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게시판
항구도시 나르비크.
항상 사람이 북적거리는 이 곳에서 지금 나의 발걸음은 한 없이 느릿하기만 한다. 결코 거대한 항구도시의 위용에 두리번 거리느라 그런 것은 아니다. 사실 가끔씩 가는 클라드나 라이디아, 카울을 빼면 거의 이 도시에서 생활하다시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꼭 하나 이유를 들자면, '그 녀석' 때문이다. 난 지금 눈에 불을 켜고 그 녀석을 찾고 있는 중이다. 잠시 눈을 붙이는 사이 없어진 내 방패. 그 때 나와 함께 있던 건 그 녀석 밖에 없다. 막시민 리프크네. 줄여서 막군이다. 누가 붙여준 별명인지는 모르겠다. 왠지 애정어린 느낌이 내겐 탐탁치 않다. 어차피 녀석이 내게 주는 의미는 얄미운 파트너, 패주고 싶은 녀석, 그 정도이니까.
"설마설마 하고 있지만 만약 내 방패를 팔아서 술값으로 탕진하고 있다면……, 네 얇고 길게만 갈 것 같던 네 인생도 오늘로 마지막이야."
살기등등한 음성으로 중얼거리며 발을 건네는 나, 지나는 사람들이 뜨악한 표정으로 내게서 물러난다. 뭔가 두려운 것을 본 듯 창백한 안색으로 나와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 왜지? 난 지금 아주 냉정하다. 절대로 화나지 않았어.
'으드득- 나는 화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만약 널 만나도 아주 살살 패줄 거야.'
"히이익- 도, 도망 쳐!"
"마, 맙소사, 마물이 여기까지?"
째릿-
마물이라니, 실례잖아! 어떤 녀석이 그런 거야? 난 내 귀를 파고 든 불쾌한 음성에 고개를 돌렸다. 순간 내 눈으로 입을 틀어막고 기겁하여 바들바들 떨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허, 헙! 죄, 죄송합니다."
"흥!"
아마도 길거리에는 없는 듯 하다. 인파 속에 숨었을 수도 있으나 가게를 돌아본 결과 녀석이 있을 곳은 한 곳으로 귀결되었다. 그 곳은 [매그놀리아 와인]. 비싸다면서 [흰 긴 수염 고래]만을 즐겨 찾던 녀석이 왜 그 곳에 간 것일까? 지난 번에 길드의 의뢰 때문에 가보긴 했었지만 그 때도 툴툴거리며 불평만 했던 녀석이었다.
"으음, 그렇게 안 봤는데 제법 여자를 밝히는 녀석이었나?"
소문을 들어보니 그 곳의 무희가 병을 털고 일어나 엊그제부터인가 공연을 재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실 그 무희에게 약을 가져다 준 건 나였다. 루모리까지 다녀왔으니 말이다. 그 후로 소식을 못 들었는데 병이 낫고도 몸조리를 좀 하다가 이제 다시 공연을 시작하려는 모양이었다.
"후우- "
끼익-
문의 경첩에서 흐르는 삐걱소리와 함께 난 매그놀리아 와인으로 들어섰다. 다시 돌아온 무희 때문인지 내부엔 사람이 꽤 붐볐다. 비어있는 테이블이 거의 보이질 않았으니 말이다. 그래도 그 사람은 언제나 지정석처럼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하긴, 저 사람을 이 곳 외에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오홍~ 무슨 일이양? 널 이 술집에서 본 건 오랜만인뎅?"
어눌한 발음, 초난감. 상대하나보면 정말 초 난감해지는 사람이다. 그래도 의외로 발이 넓고 많은 걸 알고 있어서 도움이 되는 사람이다.
"저기, '그 녀석' 안 왔어요?"
"그 녀석? 음, 아, 막군?"
"네."
"그 녀석이라면 2층에 있어. 누굴 만나는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여자 같더라구. 꽤 미인이던걸?"
'여자?'
여자라. 그 녀석이 여자를? 왠지 상상이 되질 않았다. 사실 지난 번에 의뢰가 없을 때 거리를 지나다가 거리 외진 곳에서 그 녀석이 여자한테 고백을 받는 걸 보았다. 그런 녀석한테 반하다니 아무래도 눈먼 여자 같았지만 제법 미인이었는데 그 녀석은 단번에 거절해버렸다. 물론 여자에게 상처를 입힐 정도는 아니었지만 여자가 제법 안쓰러워 보일 정도였다.
