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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안녕하세요. 홍련여제입니다.
아까 한시간동안 공들여 쓴 게 날라갔네요. 덕분에 왕짜증입니다 아 졸려 -_-
지금 빨리 쓰느라 글빨도 다 망쳐버렸어요 힝 ㅠㅅㅠ 스토리도 약간씩 빗나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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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는 뱃고물의 난간에 기대었다. 가벼운 순풍이 배를 스쳤고, 하얀 파도가 손짓처럼 넘실대었다. 쏴아아... 저 멀리 델페네(Delphene)의 갈매기들이 어선을 따라 떼지어 날아다녔다. 참, 풍요로운 풍경이다.
보리스는 덮개 거울을 꺼내었다. 아름답게 박힌 사파이어 주변에 새겨진 고풍스런 조각이 덮개에 새겨져 있는 최고급의 휴대용 거울이었다. 그 덮개를 열었을 때 한눈에 보이는 건 거울 말고도 몇개가 더 있었다. 두 여인의 두상화(1파이가 조금 넘는 넓이를 반씩 차지했다)와 함께 네 갈래로 정성스레 땋은, 금빛에 은색이 조금 섞인 머리칼이었다.
달의 섬 근해로 오면서 자꾸 그곳이 생각났다. 어쩌면 그때 그 일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그 섬에서 새로운 삶을 달리고 있을지 모를 인생이었다. 그러나 그는 반 강제로 섬을 나왔고, 이제는 잊기로 마음먹었다.
넘실거리는 해수면에 자꾸 그들의 얼굴이 비추어졌다. 한결 어색하나 강인한 검의 사제이자 그의 스승, 당돌한 섭정의 딸아이, 조그만 독서가, 잔혹히 사형당한 아이들, 라이벌, 타칭 소년왕을 비롯한 유령들. 그리고...
...이솔렛.
"헤에, 보리스는 여자도 많네. 이 오른쪽 여자가 보리스의 페어 레이디?"
보리스는 갑판을 구를 뻔했다. 뒤에 선실의 벽이 있어서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때맞춰서 배가 흔들렸으니까. 옆을 보니 카보나인이 무심한 얼굴로 서 있었다.
"어떻게... 알았어요?"
"간단하지. 그 땋은 머리는 오른쪽 여인 거잖아. 채색이 되어 있으니까. 이건 세살 어린이도 알 거고, 그 왼쪽의 초상화는 너무 낡았고, 이미 지난 페인팅 스타일이야. 땋은 머리가 그쪽 거라고 가정을 했을 때, 이렇게 탐스럽게 남아있을 리가 없거든. 안그래?"
"...고고학이 신통찮다면 탐정으로 직업을 바꿔도 잘 먹고살겠네요."
"어머, 고마운 칭찬인데? 하지만 난 고고학자 일로도 신통하지용~"
그렇게 말을 맺긴 했지만, 카보나인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저기, 에우로페아 씨."
"그 명칭은 별로야. 카닌이라고 불러."
"카닌 씨."
"응, 왜?"
보리스는 쿡 웃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우리는 언제 대륙으로 돌아갈 수 있나요?"
"..."
카닌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보리스는 그것을 느꼈지만 별로 개의치 않고 말했다.
"우리가 하려는 일은 너무 스케일이 크잖아요. 아까 당신이 그 책을 기밀이라고 했을 때 조금 짐작했어요(이 때 카닌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 신대륙을 한 나라가 독점한다면... 다른 나라가 탐욕심을 갖고 결국은 전쟁이 시작되겠죠. 은폐해야 할 일은 아니지만, 아. 이 말은 정정할게요. 아노마라드를 통해 우리가 온 거니까. 여하튼 이건 중대한 일 같은데 저희에게도 간단히 알려줘야 할 일은 아닌듯 싶어요. 음, 하지만 이 임무는 길 테니까... 우리가 함께 대륙을 탐사하고 모험하니까 시간은 많아요. 그때라도... 얘기해주셨으면 해요."
"..."
"하지만 안 해 주셔도 괜찮아요. 우리는 정해진 의뢰만 들어줄 뿐이고, 돈만 받으면 끝인 사람들인걸요. 그런 큰 일에 개입하다간 우리만 곤란해지게요. 아참, 내가 이러고보니까 얘기를 하란 걸까요, 말란 걸까요. 하하..."
보리스는 어설피 웃었다. 그리고 잠시 침묵... 새로이 말을 이은건 카닌의 입으로부터였다.
"...그래... 때가 되면 말해 줄 수 있을 거야. 그보다 보리스, 너 몰락 귀족이지?"
보리스는 또 갑판 위를 구를 뻔했다. 이번엔 때맞춰 배가 흔들리지 않았지만, 놀랐으니까.
"...정확한 추리네요. 이번엔 갑작스럽다는 것이 놀라워요."
"뭘. 행색은 초라하지만 귀티가 배어있거든, 넌. 난 사람을 많이 만나왔었어서... 그런 건 좀 알아낼 수 있어. 그런 물건은 귀족밖에 쓸 수 없는 최고급의 물건이지만 넌 초라하니까. 몰락 귀족인 건 네가 그 물건을 갖고도 초라하기 때문에 남은 가족이 없다고 판단했지. 게다가 좀도적질을 할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하하, 고마운 칭찬이네요. 그래요... 이 물건은 평민 손에 들어갈 물건이 아니죠. ...이건 '어머니의 유품'이라는 타이틀로 시작해서 '형의 유품'을 거쳐 '내 존재의 증거'가 된 물건이에요."
