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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성대법(束聖帶法)이란 정리하자면 간단하다. 대부분의 무림인(武林人)들이 처음에 내공(內功)을 수련할 때,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즉 전혀 불순하지 않은 정기(政氣)를 수련한다. 만약 처음부터 무엇인가가 포함되어 있는 기운을 받아들인다면 몸이 잘 대응할 수 없어 효과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자칫 몸이 잘못되어 반신불구(半身不究)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정순한 기운(氣運)이란? 말 그대로 내공이나 공력(功力)그 자체를 말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것이 정순한 것이다. 불순한 것은 이 반대다. 정순한 기운에 약간 무엇인가 섞여 있으면 그건 불순한 기운이다. 초보자라면 반드시 피해야 한다. 그렇다고 고수가 수련할 것도 아니다. 아무런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그런데 정순(政純)한 기운이 무조건 공력 자체는 아니다. 기운에 약간 다른 속성(束聖)이 섞여 있을 경우 불순하지만, 10할이 전부 그 한가지 속성으로 가득차 있다면 그것도 정순한 것이다. 2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기운이 섞이지 않으면 된다. 이렇게 10할이 한 속성으로 된 기운으로 수련하는 것이 바로 속성대법(束聖帶法)이다.
"그러니까 오늘부터 이 속성대법을 써서 수련한다는 말이다."
"흠... 뭔지는 대충 알겟는데 그거 위험하지는 않은거죠?"
사부는 벌써부터 천조에게 이 대법(帶法)을 사용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천조가 위험한게 아니냐고 묻자 사부는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끄덕임에는 찔리는 마음이 약간이나마 포함되어 있었다. 보통 사람이였다면 부자연스러웠을 것이다.
"그럼 그럼. 설마하니 내가 위험한 걸 제자에게 시키겠니?"
'아직 네가 해야 할 집안일도 많고 이제 돈도 벌어야 하는데...'
'하긴, 제가 벌어와야 할 돈이 많긴 하죠. 근데 지금까지 벌어온 걸로도 부족해요?'
설마 사부가 돈 벌어야 할 제자를 죽이겠는가... 자기를 위로하면서 천조는 대답했다.
"뭐, 위험하진 않겠죠. 그럼 해요. 어떻게 하면 되죠?"
그냥 허락해버리는 천조. 그러나 실수였다. 속성대법에 쓰는 기운도 물론 정순한 것이지만 수련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다른 기운을 받아들여야 하는 만큼 정순한 기운 그 자체에 미리 몸이 많이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다. 몸에 엄청난 양에 기운이 쌓여야만 속성이 있는 기운을 사용할 엄두가 나는 것이다. 그 정도의 내공이 쌓이려면 적어도 5~60까지는 꾸준히 수련해야 쌓인다. 천조가 아무리 사부로 인해 내공을 쌓는 속도가 빨랐다고는 하지만, 영약(營藥)을 먹은 것도 아니고 그저 2~30대의 무림인 정도의 내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속성대법은 상당히 위험하다. 대부분이 마교(魔敎)에서 행해지고 있고 정파(政派)에서는 그렇게 많이 하고 있지 않다. 정파의 경우 그 속성이 수목금화토(水木金火土)로 수련하고, 마교도 그런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마교는 암묵(暗墨)적인 기운인 경우가 많다. 사부는 마교에서 탈마(脫魔)의 경지까지 가 본 사람이니 이미 수련법은 다 정해져 있었다.
"자, 기본적으로 수련할 때랑 자세는 같아. 앉아라."
천조는 앉았다. 그리고 보통 때처럼 사부가 천조의 등을 행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사부의 손에서 기운이 뿜어져 천조에게로 전해졌다. 천조는 무엇인가 다른 느낌의 기운에 움찔했다. 보통 때처럼 새하얗고 단전에서 일직선으로 혈도(血道)를 향해 움직이는 기운과는 달리 느낌만 봐도 검은색에 무엇인가 단전부터 스멀스멀 올라보는, 닭살이 돋는 느낌이였다.
"크으음..."
그러나 그런 느낌은 오래가지 않았다. 천조가 그 위험한 기운에 더욱 더 집중하며 보통 때처럼 단전에 기운을 몸으로 순환시키며 억제하려고 하자 억제하기도 전에 단전에서 빠져나온 기운이 닭살돋는 느낌대신 온 몸이 산산히 부서지는 것 같은 고통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크으으... 크아아아악!! 크허억!!"
먹은 게 다 올라 올 듯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먹은 걸 토해내고 나서 이 고통이 없어진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기운을 계속 제어하려 할 수록 고통이 심화되었다.
