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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지는 법>
시에르는 지금 깊은 상념에 잠겨 있었다. 물론 드래곤 때문이다. 그의 실력이나, 혹은 재능을 고려해보면 현재 못할 것이 없었다. 이런 제국 속에서도, 혹은 자유로운 한 사람의 기사로서도 모든 것은 문제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 깊이 관여하려 하는, 또 이미 어느정도 관여하고 있는 자들은 자신을 우러러보는 범인이 아니었다. 인간인 자신을 한없이 깔보고 경멸하는 드래곤이였던 것이다.
시에르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물론 드래곤을 상대할 수도 없었다. 자신의 꿈 속에서 자신을 찾아왔던 드래곤은 그린 드래곤. 그나마 드래곤들 중에서 가장 약한 편에 속하는 드래곤이였다. 게다가 이번 사건의 스케일을 고려해보면 거의 모든 드래곤이 그의 얘기를 들었을 것이고, 몇몇 드래곤들은 촉각을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꿈속이라서 다른 사람들은 피해가 없었다. 하지만 다음에는 분명 본체로 현신해서 직접 나타날 것이다. 자신의 실력을 보았으니 분명 그랬다. 만약 인간으로 폴리모프해서 잠입해 온다면 자신에게 당할 것이다. 폴리모프 할 경우 드래곤은 자신의 힘의 반이 조금 넘는 정도의 힘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물론 꿈속이라 단정할 순 없었지만 어짜피 그들은 자신을 그냥 한번 보러 오는 것도 아니고, 거칠게 다룰것은 자명한 일이였다. 이 왕국에서 자신을 도와준다면 좋겠지만 그럴 일은 결코 없었다. 아무리 자신의 실력이나 지위가 막강하다지만, 자신 하나를 지키려고 나라를 망하게 할 일은 없을 터였다. 자신의 도움을 받아 드래곤 한 마리는 처치했다고 해 보자. 만약 그렇다면 다른 드래곤들이 가만히 있을까? 자기들의 동족이 하찮은 인간에게 죽음을 당했다고 하면 아무리 서로의 일에 무관심한 드래곤들이라고 해도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 그들이 뿜어낼 공포를 생각해 볼 때, 이것은 비단 이 왕국 뿐만 아니라 이 세계에 살고 있는 인간 전체가 위험할 수도 있었다. 그들은 ‘인간’이 동족을 죽인 것으로 인식할 것이지, ‘콜른 왕국 녀석들’이라고 인식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도망친다면 그것은 더욱 안되는 일이였다. 그것 역시 마찬가지의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드래곤들이 기껏 인간들이 사는 곳까지 찾아왔는데 목표물이 없다면 그곳에 무슨 짓을 할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다. 화풀이 정도로 나라 하나쯤 간단히 멸망시켜도 할 말이 없었다. 적어도 그가 있었던 콜른 왕국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방법은 하나였다. 자신이 강해지는 것! 드래곤을 이길 수 있을 정도로 강해져야 한다. 드래곤 몇 마리가 덤벼와도 맞설 수 있도록 강해져야 했다. 생각하기 힘든 경지였지만, 해야만 했다. 물론 임시 방편이다. 아무리 강해져도, 이 세계의 최강의 생명체인 드래곤에게 언제까지나 눈치 보이면서 살 수는 없었다. 게다가 드래곤의 머리는 뛰어나다. 드래곤들이 맘 먹고 계락을 짠다면, 시에르는 자신이 버틸 수 있다고 결코 장담할 수 없었다. 결국에는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만이 해답이였다. 강해지는 것은 임시일 뿐이다.
하지만 임시 방편이라곤 해도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쌓은 내공만 해도 그가 60년 이상을 고된 수련을 거듭해서 만들고 익힌 내공과 무공이였다. 이정도 실력을 60년만에 쌓은 것만 해도 그가 엄청난 천재가 아니였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렇게 긴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어떻게든 단시간에 강해질 방법을 찾아야 했다. 물론 아무리 단시간이라도 몇 년은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그에게 그정도 시간이나마 주어질지 고민했지만 드래곤의 엄청난 수명을 생각하고 희망을 가졌다. 어쨌든 걸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으음, 이것 참 곤란하군. 하지만 걸어보는 수밖에······.”