후에 왜 네 분에 넘치는 여자를 차버렸냐고 묻자 녀석은 '여자 만나자고 시간 쓰고 돈 쓰고 하면 빚은 언제 갚냐?'며 간단히 일축해버렸다. 뭔가 굉장히 씁쓸하지만 왠지 납득이 가는 대답이었다. 빚이라… 파산 신고라도 해보라고 농담삼아 말했더니 심히 고심하는 게 정확한 액수는 모르겠지만 빚이 꽤 되는 모양이다. 여전히.
"음, 이 녀석이 어딜 간 거야. 잡히기만 해봐…음?!
계단을 오르며 두리번 거리던 나는 순간 마주친 의외의 인물에 놀라고 말았다. 아니, 의외의 인물일 것 까진 없지만 그가 한 행동에 놀라고 말았다. 그는 내 입을 갑자기 틀어막으며 나와 눈을 마주치고 입가에 손가락을 가져다대며 조용히 하라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시벨린 씨?"
시벨린 우. 나의 오빠와 닮은 사람. 생각해보니 그가 이 술집에 자주 들른다는 걸 들었던 것 같았다. 왠지 그를 보면 오빠가 생각나 왠지 모르게 피하게 되는 사람.
"무슨 일이에요?"
"쉿~! 저길 봐요. 저기, 그 틱틱거리는 녀석이 글쎄…킥킥"
그가 뭘 가리키는 걸까? 그의 손가락을 따라 나의 시선이 도착한 곳은 2층 한 귀퉁이의 테이블, 그 곳에서 한 아가씨와 그 녀석이 대화를 나누는 듯 했는 데 그 녀석의 표정이 가관이었다. 뭔가 애원하는 표정, 그 앞에 있는 건 왠지 남자처럼 옷을 입은 아가씨였는데 거친 느낌의 옷차림과는 달리 굉장한 미인이었다.
"사랑 고백이라도 하는 건가?"
"글쎄, 가까이 갔다간 들킬거 같아서 멀찍이 보고 있는데 제법 우스워서 말이야."
음, 무슨 일이지? 아무래도 방패는 녀석에게 없는 듯 하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내가 눈을 붙인 곳에선 스키아가 자주 출몰하는 곳이기도 했고… 그보다도 언제나 남에게 틱틱거리고 돈 앞에서 비실대는 녀석이 여자한테 저렇게 애원하는 이유가 궁금해져 버렸다. 좀 우습기도 하고, 내가 알기론 녀석이 빚진 곳에 저런 아가씨는 없던 걸로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녀석은 빚쟁이한테는 저런 태도를 하진 않는다. 애원이라기 보단…복종? 그런 느낌이랄까. 푸하하하! 아무튼 빚 진 것 같진 않았다.
"음, 뒤를 밟아볼까?"
끄덕끄덕-
난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데, 그러고보니 나야 트레이가 보이질 않는 데?
"그런데 나야씨는 어디에 있어요?"
"그게…사실 클라드에 있는 여관에 있어."
"클라드?"
"사이모페인 때문에 클라드에 갔다가 무희씨가 나앗다는 얘기를 듣고 게이트를 타고 달려온 거 거든. 그런데 이런 재밌는 꼴을 보게 되다니."
나야 씨는 아마도 벌써 시벨린 씨가 사라진 걸 알고 찾아다니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조만간 시벨린 씨는 끌려 가겠지.
"아무튼 재밌게 됐어."
이걸로 녀석의 약점을 잡아서 녀석의 건방진 태도를 고친다! 이게 나의 목적이다. 좋았어. 샅샅이 캐서 더 이상 나에게 건방지게 굴지 못하게 해주마. 기다려라, 막시민.
움찔-
순간 막시민이 갑자기 움찔거리는 것처럼 보인 것은 나의 착각일까?
<계속......?>
에- 소설란이 있는 걸보고 그냥 한번 써내려가 봤는데요.
음, 다음편도 쓸지는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게임하다가 머리 식히러 와서 써볼 생각인...
하하하하...제가 룬의 아이들을 안 읽어봐서 스토리를 잘 모르고, 지명이나 NPC이름도 잘 몰라서 그냥 생각나는 대로 대충 적어서 잘 아시는 분들이 보면 저게 아닌데..하는 게 많을 거 같은데요;; 으음;
뭐, 그런 거 상관 없이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네요. 그럼 이만-!
- 전체 댓글 :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