"...전부 생이별했니?"
"네... 어머니는 제가 태어났을 때 얼굴도 기억하지 못한 채로 돌아가셨고요, 가문이 몰락했을 때, 형은 열두 살때 죽었지만 진정 보내준 때는 열여섯 살이었을 때죠..."
카닌은 그것이 무슨 말인지 알 겨를이 없었지만 애수에 젖은 보리스에게 그것을 질문하지는 않았다.
"...친족이라든지. 그런 사람들은 없고?"
"가문이 파탄나고 형과 둘이 살아남았을 때, 고모할머님께 의지하러 가려고 했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이젠 잊어버렸고, 살아계신지도 몰라요..."
"그럼... 열두 살 때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니."
"투쟁했죠. 세상과, 나 자신과. 끊임없이..."
"...힘겨웠겠구나."
"거친 만큼 아름다운 인생이랄까요. 이젠 그것도 지나간 경험이고 추억아닌 추억이라는 거죠. 하하하...
두 사람 모두 말없이 지나온 파도를 보았다. 쏴아아아...
"...그럼 그 오른쪽의 아가씨로 화제를 바꿔 보자. 역시 너의 페어 레이디 맞지?"
"부끄럽지만, 정식으로는 아니에요. 서로의 진심을 알고... 그렇게 될 뻔하다가... ...이별했으니까요."
"...그녀도 세상과 결별?"
"...후훗. 아니에요. 흠, 이념에 의해 강제로... 이별했달까요. 두 전쟁국을 무대로 이야기됐던 두 연인의 러브스토리처럼? 글쎄요, 그 말이 비슷하네요."
"그래도 언젠가 휴전이라도 하면 만날 수 있지 않겠니."
"...휴전 따윈 없어요. 우리 사이를 가로막은 건 영원불멸의 법칙이니까요. 법칙이 존재하는 이상... 나는 그녀를 멀리서 바라볼 수 밖에 없죠."
"그런 말은 하지 마라. ...언젠간, 그런 날이 올 거야."
카닌은 보리스의 등을 탁탁 토닥여주었다.
"...파란만장한 인생이구나, 정말이지..."
보리스는 한참을 쓰게 웃었다.
"그래요. 그것도 앞서 말했듯이, 이제는 지나온 넉 해의 경험이죠. 응응, 내가 흘린 눈물만큼이 나의 앞길을 가르키고, 내가 흘린 땀방울만큼 내가 한 보 한 보 걸을 수 있는 원동력이니까요."
끝맺고 난 후의 침묵 속에서 둘의 시점은 거울의 오른쪽 두상화에서 교차되었다. 그리고, 보리스는 덮개를 덮고 거울을 품에 넣으며 말했다.
"...내가 손을 뻗어 그들을 잡으려고 해도, 그들은 내 눈에서 멀어져가요. 그때 남는건, 내 마음의 깊은 공허를 채우는 절망뿐이죠.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낸 가족과의 작별도, 어쩔 수 없이 헤어진 마이 페어 레이디(이 말을 할 때 보리스는 조금 얼굴을 붉혔다)와의 결별도 이제는 내가 지나가야 할 길이에요. 운명이죠. 운명이라... 이런 말을 운운하는 내 자신이 노인처럼 느껴지네요. 후후..."
보리스는 자신의 눈꼬리에서 또르르 흘러내리는 눈물을 느꼈다. 카닌도 그것을 보았다.
"그래요. 멀리서 바라보고 동경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 상상속에서만, 꿈속에서만 만날 수 밖에 없는 사람들. 내가 기어이, 내가 결국엔 가슴 속에 품을 수 없는 너무나 애절한 사랑이죠."
보리스는 아이처럼 훌쩍거리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이 모습을 회피하려는 듯이 재빨리 눈물을 닦고 기지개를 켰다. 카닌도 난간에서 손을 떼며 말했다.
"미안해."
보리스는 고개를 돌렸다.
"아픈 기억을 끌어내게 했었구나."
보리스는 고개를 절절 가로저었다.
"아뇨.... 이미 지나온 길이니까, 이미 끝난 일이니까 괜찮아요."
보리스는 뻐근한 전신을 위해 가벼히 움직였다. 그 때, 메인마스트의 망루에서 누군가 외쳤다.
"에우로페아 씨! 전방 2시 방향에 폭풍우가 보입니다. 선장실로 와 주세요!"
카닌은 그 말을 듣고 근심하는 얼굴로 생각하는 듯 하더니 보리스에게 말했다.
"음, 고고학자긴 하지만, 난 이 배에서 항해사 노릇도 하고 있거든? 잠시 갔다 올게. 선실에 가 있는게 좋겠어. 이건 중소형 유람선이니까 방은 얼마든지 있어. 갑판에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방문에 사람 이름을 일일이 써 놨으니까, 응접실에 있는 짐 챙겨서 찾아가라고 해줘. 부탁해!"
말을 마치고 카닌은 선두로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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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길었네요.
9시 반에 시작해서 11시에 새로 깨부숴서 썼다가(ㅄ...) 지금 끝납니다.
후기도 별 쓸 말은 없네요.
여러분도 일찍 주무시고 일찍 기상하는 규칙적인 생활을 준수해주세요 -ㅂ-;(너도 좀 해)
---------------2007/1/24/(水)/12:09am 紅蓮女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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