그는 걱정을 떨쳐버렸다. 어떤 일이든 긍정적으로. 자신의 좌우명이였다. 여기는 그가 온 새로운 세계이다. 여기로 온 후부터 이곳의 검술이나 마법 등에는 전혀 관심을 가져** 않았으니 아직 절망하기는 일렀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이 성의 방어를 총 책임지고 있는 카르두의 방으로 찾아갔다. 시에르는 문득 그와는 필요 이상으로 많이 접촉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 생각을 떨쳐버렸다. 지금 그에게 중요한 것은 그러한 것들이 아니였다.
카르두는 시에르의 의도가 궁금했다. 전쟁에서 중앙과 여럿 지방과의 연락을 위해서 만든 마법 구슬을 기사인 시에르가 이용하겠다고 한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자기 혼자서 사용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 마법 구슬을 어떤 의도로 사용하려는 것입니까?”
“수도에 중요한 사실을 전달하기 위함이네. 구체적인 내용은 일체 말할 수 없네. 모든 내용은 극비 사항이야.”
카르두는 시에르의 결연한 눈빛에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곧 마음을 다잡았다. 마법 구슬은 언제나 적어도 몇 명의 마법사와 기사가 보는 앞에서 사용해야 했다. 그것은 스파이를 막기 위함이였다. 만약 스파이가 마법 구슬을 사용한다면 자기들의 정보가 손쉽게 빠져나갈 것은 당연한 얘기였다. 당연히 카르두도 그러한 것을 의심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사란 본래 충성심이 대단하다. 역사를 **보아도 본국을 배신한 기사는 몇 되지 않을 정도이다. 그만큼 기사는 철저한 교육을 받으며, 친근하게 지내는 엄격하게 지내든 상관관계는 매우 철저하다. 게다가 상대는 모두가 존경하는 그랜드 마스터의 스승. 진짜 시에르라면 믿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자신은 물론 결과적으로 이 콜론 왕국에 심각한 타격을 불러올수도 있었다. 시에르도 물론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설득할 방법도 있었다.
“자네, 그랜드 마스터가 왜 수도에 있지 않고 굳이 지방에 왔을지 이상하지 않았나?”
카르두는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 들었다. 그랬다. 당연히 이상했다. 노련한 지휘관인 그가 그것을 의심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였을 것이다. 그는 당연히 이상해서 직접 시에르에게 물어보기까지 했다. 그 후에는 큰 전력이 생겼다는 기쁨으로 그것을 어느정도 잊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의구심은 있었다. 그만큼 시에르가 지방으로 온 것은 이상한 일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어느정도 이해할만 했다. 현재 수도로 가는 유일한 길목을 차단하며 필사적으로 방어하고 있는 자신이다. 여기가 뚫린다면 적군은 수도로 몰려갈 것이다. 그런 자신에게도 알려줄 수 없는 극비 사항이라면 가히 그랜드 마스터가 나설만도 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였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나 할 만한 생각이기도 했다. 물론 모두 거짓말이였다. 누구나 가질만한 의구심과 시에르의 얼굴에 깔린 철판의 조화가 만들어낸 완벽한 거짓말이였다.
그리고 시에르는 상대방의 의구심을 완전히 없애버리기 위해 마나를 내뿜었다. 자신의 실력을 아낌없이 드러내줄만큼 말이다. 그것을 맛본 카르두는 그 압력에 뒤로 주춤, 하고 물러날 뻔 했다. 이것은 자기와 같은 기운이라서 별 일이 없었지만 그래도 숨 쉬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꼭 자기를 밀어내려 하는 파도에 빠진듯한 기분이였다. 만일 이것이 흑마법사의 기운이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끔찍했다. 그러면 곧 그 기운이 카르두의 몸 속으로 침투하려 할 것이고, 카르두의 몸에 정제된 마나가 그것을 막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기운은 그가 상대할 수도 없는 그런 엄청난 기운이였다. 카르두는 상대방이 그랜드 마스터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모든 의구심은 날아가버렸다. 그 어떤 나라도 그랜드 마스터를 스파이로 쓰지는 않을 터였다. 시에르는 이쯤 됬다, 하는 시점에 그 마나를 다시 거두어들였고, 카르두는 간신히 숨통이 트였다는 듯이 심호흡을 한 번 했다.
