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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지에
소설

Tales Weaver C1 #2

네냐플 네온천사v 2009-03-09 16:51 455
네온천사v님의 작성글 1 신고

Tales Weaver

Chapter 1 "The Vortex"

 

#2

 

-

 

"큰일났습니다, 대공 전하!"

"무슨 일이냐."

 

 오를란느 대관의 의복을 입은 남자가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었다. 남자의 안색이 창백한 것으로 보아 중요한 일일 것이라고 짐작한 오를란느 대공은 일단 남자를 진정시키고 물을 가져오게 했다. 조금 진정된 남자가 입을 열었다.

 

"공녀님께서… 샤를로트 공녀님께서 아무데도 안 계십니다!"

"뭐?!"

 

-

 

"또 자고 있네, 막군."

 

 아르님 소공작 조슈아 폰 아르님이 학원 수업에서 하는 역할은 곧잘 졸고 있는 막시민을 깨우는 일인 경우가 많았다. 어찌됐든 막시민은 졸업하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니까. 하지만 조슈아는 오랜 경험으로 잠든 그를 쉽게 깨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옆에 앉아있던 학생이 픽 웃었다.

 땡-땡-

 

"수업 끝나니까 바로 깨네."

"시간은 지켜야 되는거다. 그것보다 내가 깨우지 말라고 몇 번 말했냐?"

"정확히 17번."

"됐다. 내가 말을 말아야지."

"하하…"

 

 조슈아는 멋쩍은 웃음을 짓더니 책을 챙겨 나가버렸다. 뒷통수를 긁고 있던 막시민이 뒤를 슥 돌아보자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낯짝-막시민의 표현을 빌려서-을 하고 있는 소년, 란지에가 보였다. 그 앞에는 여자보다 고운 머리카락 때문에 뒷모습만 보고 여자로 착각당하기도 하는 보리스가 있었다.

 

"너 기숙사에는 언제 올거냐?"

"조금 있다가. 란지에와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마음대로."

 

 막시민이 나가자 진지한 표정을 한 란지에가 앞에 앉은 보리스에게 물었다.

 

"그 결정에… 후회는 없겠지?"

"물론. 내 선택이다. 너를 탓할 이유가 없어."

"그렇다면 넌, 이제 우리의 동료다. 몸조심하길."

 

 보리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란지에는 안심한 표정으로 책을 챙겨 교실을 나왔다. 창문 밖의 풍경이 눈에 담기자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기숙사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가 도착한 곳은 이름이 단 네 개였다. 사실 셋이었다가 란지에가 오면서 넷이 된 것이었다. 문을 열자 저학년용 방 치고는 꽤 화려한 카펫 위에 앉아서 실랑이하고 있는 조슈아와 막시민의 모습이 보였다. 옆에서는 난롯불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아, 란지에! 잘 왔어. 막군 상대하기 힘들었거든. 좀 도와줘."

"돕긴 뭘 돕냐?"

"란지에는 이론가라고. 논리학 잘하잖아!"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이냐?"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것은 하루이틀이 아니였기에 란지에는 그저 미소만 보이고 책을 책상 위에 올려놓은 다음 의자에 앉아 고개를 떨궜다. 옆에서 넘실거리는 난롯불이 그를 따뜻하게 해 주었다. 그 때까지 말장난을 하고 있던 조슈아가 일어나서 란지에에게 다가왔다.

 

"왜 그래? 어디 안 좋아?"

"아니… 그냥 피곤한 것 뿐이야."

"아르님 소공작의 호위 씩이나 되시는 분께서 몸이 안 좋으면 안되지."

 

 막시민이 빈정대자 조슈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란지에는 지난 가을의 사건 이후 조슈아를 호위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물론 란지에가 존경하는 선생이 권유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것이긴 하지만.

 

"조슈아 때문은 아니니까, 걱정 안해도 돼."

"또 무리한 일을 했다가 붙잡히면 어쩌려고?"

"너희 작은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또 빼내 주시겠지."

 

 농담이었지만 조슈아는 진담으로 알아들은 듯 했다. 조슈아의 표정 변화를 지켜보던 막시민이 한 마디 하려는 순간,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보리스!"