"크아아아악!! 크으윽..."
이 때 들려온 사부의 목소리.
"너무 많은 기운을 혈도에 순환시키지 마라!! 아직 네 몸은 그걸 견딜 수 없어!!"
그 말을 듣고 천조는 아주 조금, 조금씩 단전에서 기운을 나오게 하였다. 천조가 될 수 있는 한 아주 조금이다. 그리고 그정도면 억제할 수 있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아주 조금이 가지는 힘은 상상 이상이였다. 오히려 처음에 순환시켰던 기운들 보다 더욱 강한 느낌이였다.
"크아아악!! 쿠엑!"
결국 먹은 게 올라왔다. 나온 것에는 붉은 피가 많이 섞여 있었다. 사부의 우려대로 된 것이다.
'기운을 조금만 단전에서 빠져내보낸 다는 것이 너무 많은 기운을 순환시켰군. 아직 이런 속성을 조정하는 건 안되는 건가? 쩝, 아깝군 아까워. 조금 더 내공을 쌓아야 하나?'
사부의 이런 생각은 틀린 게 아니였다. 당연한 결과였다. 아직 수련을 많이 쌓지 않은 상태의 천조는 속성까지 받아들일 기운이 그렇게 없었다. 결국 사부는 수련을 멈추고야 말았다. 굳이 계속하려면 계속 할 수도 있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까. 하지만 그러다가 주화입마(主化入魔)라도 걸려버리면 귀찮다. 여차 하면 천조가 죽을 수 도 있어 앞으로 집안일 해주고 돈도 벌어줄 꼬마를 또 구하는 것도 물론 귀찮지만, 자칫 저 놈이 큰 기술을 사용하면 집과 앞마당이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헉, 헉, 헉..."
"쯪쯪. 그게 그렇게 힘드냐?"
천조는 호흡을 가다듬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사부에게 따졌다.
"이, 이게 뭐에요? 안 위험하다고 했... 으윽!!"
몸의 내장이 울릴듯한 충격이 사부에게 화내자 느껴졌다.
'아까 그 수련법에 부작용인가? 역시 무리한거야.'
하지만 천조는 할 말은 하고 보는(특히 사부에게는)녀석이다.
"안 위험하다고 했잖아요!! 토하는 거야 그렇, 큭!"
"얼씨구? 무리하지 말라니까!"
"토...하는 거야 그렇다 치고... 더 했으...면 온 몸 혈도(血道)가 파괴...되고 탈골(脫骨)될 뻔...했잖아...요... 쿠엑!"
또 올라오고야 말았다. 안정을 취해야 하나 보다.
"이런, 이런. 다 네놈이 약해서 그런거야!! 난 마교도(魔敎徒)일 때 그런 수련 안 했는줄 아냐?"
"내...가 사부인 줄 알...아요?"
"알았으니까 네가 토한거 빨리 치워라. 그리고 빨리 밥지어."
"젠...자앙!! 컥!"
사부는 그런 천조를 바라**도 않고 그냥 나가버렸다. 천조는 방에 남아있는 위로 들어갔다가 다시 빠져나온 음식물을 걸/레로 슥슥 치웠다. 그리고 이제 밥을 지어야 한다. 부엌으로 가서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천조의 발걸음이 아주 가벼웠다. 여자애가 통통 튀면서 가는 듯 움직였으며 꼭 선녀(仙女)가 날아다니기라도 하는 듯, 아니면 발레라도 하는 것처럼 뛰면서 움직였다. 팔 움직임도 그랬다. 완전히 힘이 빠진 듯 움직였고 뼈가 없는 듯 하늘하늘했다. 그러던 때 소리가 들렸다.
딸랑 딸랑
"큭! 젠/장. 또 울렸어."
그렇게 조심스럽게 움직였던 것은 모두 방울 때문이였다. 지금은 무의식중에 울리게 하고만 것이다. 이제 거의 다 되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익숙해져서 안 울리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인 듯 방울을 울렸고, 사부가 그것을 못 들을리는 없었다.
"여어! 너 방금 방울 소리같은 거 못들었니? 제자야?"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 사부. 진짜 얄밉다. 하지만 천조는 일단 살아남는게 급선무였다. 그래서 못들었다고 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사부의 눈을 보았기 때문이다. 저 눈은 '난 다 알고있지만 네가 어떻게 행동하나 한번 볼께.' 하는 눈이였다. 어쩔 수 없이 천조는 이실직고했다.
"죄, 죄송합니다. 방울을 울렸습니다."
"흠... 그럼 이번 대련의 강도가 올라가겠군?"
