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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와 천조(2)>
천조는 뛰어야 했다. 하지만 옆에 있는 이 꼬마는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였다. 전속력으로 뛰어야지 제시간에 사부에게로 돌아갈 것 같은데 이 꼬마를 데리고 갈 수는 없었던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꼬마는 안고 뛰기로 했다. 꼬마는 어안이 벙벙했다. 분명히 지금 뛰고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도저히 지금 달려나가는 속도가 실감이 나지 않는 것이다. 쉭쉭 지나가는 풍경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것도 왼쪽에 도시는 아예 사라져버렸거나 아니면 회색으로 가득 찬 것만 같았고, 오른쪽에 보이는 나무들은 곂쳐져 있어 초록색이나 갈색이 눈에 들어오기는 했다. 하지만 역시 모양은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꼬마는 문득 이 엄청난 속도를 내는 존재에게 두려움을 느꼈다. 자기는 자기를 안고 달려가는 존재의 얼굴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유일한(신을 제외하고)존재였다. 그러나 역시 꼬마는 꼬마였는지, 특유의 호기심이 두려움을 이겨내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저기... 형?"
천조의 나이는 이제 16살. 사부에게 끌려온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약 8년. 형은 형이였다.
"뭐?"
천조는 무심하게 대꾸했다.
"어... 어떻게 이렇게 뛸 수가 있죠?"
여기까지가 겨우 7살 먹은 아이가 질문할 수 있는 한계였다. 천조는 피식 웃더니 답했다.
"아주 지독한 시달림의 결과라고 할 수 있겠지?"
천조는 또 웃었다. 꼬마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누구에게 시달리면 저렇게 뛸 수 있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아니면 누가 쫒아오기라도 한단 말인가? 그렇지만 확실히 '시달렸기 때문에...'라는 것은 정확한 답변이였다. 그게 아니면 도데체 어떻게 10년도 안되는 시간동안 화경(化境)의 경지에 들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무림사(武林史)상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게 무슨 얘기에요? 응? 어떻게 시달리면 그렇게 달릴 수 있어요? 응? 대답좀 해봐요!!"
시달리고 싶은지, 아니면 자기도 이렇게 달리고 싶은건지, 그것도 아니면 순수하고 단순한 호기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끈질긴 물음은 정말로 어린아이만이 할 수 있는 것이였다. 10번이고 20번이고 물어왔고 사부 밑에서 그 어떤 수련도 받아온 천조도 짜증이나기 시작했다. 하긴 사부에게 수련을 받을 때에 고통과 비할 것은 아니였다.
"어떻게 하는 거에요? 네? 네? 혀어엉!!"
한 50번 쯤 질문했을까. 아니면 넘었을까. 아무리 호기심이 많아도 그렇지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싶었다. 천조도 한계가 있기는 있는 법. 갑자기 멈춰 서서는 꼬마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설명을 하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물론 누가 입이나 코를 막은 것은 아니였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였다. 내공(內功), 경공(經功), 운식(運式)처럼 어려운 말들을 알아들을 리가 없기 때문이였다. 그렇다면 도데체 어떻게 말해야 하는 걸까? 천조는 꽤 오랫동안 머뭇거렸다. 자기가 생각하기엔 쉬운 것 같아도 그게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하기는 얼마나 어려운가를 천조는 처음 알았다. 요리조리 생각해 보던 천조는 결국 상대방이 거의 모른다는 점을 감안해서 대충 설명하기로 마음먹었다.
"에, 그러니까... 너, 사람 몸 속에는 어떤 기운이 있다는 것 아냐?"
"네? 기운? 아! 네, 알아요!"
천조는 약간 의외였다. '기운'이란 물론 내공을 말하는 것이였지만 그렇다고 알고 있을 줄이야... 하긴 그래봤자 마력(魔力)이겠지 내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꼬마는 그것으로 약간 우쭐한 표정이였다. 당당하게 천조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걸 보니 천조는 어이없어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꼬마는 계속 떠들어댓다.
