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테일즈위버에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열등감을 가지고 캐릭터 능력 상향을 기원하는 유저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캐릭터마다 격차는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사용하는 캐릭터의 장점은 보/지 않고 단점만을 본다면 이것은 문제지요..

저는 본캐로 보리스를 키우다가 130쯤 되니 점점 질려서 밀라, 이스핀, 나야, 티치엘, 시벨린에 모두 손을 대봤습니다. 밀라는 79,나머지는 40대까지 키웠습니다. 모두 캐릭터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레벨들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다른 모든 캐릭터에게서 보리스와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밀라는 카드 연타를 이용한 빠른 사냥, 이스핀은 카스 쓰며 몰이, 나야는 백스텝을 쓰면서 크리뜨는걸 즐기고(물복이 대세이긴 합니다만...) 수리검으로 몹 쓸이, 티치엘은 콤보힐하면서 보조해주는 재미, 시벨린은 강력한 대미지... 어느 하나 보리스와는 다른 즐거움을 제공해주었죠.

고렙이 됐을 때 이 장점들을 다른 시선으로 본다면 단점이 되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제가 깨달은건 모든 캐릭터들은 제마다 단점도 있는 반면 각각의 장점 또한 분명히 가지고 있고, 그 단점들 중에서도 다른 면에서 보면 장점이 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는 점이었죠. 다른 캐릭터 유저가 보리스를 새로 키운다면 저와 비슷한 기분을 느끼셨을 겁니다. (개인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여러 캐릭터들을 접하고 다시 보리스를 키워보니 예전과는 보리스가 달라 보이더군요.

초록빛님은 밑에서 이스핀 상향을 건의하시면서 카스 대미지에 대해 얘기하셨는데 전 새로 키운 이스핀을 렙 30 찍고 카스를 처음 썼을 때 몰린 몹들이 한꺼번에 죽는 걸 보고 희열을 느꼈습니다... 보리스의 경우라면 초고렙이 아닌 이상 폭, 스매쉬 딜이 길어서 저렇게 시원시원하게 몹을 쓸어버리는 맛은 보기 힘들죠.

그런 장점이 있는 이스핀을 시벨린의 대미지와 비교한 것은 각 캐릭의 장점을 잘못 판단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벨린의 장점을 뽑으라 하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동렙과 비교했을때 격이 다른 대미지를 들 것입니다. 이스핀의 장점을 뽑으라 하면 몰이 사냥에 강하다는 것을 들 수 있겠죠. 분명 몰이 사냥에 강하다는걸 다른 관점에서 보면 1:1이 비교적 약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각 장점의 성향이 서로 다를 뿐이지 단점이라고 생각하는건 옳지 못한 생각입니다.

이처럼 판이하게 다른 장점 둘을 놓고 비교한다는건감과 사과를 놓고 나는 사과가 맛있고 감이 맛 없는데 감을 어떻게 좀 해달라는 것과 다를게 없습니다.

만약 비교 기준이 보스몹 잡기가 아닌 몹 대량 잡기였다면 누가 이겼을까요?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죠.

이처럼 캐릭터를 키울 때는 단점만을 보면서 스스로 캐릭터 키울 의욕을 떨어뜨리는건 바보같은 짓입니다. 장점을 보면서 캐릭터를 더욱 즐겁게 키우는 것이 더욱 현명한 발상이죠. 자신이 즐거움을 느끼는 캐릭터가 최고의 캐릭터라는게 맞는 말입니다.

정 자신의 캐릭터에 정을 못 붙이시겠다 하는 분들은 무조건적인 상향 건의만이 아닌 기분전환 겸 새로운 캐릭터를 키워보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P.S : 게임을 하다보면 정말로 패치되어야만 할 부조리한 밸런싱도 눈에 띄긴 합니다만, 캐릭 상향 건의글을 보면 대부분 위처럼 캐릭터의 장점은 생각 안 하고 단점만을 보고 글을 올리는 분이 많아서 한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