천조는 '이런 망할... 이런 망할... 하면서 자꾸 되뇌었다. 하지만 사부의 명은 거의 절대적인 그 수준이다. 아니, 절대적인 수준 그 자체이다.
"예, 알겠습니다."
"그래? 그럼 다시 안 울리도록 조심하고 밥은 최대한 빨리 짓도록!!"
"네..."
천조는 힘 없이 대답했고 사부는 아주 사뿐히 걸어갔다. 천조는 눈물을 삼키며 밥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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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야, 내가 오늘부터 너에게 좋은걸 가르져주지."
어느 날, 사부가 천조에게 말을 걸어왔다.
"네? 좋은거요?"
"그래, 아주 좋은거다. 게다가 이건 그렇게 힘들지는 않을거야."
힘들지는 않은 것이라는 사부의 말에 천조는 내심 약간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긴장을 풀지 않았다. 사부가 하는 말에 자기가 도움이 된 적은 없었다. 안 힘들다고는 하지만 그게 사부의 관점에서라면 그것도 문제였다.
"힘들지 않다라... 사부가 그런걸 가르친다고요?"
딱
조용히 때리는 꿀밤 한대. 그러나 그 힘은 잔잔하지 않았다. 보통 13살이 맞았다면 머리에 피를흘리지... 는 않았겠지만 기절했을지도 모른다.
"아야얏! 왜 때려요!"
"예끼, 이놈! 그럼 내가 너한테 맨날 힘든 것만 시켰다는거냐? 내가 받았던 살수(殺手)훈련이라도 시켜줄까?"
'맨날 힘든거 시켰으면서...'
하지만 내색은 절대로 하면 안된다. 엄청나게 맞을지도 몰랐고, 홧김에 더 힘든 훈련이라도 시키면 완전 낭패였다. 천조가 가만히 있자 사부가 헛기침을 하면서 말을 꺼냈다.
"흠흠... 내가 너에게 시킬 것은 음(音)과 춤[舞]이다."
천조는 깜짝 놀랐다. 사부가 뭐가 할 짓이 없어서 검술(劍術)도 아니고 춤을 가르친단 말인가?
"음과 춤? 아니, 사부가 갑자기 왜요?"
그러자 사부는 헛기침을 해댓다.
"험험... 넌 그것까지 알 필요는 없다. 그냥 배우면 돼.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도 있잖니?"
사부가 은글슬쩍 주먹을 쥐어보이자 천조는 항의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상한데..."
"너한테도 나쁜 조건은 아닐거다. 오늘부터는 이론시간을 음과 춤 시간으로 바꿀테니까."
천조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 지겨운 이론 시간!! 졸다가 맞고, 졸다가 맞는 지옥의 연속! 물론 아무리 재밌다는 음과 춤도 계속하면 질리겠고, 사부에게 배우는 것이니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이론에 비하면? 이 둘은 비교할 대상 자체가 되지 못했다. 천조는 곧장 수락했다.
"좋, 좋아요!! 오늘, 아니 내일 당장이라도 해욧!!"
"크크큭... 네놈이 이론시간이 싫기는 싫은 모양이구나. 솔직히 이제 배울건 다 배웠고, 가끔씩 시험을 칠테니까 맞기 싫으면 책이라도 읽어봐라."
천조는 실망하지 않았다. 저 정도는 예상했다. 아무것도 없이 넘어가면 사부가 아니다.
"먼저 음(音)부터 할까? 음이란 곳 악기(樂基)를 말한다. 바로 적(笛)과 금(琴)이다."
"적과 금?"
천조에게는 금시초문(今時初聞)의 악기였다. 사부가 예상이나 했다는 듯 말했다.
"이쪽 세계에는 그런 악기가 없더군. 하지만 오히려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소리를 내기에는 그런 악기들이 좋지."
하긴 사부가 보통 것들을 천조에게 보였줬었던가? 그려러니 하고 넘어갔다.
"뭐, 어쨋든 배우기로 하죠."
"좋아. 그럼 내가 먼저 적(笛)을 가져올테니까 기다려라."
사부는 창고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 건들건들 걷는 모습이 완전 아무것도 모르는 노인이였다. 하지만 그는 온갖 술수(術手)가 난무하는 무림(武林)에서 자라왔다. 왠만한 장사치 저리 가라다. 천조는 사부의 뒷모습만 보고 이론수업을 하지 않을 생각에 싱글벙글이였다. 하지만 사부의 앞에 있었다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크흐흐..."
사부느 엄청나게 비열하고 음흉하고 사악하고 사기꾼에 어울릴만한 웃음을 띄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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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냐플 Intersept。2006.10.14재미있군요 ^^ 앞으로 연재 잘해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