"우리 아빠가 그랬거든요! 몸 속엔 어떤 기운이 있다고... 그 기운을 이용해서 싸우는데, 사실은 우리 아빠도 그 기운이라는 걸 이용할 줄 아는 모양이에요. 그것도 나라에서 알아주는 정도로! 헤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저보고는 아빠같은 사람은 되지 말래요. 전 되고 싶은데..."
천조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바로 1~2일 전에 자기 아빠가 돌아가셨는데 저렇게 아빠 얘기를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는걸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 처럼 무슨 특별한 힘이라도 있는 걸까?
"그래, 알았다. 그 기운을 이용하면 말이야 우리 몸이 강해져. 예를들면 더 튼튼해지고, 반사신경도 빨라지고, 또 빨리 움직일 수 있어. 지금도 그런 경우야. 기운을 이용해서 엄청나게 빨리 달리는 거야. 뭐, 자세하게 말해봤자 알아들을 것 같지도 않고... 어쨋든 알겠냐?"
꼬마는 부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직 이해가 가지 않는 표정이였다. 그렇다고 해서 더 설명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호기심 많은 꼬마가 괜히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달려들면 골치 아프지 않겠는가... 자기는 다른 사람을 그렇게 혹독하게 대할 자신도 없었고, 그렇다고 자기처럼 사부에게 걸려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뜨릴 생각도 없었다. 꼬마도 왠일인지 호기심을 누르고 다시 천조에게 안겼다. 천조는 다시 뛰어갔다. 아까 겪어봤던 일인데도 불구하고 꼬마에 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다시 커졌다.
.
.
.
"이봐, 맥스. 준비는 다 되었겠지?"
"흥, 준비랄 것도 있겠어? 그냥 밀어붙여 끝내버리자고."
"그래그래! 저딴 애송이 녀석은 날려버려!"
숨어있는 자들 목소리치고는 가상했다. 그들은 지금 여관과 정체/모를 한 노인 집 사이에 끼어서는 저 앞에서 잠시 서 있는 천조를 바라보고 있었다. 천조는 휴식차원으로 잠시 쉬던 중이였다.
"그런데 마티엘 너도 어떻게 된 거 아냐? 어떻게 저런 애송이에게 당할 수가 있어? 눈대중으로 봐봐. 아무리 오차가 있어도 저정도면 15~17세 사이잖아. 그런데 둘이 당해? 검술이라도 하는 거야?"
"아냐. 그냥 주먹을 뻗었는데 그 앞으론 정말 뭐가 뭔지 모르겠다니까. 정말이야! 어쨋든 조심하라고.
고수인지는 잘 모르지만 만만한 놈은 결코 아냐."
"허, 참. 어이가 없어서..."
목소리가 조금 크지만 그래도 조용히 떠들고 있는 자들은 30대 초반정도 되는 아저씨들이 10명 정도나 모여있었는데, 아무래도 동네 건달이라도 되는 모양새였다. 그 중 2명이 지나가던 애송이에게 돈좀 빼앗아보려고 시비걸다가 한 번에 나가떨어졌던 것이다. 그런데 우연인지 운명인지, 여기서 그 애송이를 보게 되었고 마침 잘 되었다 싶어 준비하는 중이였다. 정말 준비랄 것도 없었지만 여러사람이 모이면 왠지 무서울 게 없어지는 인간의 심리처럼 그들도 그랬고, 여차하면 찌르도록 단도(短刀)도 준비해놓고 있었다.
"어, 어라? 저 녀석. 여관으로 들어가는데?"