“후우, 시에르님이 확실하시군요. 마법 구슬은 얼마든지 사용하십시오. 마법 구슬의 마법진은 이곳에 연결되어 있으니 제가 나가도록 하지요. 그럼.”
시에르는 뭐라고 또 말하려고 했으나, 카르두는 그냥 그렇게 나가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작전은 성공이였다. 어짜피 직접 돌아가봐야 귀찮은 일만 있을 것이 뻔했다. 시에르에게는 왕과 귀족들이 정치과 전쟁에 대해서 재잘재잘 떠들어대는 왕궁보다 차라리 칼이라도 휘둘어볼수 있는 이곳이 더 편했다. 그가 마나를 주입하자 마법 구슬에는 꼭 구름이 회전하듯 무엇인가가 나타나더니 이내 흩어졌다. 그는 마법진들에 있는 여러 긴 선들중 하나로 강한 마나를 보냈다. 마법 구슬에는 변화가 없었으나, 조금 지나자 이내 한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기사는 아니였다. 아마 통신을 담당하는 마법사가 틀림없었다.
“누구십니까?”
마법사는 중후한 목소리로 물었다. 30세가 조금 넘는 마법사였다. 결코 고위급 마법사는 아니였다. 고위급의 마법사는 절대로 이런 통신하는 일 따위를 맡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전선에서 최선을 다해서 싸우고 있는 중이다.
“나는 루이테 드 시에르. 카오스 르 리덴 경을 불러 달라.”
마법사는 깜짝 놀랐다. 이미 왕궁에는 그랜드 마스터의 스승이라는 명목으로 시에르의 이름이 널리 퍼져있었다. 마법사는 예상치 못한 거물의 등장에 깜짝 놀라며 즉시 시에르가 요구한 분을 부르러 달려나갔다. 곧 리덴이 등장했다. 리덴 역시 자기를 부른 사람이 시에르라는 것을 듣자 최대한 빠르게 달려왔던 것이다. 리덴은 반가운 표정으로 인사했다.
“오랜만이군요, 스승님.”
“그래. 잘 지냈냐?”
“물론입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아, 그 전에, 네 옆에 있을 마법사나 기사를 물리쳐줄수 없을까?”
리덴은 의아했다. 원래부터 마법 구슬은 옆에서 마법사나 기사가 사용하는 앞에서 지켜보는 것이 예의였다. 하지만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리덴이 마법사를 나가달라고 요청하자 마법사는 별 말 하지 않고 즉시 나갔다. 수도이기 때문에, 또 앞에 사람이 리덴이란 것을 마법사는 확신했기 때문이였다. 아까 통신했던 그 마법사였다. 마법사가 나가자 시에르는 본격적으로 얘기를 꺼냈다.
“지금부터 조금 긴 얘기를 할거야. 놀라지말고 들어라.”
시에르는 자신이 차원이동과 드래곤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남김없이 털어놓았다. 그리고 강해져야 한다는 것 까지. 이것은 리덴을 제외하고는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나마 리덴에게 알리는 것도 여러날을 고민해서 결정한 것이였다. 그 이유로 카르두와 마법사를 물리친 것이다. 이야기를 들을수록 리덴의 눈동자는 점점 커져갔다. 결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였다. 말을 마친 시에르는 멀뚱멀뚱 서있는 리덴에게 자신의 본 요구를 털어놓았다.
“그래서 말인데, 최대한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강해질 수 있을만한 방법이 없을까?”
시에르의 말에 정신을 차린 리덴은 꽤나 고민했다. 하지만 잘 떠오르지 않았다. 이미 시에르는 누구보다도 강했다. 강한 자일수록, 더 높은 경지에 있을수록 더 올라가는 것이 힘든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 그렇기에 거의 모든 검술이나 수련, 마법 등을 겪어본 리덴도 쉽게 떠올릴 수 없었다. 시에르도 그런 사정을 알고 있었기에 별로 독촉하지는 않았다. 리덴은 무겁게 입을 열었다.