 

 허스키한 목소리는 이솔렛의 것이었다. 란지에가 문을 열어주자 과연 쌍검을 잡아맨 이솔렛이 보였다. 그녀가 누군지 모르는 막시민은 보리스가 여자를 알다니 하는 표정이었고 조슈아는 그녀의 특이한 머리카락-금발에 하얀 머리가 살짝 섞인-에 흥미를 가진 듯 했다.

 

"다들 처음 보는 얼굴인데?"

"보리스의 친구들이에요. 조슈아와 막시민이죠. 이쪽은 이솔렛. 보리스의 보호자야."

"안녕."

 

 이솔렛의 인사는 언제나 짧았다. 짧은 인사에 맥이 탁 풀려버린 조슈아와 막시민도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마쳤다.

 

"보리스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좀전에 교실에서 헤어진 게 전부인데.."

"그러니?"

 

 그녀를 지켜보던 조슈아는 잠시 생각에 빠져있는 이솔렛에게 넌지시 말했다.

 

"목소리가 특이하시네요? 꼭 보리스처럼요."

 

 그 말에 이솔렛이 눈을 치켜떴다가 천천히 감았다. 조슈아는 보리스와 이솔렛의 목소리에 중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짐작했다. 더 묻지 않으려고 했는데 놀랍게도 이솔렛의 대답이 들렸다.

 

"신성 찬트(Holy Chant)라는거 알아?"

"그 놈은 워낙 지겹게 듣고 연주해서 이젠 진절머리가 난다고."

 

 이솔렛이 놀란 눈으로 막시민을 보았다. 란지에도 마찬가지였다.

 

"연주해 봤다고? 무슨 뜻이지?"

"이런 뜻이죠."

 

 조슈아가 일어나서 막시민의 침대에 놓여있는 꾸러미를 가져와 이솔렛 앞에 놓고 풀었다. 꾸러미 안에서 낡은 바이올린이 나왔다. 이솔렛은 바이올린을 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카프리치오 바이올린… 이것의 주인은 너였던 건가?"

"반응이 왜 그래?"

"내가 고향에 있을 때 카프리치오를 가져오는 임무를 받은 적이 있었어. 그런데 겨우 어떤 마법사가 갖고 있다는 것을 듣고 가봤지만 이미 도둑맞았다더군."

 

 말을 듣던 조슈아의 표정이 미묘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바이올린 도둑'은 조슈아의 작은 할아버지, 세칭 데모닉 히스파니에였기 때문이다.

 

"근데 왜 젊은, 아니 어린 여자한테 그런 중요한 임무를 맡긴거지?"

"그건 내가 신성 찬트의 유일한 계승자이기 때문이지. 아니, 유일은 아니네. 보리스한테 가르쳤으니."

 

 그들은 하나같이 넋나간 표정을 지었다. 그 어렵다는, 아니 찾는 것부터가 어려운 신성 찬트를 이솔렛뿐만 아니라 보리스까지 알고 있다고? 그것도 이솔렛이 가르쳐 줘서?

 그 때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아 글쎄, 난 침입자가 아니라니까요?"

 

 아래로 내려가 보니 빨간 베레모를 쓴 까만 단발의 소녀가 경비원과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소녀는 귀하게 자란 듯한 얼굴에 입고 있는 옷도 꽤 고급스러워 보였다. 소녀의 얼굴을 낯익게 느낀 이솔렛이 다가갔다.

 

"이 사람은 제가 아는 사람이에요. 제가 데려가도 될까요?"

 

 이솔렛은 네냐플 학생이 아니었지만 그보다 높은 검술 마스터의 조수였기에 잘못 보이고 싶지 않은 경비원이 잽싸게 소녀의 신병을 넘겼다. 이솔렛은 소녀를 데리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도와줘서 고마워요."

"넌 누구지?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한데."

"음… 전… 아! 전 이스핀이에요. 이스핀 샤를."

 

-

 

보셨으면 부디 댓글을 달아주십사 하는 바람입니다. 흑

전체 댓글 :
1
  • 막시민
    네냐플 youkill호욱
    2009.03.13
    이야기 전재는 뛰어나신것같은데요? 저가 특별히 집히는곳은 없네요 ㅎㅎ 그런데 댓글이없으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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