"뭐? 쳇, 조금은 귀찮게 되었군, 그래. 어쩔 수 없지. 칼로 위협한다음 녀석만 끌고 나오던가 하자. 모두 자신있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웃었다. 혈기왕성했던 20대에 만났던 그들은 요즘엔 건달조차도 필요하다는 무적의 팀웍을 가지고 있었다. 한낮 건달들이 하기엔 좀 위험한 연극이지만 하루이틀 해온 그들이 아니였다. 곧 한사람이 약하게 손짓을 하며 골목에서 빠져나왔고 다른 자들도 단도를 숨긴채 일반인인 듯 걸었다. 어짜피 여관까지의 거리는 10보(步)도 되지 않았기에 당당히 걷는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들은 여관문을 탕, 소리가 나도록 세게 열고서는 저들만 알 정도로 슬며시 단검을 꺼내면서 문 앞에 서 버렸다. 일렬횡대로 서는 것을 보고 처음에 사람들은 뭘 하는가 흥미롭게 쳐다보았지만 그들이 모두 단도를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리는 것을 보고 안색이 바뀌었다. 그 건달들도 완전히 인상이 바뀌어서 완전히 폭력배 그 자체였다. 곧 한명이 조금 앞으로 나가더니 앞에 있는 탁자에 발을 얹고는 세게 차서 넘어뜨려 버렸다. 음식들이고 차(茶)고 모두 엎질러져 버렸다.
"꺄아악!!"
그 중 아직 색시티가 나는 처녀가 비명을 질렀으나 기다렸다는 듯 그 자는 단도를 들이밀었다. 서서히 무릎을 굽히고 눈높이를 맞추는 듯 했고, 단도도 머리와 가슴 및 어깨 사이에 사람 죽이기 가장 쉬운 곳으로 가서 적당히 자세를 잡았다. 여자의 비명은 금방 멈추었다.
"호오, 그래그래. 그럼 그래야지. 우리도 시끄러운건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흐흐흐..."
그러면서 음탕하고 경멸함을 고루 섞은 눈으로 쏘아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지, 연기력만은 칭찬해 줘야겠다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번엔 가장 가운데에 있던 사람이 앞으로 나갔다.
"아, 소란피워서 정말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죄송한 목소리가 아니였다. 폼도 탁자 위에 한 발을 올려놓는 불량한 태도. 비꼬는 것을 넘어 겁을 주려는 목소리였다.
"솔직히 우리가 누구 죽여봤자 득될 것도 없지만, 한 녀석 있죠."
그러면서 좌중을 쓸어보았다. 모두들 진짜 살인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들도 알고는 얼음처럼 굳어있었다. 말한 자는 목표물을 찾고는 발을 탁자에서 떼서 여관 바닥에 서면서 단도로 가리켰다.
"거기, 구석에 앉아있는 꼬마들! 네놈들이 우리 성질을 건드렸지? 볼일이 좀 있어서 그러는데 나와줘야겠다."
가리킨 자는 물론 천조였다. 천조는 일어나더니 앞에 피도 안마른 꼬마를 불렀다.
"야. 꼬마."
꼬마는 얼어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천조는 슬쩍 손을 뻗어서 꼬마의 멱살을 잡고 들어올려서 다시 물었다.
"야! 어떻게 살아남은지도 모르는 부모잃은 꼬마새/끼!"
그러자 꼬마가 천조를 바라보았다. 천조는 질문을 했다.
"야. 저런 놈들을 만나면 나는 맞서 싸워야 할까, 아니면 도망가야 할까?"
일부로 건달들의 신경을 긁으려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모두에게 들릴만한 목소리였다. 조용해서 더 했다. 건달들과 손님 모두 어이없는 표정이였고 손님들의 표정에서는 걱정도 스쳤다. 꼬마는 당황해서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대답해라."
"그, 그거야... 싸워야 하겠지만... 지금은 힘이 없으니까..."
옆에 사람들에게는 들릴지 몰라도 건달들에게 들리기에는 턱없이 작은 목소리였다. 천조는 다시 질문했다.
"그럼 내가 힘이 있으면 싸우고 힘이 있으면 도망가고?"
꼬마는 다시 망설이다가 매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건달 중 하나가 소리쳤다.
"이 새/끼가 나랑 장난하자는 거야, 뭐야? 너 빨리 안나와! 우리 지금 기분 안좋다고!"
그러자 천조는 건달들을 쏘아보았다. 건달들은 그 먼 거리에서도 어찌 된 것인지 움찔했다. 그러더니 벌벌 떨기 시작했다. 단도를 놓쳤다.
"어, 어떻게 된거야..."
