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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장 2화 Broken Pieces
-Blood Under the Moonlight
"으아아아...."
이스핀은 생전 처음 보는, 끔찍하게 생긴 괴물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한발짝 뒤로 물러났다.
아니, 물러나려고 했다.
그녀가 앞으로 내딛었던 발을 떼어 뒤로 물러나려는 순간 그 긴 꼬리를 휘둘러,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로 방패를 후려갈겨버렸다.
그 거대한 몸에서 나오는 완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아아아아악!!!!!!"
이스핀은 손에 방패를 든 채, 뒤로 저만치 나가떨어져 버렸다. 거의 4미터를 넘는 거리를.
털썩ㅡ
다행인지 아닌지 이스핀은 대리석 도로의 바깥쪽, 모래 바닥에 내쳐졌다.
그녀는, 모래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온몸의 감각이 멈추는 듯한 기분을 들었다. 손끝에서 힘이빠져나가고, 눈 앞이 순간 흐릿해졌다. 그리고, 괴물의 발소리도 멀어져 가는듯 했다.
오른팔을 움직여 방패를 놓고 검을 뽑으려고 했지만, 오른팔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제서야 잠깐 쳐다보니, 오른팔은 바깥쪽으로 기묘하게 꺾여있었다.
그 찰나의 순간에, 골절 혹은 탈골이 되어버린것이다.
아픔이 과하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던가.
"...방패가.."
그녀는 그녀의 방패를 보자 더욱 놀라버렸다. 방패는 특수 합금으로 만든, 고급 방패였는데 그 괴물의 일격에 끔찍하게 으스러져있었다.
괴물은 이스핀을 후려갈겼던 꼬리를 거두어, 그의 양 옆과 앞에 위치한 시벨린, 나야트레이, 막시민을 차례로 견제하며 뒤로 물러났다.
보통 지능을 가진 녀석이 아니었다.
괴물이 뒤로 물러나며 나야트레이에게 다시 꼬리를 휘둘렀고, 나야트레이는 뒤로 훌쩍 물러나 공격을 가볍게 피했다.
괴물은 꼬리를 반대방향으로 크게 휘둘렀다.
시벨린은 고개를 숙여 녀석의 꼬리를 피해냈고, 막시민은....
"뭐하는 짓이야!!"
나야트레이가 황급히 소리쳤다. 막시민은 그의 검을 뽑아 꼬리를 내려치려는듯한 동작을 보여주고 있었다.
꼬리가 검의 옆면을 강타했다.
아니, 검이 꼬리를 강타했다.
특수 금속으로 만든 방패도 막아내지못한, 괴물의 공격을 막시민의 검이 버텨냈다.
검과 생물체의 꼬리가 부딪치는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파열음이 들려왔다.
-카아아아앙!!
막시민은 손목이 부러져나갈듯한 통증을 느끼면서도, 검끝과 괴물의 꼬리 끝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꼬리는 마치 검끝처럼 날카로웠는데, 정신을 조금이라도 놨다간 금방 그 꼬리 끝에 꿰어 죽게 될것이다.
꼬리 끝은 막시민의 검의 블레이드(검날)부분을 휘감아 당기기 시작했다. 아마 무기를 빼앗으려는것 같았다.
그러나, 막시민은 검을 비틀어 빼내며 꼬리의 끝부분을 손쉽게 잘라냈다.
끝부분의 절단면은 작았지만, 시꺼먼 피가 팍 하고 튀었다.
그 시꺼먼 피는, 대리석 바닥에 닿자마자 부글부글하며 대리석 바닥을 부식시켰다.
....그 시꺼먼 피중 일부는 막시민에게 튄것같았다.
괴물은 황급히 꼬리를 빼고 다시 뒤로 물러났다. 상대가 보통 녀석이 아닌것을 깨달은것인지, 크르륵거리며 공격자세를 취했다.
막시민은 괴물과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시벨린과 나야트레이를 곁눈질하고는, 저 멀리에 쓰러져있는 이스핀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나야트레이는 어둠속에서 보일듯말듯 고개를 끄덕이며 이스핀 쪽으로 뛰어갔다. 시벨린도 마찬가지로,
"자자. 아직 카르엔이라는 다섯번째 주연도 도착하지 않았어. 이렇게 빨리끝내면 안되잖아!"
막시민은 마치 괴물이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는것처럼 그렇게 소리치고는 검을 다시 움켜쥐었다.
달빛을 받아, 붉은 검날이 번뜩였다.
"...나야트레이.. 저 검.."
이스핀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막시민과 괴물의 대치상황을 보았다.
정확히 말하면, 기묘하게 붉은빛으로 빛나는 협도를 쳐다보았다.
"알아, 미스트랄 블레이드."
"검에게 지배당하는 걸까."
"지금으로써는 알 방법이 없어. 어쩌면 기억을 잃은게...."
