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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덤하게 손을 올렸다. 베어진 감촉이 나쁘지않다. 저것은 나의 형상을 닮았지만, 내가 아니다. 아니 어느것도 진실이라 할 수 없다. 나와 싸워서 내가 이기면 저것이 가짜이고, 저것이 이기면 내가 가짜인 것 이다.
그래, 어느것도 진실이 아니다.
어느순간 깨달아버린 '진리'는 괴로웠다. 나의 기억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모든것이 거짓일 수 있다. 진실과 거짓은 마치 종이한장의 차이와 같아서, 거짓을 진실로 대하게되면 그것이 진실이 되고 진실을 거짓으로 대하면 그것은 거짓이 되는 것 이다. 그래, 그런것이다.
사람은 얇팍한 생각을 가지고 산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자신을 고등생물이라 칭하며, 그 어떤 피라미드에도 위에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느순간 지배자가 되어있었다. 사실은 몬스터가 나타나면 벌벌 떨 사람이 태반인데도, 인간들은 '고등생물'이었다. '생각'과 '마음'을 가진 '지성의 생명체'.
과연 그것이 이 몬스터들에게도 없는걸까. 아니, 이 세상 모든 물체에 '생각'과 '마음'이 없는걸까. 사소한 길가에 돌에도 '마음'과 '생명'과 '마음'이 있다고 그 누가 말했던가. 단지 우리의 언어로 그것을 말하지 못한다고 하여 그것이 과연 없다고 치부할 수 있는것인가.
마음이 없는존재로 치부하여 무참한 학살을 한다. 해가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의'란 이름으로 무자비한 '학살'을 한다. 그 것은 과연 '정의'일 수 있는가. 내가 한 짓이 '정의'일 수 있는것인가. 더럽다, 더럽다. 이 곳에 쳐들어와 이것들을 죽이는 내가 더럽다. 손이 더럽다. 칼이 더럽다. 이곳 자체가 더럽다. 세상이 더럽다. 더럽다, 더럽다.
칼을 떨어트리곤 나의 손을 바라보았다. 칼을 잡은탓에 길고 굳은살 한점 없던 손에는 어느덧 굳은살이 촘촘히 박혀있었다. 나의 노력을 증명하는 손, 그리고 무자비한 학살을 했던것을 증명하는 손. 이 손을 잘라버린다면 나는 더이상 이런 짓을 하지 않을까. 무심하게 떨어트린 칼을 들었다. 그래 이깟 손-
"조슈아?"
막시민이다. 무심히 그를 바라보았다. 안경을 코끝으로 흘러내리곤 멍청하게 날 바라보더니 이내 으악한 표정으로 내게 달려온다. 이 멍청아! 하고 소리지르는 그가 보인다.
"멍청아! 뭐하는 짓이야, 지금?"
버럭, 화를 낸다. 제 일이 아님에도 이리 버럭버럭 소리지르며 내게 관여한다. 나의 정체, 그래 그 빌어먹을 데모닉을 알고는 질투와, 불안감과, 무서움으로 내게서 도망쳤던 다른이들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막시민이 친구일 수 있는거겠지. 웃음이 났다. 하하하하하하, 갑작스럽게 웃자 막시민이 미친놈보듯 나를 보기 시작했다. 중얼중얼 배를 잡으며 웃는 내게 막시민이 머리를 쓸어올리며 말했다.
"드디어 미친거냐, 빌어먹을 녀석아. 여기에 너무 오래있었던 것 같다. 칼이 무뎌져 가고있어. 빠져나가자, 네 놈 상태도 이상한것 같고 말이지."
"하하하하! 알았어, 알았어…푸큽!!"
이상하게도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짧은 단편입니다. 내용은 그냥 막장..
'얘가 시험치다가 미쳐서 그러는구나..'생각하시면 되요'';
어휴 공부해야되는데 미치고 팔짝뛰겠네요..하기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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