“마법은 어떨까요?”
“마법?”
“네. 검술과 함께 마법도 익히는거죠.”
리덴은 말했지만 시에르는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자신의 검술과 같은 경지까지 마법을 익히려면 적어도 8클래스 이상이다. 현재 대륙 전체를 통틀어봐도 아직 인간중에 8클래스 마스터는 없다. 7클래스가 커스트 왕국에 단 한 명 있을 뿐이였다. 아무리 시에르라 해도 그걸 익힌다고 장담할 수 있지도 않고, 무엇보다 결코 단시간만에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였다. 게다가 백 보 양보해서 성공하다고 쳐도, 자신의 공격 수단이 하나 늘어났을 뿐, 절대적으로 자신이 강해진 것은 아니였다. 물론 둘을 모두 익히면 마검사(魔劍社)가 되는 격이니 어떤 변수가 있을지는 몰랐다.
“저에게는 이것밖에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역사에서도 보면 마검사가 웜 급 드래곤을 죽였다는 기록이 있거든요.”
시에르는 생각을 굳혔다. 일단 걸어볼 생각이였다. 실제로 마검사가 드래곤을 죽인 적까지 있다고 하니 전혀 가능성이 없는것도 아니였다. 웜 급이면 꿈 속에서 시에르를 공격한 드래곤 수준이였다. 일단 마법을 배우면서 다른 길도 동시에 모색해 볼 생각이였다. 지금은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기에 내린 결정이였다.
“알겠다. 그럼 일단 마법을 배우기로 하지.”
“그럼 빠른 시일 내에 왕국에서 가장 뛰어난 마법사를 붙여드리겠습니다.”
“아, 그것 말고도 최대한 많이 마법에 관한 서적을 부탁해. 가능한 많이 말야.”
시에르는 지금 가지고 있는 무공 역시 서적으로 익힌 것이 많았다. 그것이 그의 성미에는 이상하게도 맞아들었던 것이다.
“서적 말입니까? 알겠습니다.”
“내가 지금당장 어떻게든 수도에 갈게. 빨리 부탁해.”
그리고서 시에르는 마법 구슬에 들어가고 있었던 마나를 끊어버렸다. 곧 마법구슬은 처음에 연결될 때처럼 구름이 잠시 나타나더니 흩어졌고, 평범한 구슬로 돌아왔다. 시에르는 밖으로 나갔다. 카르두는 그곳에 없었다. 아마 그저 밖에서 기다리지 않고 다른일을 하러 간 모양이였다.
‘지금 알려야 하나? 수도에 도착해서 알려도 상관없겠지.’
그리고 시에르는 복도를 천천히 걸어나왔다. 그리고 시에르가 머물던 건물을 빠져나왔고, 아무도 시에르에게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성을 나올때도 마찬가지였다. 성문 앞을 지키고 있던 병사들은 아직 시에르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몰랐기에, 수도에 중요한 정보를 전해주러 가야 한다고 하자 별 의심없이 문을 열어주었다. 시에르는 저 성문의 병사들을 비웃었다. 이런 경우 나가는 자가 도데체 어떤 정보를 주러 가는지 서찰 정도는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서찰로 전해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이 아니면 마법구슬을 사용할 것이다. 시에르도 그것을 대비해서 적 진영을 정탐한 다음 상대편 진영과 예상되는 전략을 서찰에 적어서 온 상태였는데, 그것은 이제 쓸모도 없게 되어버렸다. 성에서 빠져나온 시에르는 수도쪽으로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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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한 이틀동안 감기로 고생을 한 후에 오늘은 필 받아서 후딱 써버렸습니다.
어제 4화를 봤더니 처음으로 리플이 달려있더군요! 감격, 감격 ㅠㅠ
'cutly앙탈수' 님과 '배즙'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특히 배즙님은 감탄을 하시니 제가 어떻게 할 줄을
모르겠더라구요 ㅎㅎ
어떻게 평가가 될지 저도 조마조마했는데 좋은 평가가 내려져서 조금은 안심이 되었어요. 그리고 앞
으로는 따끔한 충고도 귀담아들을테니 되도록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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