한듯 소녀를 바라보며 바지 뒷춤에 넣어두었던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그런다음 소녀에게 다가가 슬쩍 내밀었다.

 

"닦아..호랑이 귀신 붙을라"

 

".....응....."

 

어조는 여전히 차가웠지만 한결 부드러워진 분위기로 대답한 소녀는 얼굴을 손수건으로 슥슥 문지르더니 그렇게 이리저리 닦고는 내게 돌려주었다.

 

"............."

 

"............."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한다. 나도 이런 상황은 처음인지라..

 

"아참. 소개를 해야지. 나는 밀이야. 성은 없고 그냥 밀. 너는..?"

 

"나야. 나야트레이"

 

"나야..트레이..."

 

굉장히 입에 착착 감기는 이름. 왠지 모르게 끌리는듯, 괜스레 이쁘게 느껴지는 이름. 그것이 바로 그 고양이 같은 녀석의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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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렘므섭에서 나야트레이를 키우게된

lv30 나야 밀이 라고 합니다. 테일즈를 한지는 이틀밖에

안되었지만 이 나야라는 캐릭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무한한 애정을 쏟다가 저도 모르게 이야기를 짓고 말았네요.

나야에대한 제 애정이 식기 전까지 계속 연재할 생각이구요.

시간 나실때 할일 없으시면 대충 훑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체 댓글 :
2
  • 보리스
    네냐플 〃일진、〃
    2009.03.21
    괜시리 공포감을 조성하는...
  • 조슈아
    하이아칸 쥬앙페소아
    2009.03.21
    스....스릴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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