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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시에르는 연회를 끝내고 방에 도착했다. 시에르는 지금 무척 피곤했다. 물론 오랜 수련으로 높은 경지에 오른 시에르가 별다르게 싸우지도 않고 지칠리는 만무했지만, 오히려 아부나 해대는 귀족과 멋모르는 왕 사이에서 오가는 씨그러운 얘기들을 듣다보니 어지러울 지경이였다. 시에르는 호화로운 방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앉아서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었다. 그리고 몸 속에 있는 내공(內空)을 몸 구석구석으로 운용하기 시작했다. 곧 피곤한 듯한 느낌, 그리고 모든 감각이 사라졌고 무아지경으로 빠져들었다.
똑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 작은 소리였지만 무아지경으로 빠져들고 있었던 시에르에게는 큰 소음이나 다름없었다. 시에르는 눈을 찌푸리며 문쪽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시에르를 찾은 것은 다음아닌 리덴이였다.
“응? 네가 여긴 무슨 일이냐.”
“아, 잠시 의논할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리덴은 안으로 들어왔고 문을 닫았다. 그리고 커다란 테이블의 양쪽에 앉았다. 테이블 역시 많은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것이라서 리덴과 시에르, 두 사람간에 거리는 꽤 되었다. 시에르는 차분해진 언어로 물었다.
“전쟁에 관한 건가?”
“아니요. 조금은 사적인 것입니다.”
“사적인 것?”
“아까 연무장에서 갑자기 들려왔던 목소리. 그거 스승님 맞죠?”
리덴은 좀더 얼굴이 심각해지며 물었다. 시에르는 곧 생각해냈다. 그것은 분명 시에르가 맞았다. 그런데 시에르는 오히려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투로 리덴에게 반문했다.
“이상하네. 내가 그걸 예전에 가르쳐주지 않았나?”
리덴은 더욱 놀란 표정이 되었다.
“가르쳐주실 생각이였습니까? 혹시 소리를 전달하는 마법인가요?”
“아니. 전음(轉音)이라는 거야. 자신의 기로 내 목소리를 전혀 유출시키지 않고 원하는 상대에게만 전달해주는 기술이지.”
“그, 그럼 상당히 편리하겠군요. 적들에게 들키지 않고 아군에게만 전달할 수 있다는 말이니······.”
“하지만 화경(化境)-그러니까 그랜드 마스터급- 이상 되는 고수는 그것조차도 기를 이용해서 도청할 수 있어. 물론 여기서는 통용되지 않는 말이지. 전쟁중에는 꽤 쓸만하겠군. 당장 가르쳐주도록 하지.”
리덴이 그 말에 감사를 표현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냐?”
“시에르 공작님이 계시다면 열어주십시오. 아까 대련했던 자바크 경입니다.”
“들어와.”
곧 문이 열리고 육중한 덩치의 자바크가 들어왔다.
“앉아도 되겠습니까?”
시에르가 고개를 끄덕이자 자바크는 리덴과 시에르 사이에 있는 의자들중 중앙의 의자를 골라 앉았다. 묘하게도 꼭 세 사람이 일정 거리를 두고 대치한 듯한 형태가 되었다. 자바크는 즉시 용건부터 꺼냈다.
“다른분들은 느끼지 못하셨던 모양이지만 저는 확실히 보았습니다. 아까 대련할 때 말입니다. 대련에서 시에르 공작께서 검으로 제 검을 쳐낼 때, 분명히 제 검에는 3m가 넘는 오러가 실려 있었지만······.”
시에르 역시 바보는 아니기에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금방 알아챘다. 시에르는 귀찮게 되었다는 표정을 지었다. 리덴도 마찬가지였다.
“시에르 경의 검에는 일말의 오러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 검이 밀렸죠. 어떻게 그럴수가 있죠?”
시에르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그 때, 시에르의 검에는 오러가 아닐 뿐이지 굉장한 기운이 실려 있었다. 흔히 시에르가 기(氣), 혹은 내공이라 표현하는 것들이였다. 오러와는 달리 눈에 보이지는 않고, 같은 기를 내보내면 느낄 수가 있다. 왜냐하면 자신이 내보낸 기가 검에 있는 기와 부딫치기 때문이다. 기사의 경우는 오러를 절대로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자신의 무기들에 집중시킨다. 내보낸다고 해도 낭비일 뿐이기 때문이다. 쌍방에 오러를 몸 안에만 감추고 있고, 검에 있는 오러는 오러끼지 부딫쳐볼 필요도 없이, 색이나 순도, 길이를 통해서 충분히 존재와 강도를 알아낼 수 있었다. 즉, 당연히 자바크는 시에르의 검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자신의 검을 튕겨낸 것은 순전히 검과 시에르의 힘 뿐이였다고 믿은 것이다.
“대답해주십시오. 도데체 어떻게 된 겁니까?”
자신으로부터 실력과 작위 모두 위에 있는 사람을 심각한 눈으로 추궁하는 것은 사실 상당한 실례이며 처벌받아도 할 말 없는 짓이였다. 그러나 지금 자바크는 벌이고 뭐고는 상관없었다. 오직 자신의 궁금증을 풀고 싶을 뿐이였다. 시에르는 살짝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게·····. 그것은 오러가 아닌 다른 어떤 힘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는.”
자바크는 어느정도 예상했다는 듯 다시 물었다.
“역시 힘이 있었군요.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다니, 설마 강한 마나입니까?”
시에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건 아니다.”
“그럼, 데체?”
“미안하게도 여기까지 밖에 대답해줄 수 없겠군. 미안하게 되었네.”
