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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러 패러디이고 예프넨 시점입니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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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네가 죽어버렸으면,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과정은 간단했다. 아버지의 파멸, 순간의 몰락. 그리고, 나를 한없이 의지하고만 있는 회빛 눈동자. 아름답기까지 한 순수한 동생은, 내려다보면 늘 나의 옆에서 맑은 눈으로 주시하고 있었다. 누구보다도 믿고 있다고 말하는 강렬한 눈빛, 벅찬 애정. 그것은 확실한 중압감으로 마음속에 내려앉았다. 늘 올곧고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 눈이었으나 상황이 바뀌자 어떤 식으로든 나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나는 서서히 미쳐가기 시작했다. 필름이 훼손된 것 처럼 끊기는 기억과 눈을 감으면 보이는 붉은 눈의 괴물. 불타는 저택. 아아, 어째서, 당신이 어떻게……!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추악한 원망에 사로잡혀 오열했다.
-……그리고 결국 희생된 것은 삼촌이었을지도 모르고. 어찌됐건 책임을 묻자면 한없이 거슬러 올라가 따지고 씌울 수 있을 거야. 보리스, 나하고 한가지 약속하겠니?
-응?
-결코, 복수하지 마.
그리고 눈을 뜨면 보이는 회색 눈동자에게 속삭였다.
그에게 복수하지 마. 너마저 희생되는 것을 바라지 않아.
위선으로 점철되었다. 나의 말은 그 눈의 믿음에 비례하여 몇번이고 각인될 것이다. 평생 그를 옭아맬 것을 알고 있었다. 알면서도 나는…. 끝내 그에게서 복수의 매듭을 끊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이었고 위선이었다.
다시는 복구되지 않을 상한 모노톤의 영상 속에서 울고 웃는 우리들을 보며 나는 또 울었다.
그렇게 믿고싶었다. 평화로운 일상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날은 오지 않을 거라고. 그때의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부질없는 후회에 자꾸만 목이 메였다. 윈터러가 격한 감정에 동조하듯 파르르 낮게 떨렸다.
언제였더라.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헝클어진 필름 속에 존재하던 것... 비틀리는 동생의 어린 몸을 쥐고 있는 자신의 손. 장소도 시간도 생각나지 않지만 두려움에 떨던 회색 눈동자와 그 감촉은 아주 뚜렷이 기억되고 있다. 그것은 이상한 마력처럼 작용하여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켰다. 괴로워하고 있는 동생과 공포로 변한 회색 눈. 드디어 믿음의 벽을 깨트렸는가. 나는 짐승의 본능처럼 당연한 몸짓으로 그를 구타했다.
미친다는 것은 마음의 제어를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붉은 감정을 억누르지도 가둬 두지도 못하면서 서서히 자멸해가는 것. 나는 가라앉고 있었다.
이미 가라앉고 있는데 안간힘을 쓰며 눈 앞의 돌에 매달렸다. 그렇지만 또 가라앉고.. 또 가라앉고.. 악순환의 연속과, 여전한 회색 눈. 나는 더이상 살아갈 수 없음을 느꼈다. 깨닫는 순간 눈 앞의 활에서는 화살이 날아오고 있다.
윈터러가 진동하며 울었다. 아니, 웃고 있었나. 또 하나 자신의 곁에서 파멸해간 어리석은 인간을 비웃으며 푸르게 진동한다.
-살아… 남으라고…….
화내며 말했을때 동생은 쥐어짜내듯 중얼거렸다. 나는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고, 그를 미워했으나 사랑했다. 그래서, 내가 죽고 나서도 그는 여전히 그이기를 바랬다. 끝까지 살아남아 나를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게는 단 하나뿐인 '존재' 였다. 그는.
미친 세상에서 오로지 선명한 회색 눈만이 그를 미워하게 만들었고 사랑하게 만들었고 나를 이끌어줬다. 그리고 한 줌 흙이 되어도 그 빛깔은 여전히 잔재하리라 믿었다. 아니, 그렇게 만들었다.
밤새 흙을 파내었다. 손 끝이 누렇게 변하고 손톱 사이로 흙이 비어져 오는 감촉은 정말 오랜만에 신선했다. 내가 할 일도, 감정의 연속도, 그렇게 끝나리라 생각했다. 기뻤다.
해가 뜨고 이슬이 내렸다. 며칠간 잠을 ** 못해서일까 죽음이 다가왔기 때문일까. 졸음이 쏟아졌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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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냐플 루엔、2007.02.08너무나도 묘사력이 뛰어나시군요♥ 게다가 짧지만 전하고자하는 감동과 예프넨의 상황을 잘 전달했군요. 추천작에 갈듯하네요♡ 숲길씨의 글 앞으로도 지켜보겠습니다. 화이팅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