"저 애송이 자식. 뭐, 뭐야...?"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그리고 천조의 눈은 무시무시했다. 사부를 닮아서인지 검은 눈이였던 눈은 파랗게 변했고 연한 파랑색은 꼭 얼음으로 뒤덮이기하도 한 하늘을 연상케 했다. 빙한(氷瀚)의 눈[眼]이였다. 건달들이 꼼짝 못하고 있을 때, 천조는 들고있던 꼬마를 든채로 건달들을 향해서 다가갔다. 건달들은 아직도 움직이지 않는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노력했으나 잘 되지 않았고, 서서히 눈이 절망으로 물들어갔다. 그러나 천조의 행동은 건달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갑자기 들고 온 꼬마를 건달들 눈앞에다가 팔을 뻗어 내놓았던 것이다. 이건 마치 인질이나 사람을 넘기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어떻게 된 일인지 건달들의 몸이 자유로웠다. 뭐가 뭔지 모르며 일단 몸을 움직여본 후 건달들은 일제히 천조를 쳐다보았고, 이런 상상 밖의 행동에 모두의 이목(耳目)이 천조에게로 모였다. 천조의 한마디는 잔인했다.
"죽여봐라."
건달들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모두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죽여보라구."
자기를 죽여보라는 것인가? 할 수 있으면 해보라는...? 아니, 아니였다. 그건 바로, 자기가 들고 나온 꼬마를 대상으로 하는 말이였다. 손님들이나 아르바이트 생들, 그리고 주인 등등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들어갔고 이번엔 말을 이해한 꼬마의 얼굴이 절망으로 물들었다. 천조가 자기가 살려고 자신의 꼬마를 넘기는 줄 아는 모양이였다. 충분히 가능한 생각이였다. 건달들도 물론 이해했고, 몸이 자유로워졌다는 것을 과시하고 분노를 표시하듯 으르렁거리며 답해왔다. 단도를 가슴 높이까지 들어 위협해왔다.
"뭐야? 이 자식 미친거 아냐? 아직 성인이 되지도 않은 놈이 벌써부터 자기살자고 할 짓이라곤... 네놈 앞날이 아주 뻔하군!"
"뭐, 죽고 싶다면 소원대로 해줄 테니까! 기다리라고!"
모두 그런 표정들이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달려드는 자가 없었다. 게다가 한명은 팔만 뻗으면 꼬마를 찌를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천조에게도 매우 근접해 있었지만 누구하나 덤비지 않았다. 천조는 확신했다. 이들은 검(劍)을 가지고 다닐만한 자들이 아닌 것이다. 천조는 미소를 날렸다. 비웃음에 가까웠다.
"왜 안 찌르죠? 아까 하는 짓을 보니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던데. 설마 그냥 칼만 들고 폼만 잡고 다니는 건 아니겠죠?"
천조가 비웃는다는 것은 남녀노소(男女老小)를 가리지 않고 모두 알 수 있었겠지만 건달들은 이번엔 오히려 화내지도 않았다. 칼을 조금 내밀었다가 다시 들여보내고 하는 것이 놀리는 것도 같았지만 사실 전체적으로는 당황했다거나,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였다. 그럼에도 꼬마는 아직도 두려운 모습이였다. 당장에 눈물이라도 나올 것 같았다.
"이런, 이런. 역시 그냥 건달들이였군. 하지만 말이죠. 건달들이면 주먹이나 키워서 떼거지로 모여서 선량한 시민이나 패고 다니란 말이에요. 이런 칼 가지고 찌르지도 못하면서 폼만 잡고 다니는건, 솔직히 검에대한 예의(禮義)가 아니죠. 검에대한 예의가 없는 자식들은 제 신념(信念)에나, 제 사부의 신념에나 맞지가 않거든요? 그런 놈들은 항상 잘근잘근 밟아줘야 겠다고 생각해왔죠..."
그리고 눈매가 바뀌었다. 가늘어지면서 아까의 푸르런 눈이 다시 생기자 건달들은 이번엔 공포에 질린 모습을 하면서 도망가려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도데체 무슨 짓을 한 것인지는 하늘만이 알 일이였다.