자바크는 실망했다. 상관이 대답을 거부한 것이다. 상관이 대답을 거부했다면 그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저 빠져나오는 수 뿐이였다. 지금까지는 벌을 각오하고라도 대답을 받으려 했지만 앞으로 더욱 추궁했다가는 대답 없이 벌만 받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자바크는 힘이 빠지는 느낌이였지만 몸은 그와 다르게 절제된 느낌으로 기사답게 움직이고 있었다. 남은 두 사람은 시에르의 방을 빠져나가는 자바크를 무표정으로 바라보고만 있었다.
“흠······.”
성벽위에 서서 한숨을 내 쉬고 있는 이 남자는 현재 이 하르타 지방에 있는 성을 맡고 있는 카르두, 카르두 무 카이스 경이였다. 산과 강의 도움을 받아 현재까지는 잘 버티고 있었지만, 상황은 더욱더 절망적으로 치닫고 있었다. 수도로 가는 길목은 이 나라에서 여러 가지가 있는데, 특이하게도 그 길목들은 모두 이곳으로 모인다. 그 외에는 꼭대기 부근에는 눈이 쌓인 험한 산들이다. 게다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서 몬스터가 많음은 물론이라 그곳을 넘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사람들이 말하기에는 화이트 드래곤이 살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적들이 여기까지 왔다는 것만 해도 그 자체가 정황이 좋지 않음을 알리는 것이였다. 여기가 많일 뚫릴 시에는 뒤에 성이 하나 더 있고, 그 다음이 바로 수도이기 때문이다. 또 뒤에 있는 성은 작고, 또 현재는 이 성에 모든 병력을 투입한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여기가 밀리면 끝이나 다음없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카르두가 한숨을 쉬고 있을 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들어와라.”
들어온 사람은 자신의 밑에서 자신의 명령을 전달하는 일을 맡고 있는 럭키드였다. 카르두가 자신의 제일자는 충신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자였다. 럭키드는 들어오자 마자 희소식을 말했다.
“수도에서 기사들을 대거 지원해 준다고 합니다.”
카르두는 얼굴이 환해졌다.
“대거(大巨)? 정확히 어느 정도인가?”
“적어도 20명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전쟁이나 전투에서 기사란 한낱 병사 수백명 만큼은 귀중한 존재였다. 물론 능력상으로도 무예가 뛰어나며 오러를 다룰 수 있는 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일기토에 참여한다는 점이 그랬다. 물론 공성전에서는 예외이고, 일반적으로 평야에서 맞서는 경우에서 예외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육탄 전투에서는 직접적인 부딫침 전에 일기토가 있다. 그러면 서로가 장담하는 기사가 각 진영에서 한 명씩 나와 1:1로 맞붙는 것이다. 여기서 당연히 각 진영에서는 내보낼 수 있는 한 최대한 기사를 내보낼 것이다. 일기토에서 이기는 진영은 사기가 오를 것이고, 지는 진영은 사기가 떨어질 것이다. 병력이나 전술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지 않는 한, 일기토에서 이기는 쪽이 전체적인 전투에서도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그 어떤 나라라고 해도 전쟁에서는 병력도 병력이지만 기사의 보급에 신경을 썼고 현재 이쪽에서 걱정하는 부분도 기사가 없다는 것이였다.
하지만 카르두는 곧장 다른 질문을 던져왔다.
“그럼 기사들의 실력은 얼마나 되는가?”
그렇다. 정작 중요한 것은 실력, 즉 질이였다. 어짜피 일기토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기사만 나가게 되어있으니까. 나머지는 어짜피 해봤자 지금 쳐들어오고 있는 트레찬(Trachan)왕국의 기사들에게 제압당할것이 뻔했으니까.
“그것이······. 조금 애매합니다.”
럭키드가 말하자 카르두는 무슨 소리냐는 얼굴로 다시 반문했다.
“애매하다니? 무슨 뜻이지?”
“사실 이번 기사들의 보강을 보니 20명 중에서 소드 마스터는 단 한 명 뿐이였습니다.”
“뭐야? 단 한명?”
카르두가 놀랄 만도 했다. 소드 마스터가 단 한 명 뿐이라면 그 한 명도 그리 실력이 좋지 않을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였다. 그렇게 된다면 현재 군사력이 집중되어 있는 이 성에 있는 기사들에 조금 더 보탬이 될 뿐이였다. 그 이상은 없었다. 그 정도라면 차라리 일기토에는 이 성에 현재 존재하는 기사를 내보내는 것이 차라리 낳았다.
“그런데 처음보는 기사가 한 명 있었는데, 도저히 실력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자신과 같이 온 기사들의 말에 따르면, 리덴 공작님께서 그 기사는 기대해도 좋다면서, 최고로 훌륭한 대접을 하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합니다.”
“그랜드 마스터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그랜드 마스터의 말씀이라면 무시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한데······. 안되겠군. 내가 지금 당장 만나보겠네. 지금 어디에 있나?”
“지금은 특별히 다른 기사들보다 훨씬 훌륭한 숙실로 안내해 드렸습니다. 하지만 역시 정확히 그 분이 어느 정도인줄은 알아야······.”
“알겠네. 그럼 지금 당장 안내해주게.”
“네!”
그리고 카르두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충신의 안내를 받으며 그 정체불명의 남자가 있는 방을 향해서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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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참 긴장되네요.
제 친구는 잘 썼다고 하는데 정작 다른 분들의 반응은 어떨지 궁금해요.
가능하면 따끔한 충고를 부탁드리고요. 당근은 조금만;; ㅋㅋ
이건 역시 습작이고, 앞으로 계획도 많아 약 30편 정도로 계획하고 있어요. 3일에 한 번 꼴로 연재하
고요. 다른 분들은 그런 경우가 많은 듯 하더라구요. 도중에 포기해 버리는...
저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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