나야트레이는 그러고는 이스핀의 비교적 멀쩡한 왼쪽팔을 붙잡아 그녀를 일으켰다.
그리고, 시벨린도 이스핀을 부축하며 뒤로 물러났다.
"크르르르르..."
괴물이 나지막히 그르렁거렸다.
막시민은 곁눈질로 이스핀이 꽤 멀리 떨어진것을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괴물은 그의 검날의 날카로움을 몸소 체험한터라, 섣불리 검을 움켜쥐거나 그러지 못하고 몸을 살짝 비틀며 검격을 모조리 피해내고 있었다.
검격이 너무 깊숙하게 들어갔다고 생각되는 순간, 이번엔 녀석의 앞발이 막시민의 옆구리로 쇄도해갔다.
막시민또한 몸을 살짝 비틀며 앞발을 피해내고, 검을 휘둘러 그 팔을 쳐냈다.
녀석은 다시 앞발로 막시민을 내려찍으려고 하며 팔을 들었다. 그때, 뒤쪽에서 웬만한 성인남성보다 거대한 던지기용 창이 날아오더니 괴물의 앞팔을 직격했다.
그것은 괴물의 딱딱한 피부에 간단히 튕겨졌음에도, 괴물의 시선을 잠깐동안 끌어 막시민이 제대로된 검격을 날릴 시간을 벌어주었다.
[전격-참!!]
진홍빛의 검날에 약간 빛이 어리는가 싶더니, 밤공기를 경쾌하게 갈랐다.
밤공기와 함께, 괴물의 앞다리가 양단되어 버렸다.
다시 검은 피가 쫙 튀었고, 피는 막시민이 서있는쪽이 아닌 반대쪽으로 튀었다.
괴물과 그는 다시 거리를 벌렸다.
"저런 머리좋은녀석을 5명이서 잡으라고? 까딱하면 괴물이 5명 다 죽이겠네!"
이때까지 잘 싸워온 주제에 막시민이 불평이 가득찬 목소리로 말했다.
괴물은 앞발 하나가 없는것은 개의치 않고, 두발로 균형을 잡고 막시민에게 달려들었다.
이렇게 과격한 공격을 상상하지 못한터라, 황급히 막시민은 몸을 날려 녀석의 앞발을 피해냈다.
그러나, 그의 긴 트렌치 코트 자락이 녀석의 손톱에 걸려 길게 찢어져 버렸다.
막시민은 몸을 날린뒤 바닥을 한바퀴 구르고 멋들어지게 벌떡 일어섰다. 그러나, 트렌치 코트가 길게 찢어진터라 그리 멋지지는 않았다.
막시민은 반쯤 찢어진 코트를 벗어던지고 다시 검을 꽉 잡아 괴물을 겨누었다.
검은 그림자가 하나 더 나타난것은 그때였을까,
나야트레이는 이스핀을 부축해서 뒤로 놔둔뒤, 막시민과 괴물의 전투를 지켜보다가 문득 무언가가 있는듯 하여 주위를 둘러보았다.
역시나 주변에는 '무언가'가 있었다.
저쪽 건물의 위쪽, 괴물보다는 훨씬 작지만 그래도 불길한 검은 그림자가 서있었다.
나야트레이가 괴물과 막시민이 대치하고 있는것을 보고 그녀는 시벨린의 옆구리를 쿡 찔러 검은 그림자가 하나 더있다는것을 그에게 알렸다.
그 또한 검은 그림자와 막시민을 쳐다보더니, 나야트레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듯 길다란 창을 두손으로 움켜쥐었다.
아까 창을 던진것으로 보아, 괴물은 막시민의 미스트랄 블레이드가 아니면 흠집내기조차 힘들정도로 피부가 단단한 녀석이었다.
새로 나타난 검은 그림자가 어떨지는 몰라도, 막시민이 괴물과 상대하고 있는동안 저 작은 녀석이라도 막아야지.
시벨린이 일어나서 그림자에게 창을 던지려는 순간, 나야트레이가 황급히 그를 말렸다.
"왜그래? 레이?"
시벨린은 의아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는 냐아트레이가 그를 말린 이유를 곧 알수있었다.
그 그림자는, 길다랗고 싸늘한, 달과 비슷한 은회색 광채가 번뜩이는 대검을 들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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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아칸 쥬앙페소아2009.03.21이거이거 한편한편볼때마다 다음편 궁금해서 미치겠다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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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냐플 PSG2009.03.21다음주에는 길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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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냐플 PSG2009.03.21전 컴퓨터를 한번 키면 2-30분밖에 하지를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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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냐플 농약맛제리2009.03.20오오오...; 혜성처럼 나타나신 분이시네요...ㅋㅎㅎ... 제가 위협받고있다고 느껴져요...ㅎ.. 정말 잘쓰시네요....그리고..일주일에 1번꼴로 길게연재해주시길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