"그런 의미에서 빨리 검의 예의를 지켜줬으면 한다. 그러지 못할 시에는 모두 죽는다. 예외란 없다. 앞으로 열 세겠다. 깊이 생각할 것 없어. 이 꼬마는 내가 아끼는 놈이니까, 이놈을 죽인다면 그것도 나에대한 하나의 복수가 되지 않겠어?"
천조는 숨을 골랐다. 사람들의 머릿속, 특히 건달들의 머릿속은 어지러웠다. 예의를 지키라는 것은 적어도 저 놈에게는 휘두르란 뜻이였다. 꼬마가 소중하다면서 저럴 수 있는건가? 어짜피 이제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았다. 몸은 또 자유로워졌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있을줄은 꿈에도 모를 일이였다. 찌르지 않으면 자기들은 모두 죽는다... 지금의 공포로는 충분히 그럴만 했다.
"10, 9, 8, 7..."
그러면서 건달들을 째려보는 것을 천조는 잊지 않았고, 건달들의 공포는 더욱 가중(加重)되었다.
"6, 5, 4, 3, 2... 어라, 없나?"
"에, 에라이 모르겠다아!!!"
"카, 카노!!"
한 건달이 달려들었다. 공포 때문이였을 것이다. 공포 때문에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마 미칠 것만 같았을 것이다. 이 건달의 이름은 카노였던 모양이다. 카노는 한 번 달려든 이상에는 망설임이 엎는지 곧바로 찔러들어왔다. 대충 아무데나라도 찌를 속셈이였지만 약간 어린아이에게는 어디든 치명타였다. 꼬마의 얼굴이 점점 상기되더니 결국 눈을 꼭 감아버렸다.
쉭!!
그 때, 천조가 꼬마를 잡고 있던 오른손을 움직여 검에 상처를 입지 않도록 했다. 긴장하고 있던 좌중(座衆)들에서 다행이라는 뜻의 한숨이 작게 나왔다. 그러나 곧 조용해졌다.
"어, 어..."
달려든 건달은 무안을 뛰어넘어 그 어떤 감정을 맞보았다. 죽기를 각오하고 왔는데 헛손질이라니. 그것도 상대가 오라고 해서 목숨걸고 왔건만 상대가 조롱하는 듯 비켰으니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였다. 그러나 그것은 분노와는 달랐다. 멍한 상태였다. 천조는 다시 비웃듯 말했다.
"뭐야, 진짜로 덤빌 줄이야. 이거 큰일날 뻔했잖아?"
아까 찔러들어왔던 건달도 천조를 바라보았다.
"난 솔직히 너희를 살려줄 마음따윈 없었어. 난 착한 사람이 아닐 뿐만 아니라, 예절을 지키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방의 훈계(訓界)로 예절을 억지로 지킨다고 그 엉터리 예절을 받은 사람의 기분이 풀릴리가 없잖아? 나도 그렇고, 너희의 그 단도도 그렇고, 게다가 이 애는 아마 죽는 줄 알았을걸."
천조의 기분과, 단도의 기분은 몰라도, 꼬마는 순전히 천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였는데... 라는 생각을 모두 한마음이 된 듯 했다. 하지만 천조는 그걸 모르기라도 하는 듯 동요 한 번 안하고 다시 말했다.
"뭐,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정말 용서받지 못할 죄가 하나 있어. 그건..."
뭐였을까?
"날 화나게 했다는 거지."
그리고 천조는 또 웃었다. 이번에는 비웃음도 비꼬는 것도 경멸도 아닌, 완벽하게 인자한 웃음이였다. 그러나 결과는 그와 같지 못했다.
마검류풍석진(魔劍流風析陣)
지존마풍산검(至尊魔風散劍) 풍화선무(風化鮮舞)
살검(殺劍) 발동(勃動)
갑자기 바람이 몰아쳤다. 그리고 동시에 천조가 사라졌다. 추운 겨울이라 꼭꼭 모든 문을 밀폐시켜 놓았는데 이 바람은 도데체 어디서 날아오는 것인가? 게다가 상상할 수도 없는 강풍(强風)이였다. 모두가 날아갔다. 무엇인가를 잡고 버텨보려고 했으나 불가항력(不可抗力)이였다. 가구들까지 모두 한꺼번에 날아갔던 것이다. 벽을 잡고 버텼던 사람도 계속되던 바람 때문에 손에 힘은 한계가 있어서, 그만 날아가고 말았다. 하지만 목표는 따로 있었다. 검의 예의를 지키지 않고, 자신을 화나게 했던 건달들...
'모든것을 흩어놓는[散]마(魔)의 풍(風), 그리고 모든것을 흩어놓는 마의 풍의 춤[舞]!!'
풍석진 중에서 사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마풍산검, 풍화선무는 말 그대로 흩어놓는 것이였다. 사람의 몸을 갈기갈기 몇십 조각으로 찢어 흩어놓는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웠다. 그리고 춤처럼 움직이고 아름답다고 하여 무(舞)라 했다. 그만큼 천조의 움직임은 춤을 추듯 자연스럽고 아름다웠지만 그 움직임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혼란스런 가운데 목표물들은 차근차근 처리해나갔다. 마침내 10명의 건달을 모두 처리했을 때, 바람은 멈추었고 천조는 아직도 꼬마를 든 채로 천조가 나타났다. 여관의 모양은 지금 말이 아니였다. 가구가 어지럽게 쌓여있고 망가진 것이 문제가 아니라 벽과 바닥이 거의 뜯겨져 버렸다. 이 건물은 이제 폐기(廢器)처리해야 할 듯 싶었다. 꼬마는 기절해 있었다. 이런 끔찍한 장면은 보/지 않는게 좋다고 판단해서 가볍게 기절시켜주었다.
"오, 깔끔해. 전보다 실력이 는 것 같기도 하고..."
하마 조사하러 나와도 시신이 모두 찢겨서 수백개의 조각난 장기나 피부를 발견할 터인데, 그것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천조는 절대로 잡혀줄 마음도 없었다. 천조는 나갔다. 물론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천장으로 튀어 나갔다. 아무도 그가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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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 또 한편 다썼습니다.
근데 이게 뭐지? 저 분명히 천조를 착하게 만들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되는군요...
역시 카리스마가 더 좋을까봐... (퍼억!!) 하지만 착하게 만드는게 좀 그렇네요. 사부가 원래 일등급
살수(殺手)로 몇천명도 죽여본 사람인데다가 천조는 그런 사람에게 맞고 자랐으니 설정상으로는 천
조가 저렇게 나쁜 놈이 되는게 맞긴 한데... (흐음, 찜찜하군요...) 그래도 노력은 해봐야겠죠? 여러분
이 천조가 나쁜놈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 마당에야!! 노력하겠습니다!! (안되는데... 퍽!)
또!! 오랜만에 나온 저 무협(武協)의 기술!! 캬아!~ 역시 이름이 너무 멋지다, 이름이!! 저런 멋진 이름
들도 어떤 소설에서 힌트를 얻은 것인데... (판타지에선 유명(?)한건데... 저작권 침해는 아니겠지?)
근데 저러고 꼬마가 천조 곁에 계속 붙어 다닐지!! 전 솔직히 그게 제일 불안해용!~ (넌 다 알고 쓰잖
아!! 퍼어억!!~)
아, 시험이 끝나고 서도 연재속도가 이 모양 이 짓인 것, 몇번을 사과해야 할지... (수백? 수천? 정확
한 통계를 내릴 수가 없어서.) 귀차니즘의 영향입니다. 컴퓨터 켜면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
고 해서 제가 직접 쓰는 연재 속도가 이 모양이라는 것, 사과드리는... 절입니다.
(-_-;) => (_ _;) => (-_-;)
절을 대충했군요. 죄송합니다. (전 키보드로 사각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이모티콘도
잘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진짜로!!~ 그러니까 님들도 리플도 달아주시고 많이 응원해 주
세여어!!~~ (이제 리플이 꾸준히 1~2개씩 달리다보니 안 달리면 이제 못할 것만 같은... ㅠ,.ㅜ)
그럼 즐테하세요!~ 득템도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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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냐플 카르시엔2006.12.13멋져요! 천조의 차디찬 인상! 앞으로도 멋진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