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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마(血魔) - 9. 非논리적인 사부

하이아칸 Boss사냥2 2006-10-12 18:22 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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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가 열심히 탈출을 위해 진법에 대한 정보를 모았지만 결국 마지막에 나와있던 사부의 한 마디로 인해서 좌절한 후, 사부가 돌아왔고 탈출을 시도한 사실은 간신히 숨길 수 있었지만 너무 탈출에 힘을 쏟는 바람에 집안일을 하나도 해놓지 않아서 무지하게 맞았다. 게다가 서고(書庫)에는 엄청난 양의 책이 어지러져 있어 사부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다음 일은 말할 것도 없다. 천조는 지옥에 잠깐 인사만 하고 오려다가 바둑 한 판 두고 간신히 지상(地上)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봐, 제자야."

 

"네? 왜요? 사부."

 

천조도 원한이 많이 쌓였다. 그래도 몸의 반응에 의해서 덤빌 생각은 못하지만 존댓말은 절대로 쓸 수 없었다. 절대로!! 그런데 사부는 또 그 사이를 파고 들어왔다.

 

"제자야, 내가 널 잘못 가르친 거니? 사부에게 그렇게 반말을 쓰다니 머리가 어떻게 된거냐?"

 

천조의 눈썹도 꿈틀거린다. 빌미를 잡힌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설 수 없었다.

 

"사부가 잘못 가르쳤죠. 사부처럼 애를 대하면 다 미쳐버릴껄요?"

 

절대 지지 않는다. 물러서면 천조가 아니다.

 

"그럼 너는?"

 

"저야 특별하니까요..." 

 

"웃기고 있네. 그런 놈이 좀 때렸다고 기절하냐?"

 

'그게 좀 때린건가? 세상이 이렇게 불공평해졌을 줄이야.'

 

별에 별 잡생각이 다 나긴 했지만 그걸 분석할 틈은 없었다. 조금이라도 질문[공격]과 대답[방어]가 지체되거나 이루어지지 않으면 밀리게 된다. 사부와의 말다툼에서 그렇게 진게 한두번이 아니였다.

 

"그게 좀 때린 거에요? 이 세상에 나 빼고 맞는 애들 아무도 없겠네. 아이고..."

 

일부로 슬픈 척하는 천조. 사부는 미동도 안한다.

 

"네놈의 정신이 약해빠진 것이다. 인간은 본래 적응의 동물인데 이조차 어찌 못한단 말이냐? 게다가 남자는 강인하고 대담한 양(陽)의 결정체. 이 정도도 못버틴다면 그건 남자로서의 실격이다. 암! 게다가 넌 근성(勤性)이나 인내(忍耐)도 없냐? 이런 놈이 내 제자라니... 쯪쯪."

 

'왜 여기서 양(陽)의 결정체라는 말이 나오지? 이상...'

 

천조는 생각을 의도적으로 끓어버렸다. 원래 이 때가 중요하다! 여기서 어이없는 말에 생각을 하다가는 자칫 대답[방어]하고 반격[반공(反攻)]의 기회를 놓친다.

 

"왜 제가 실격이에요? 그럼 이세상에 남자는 지금의 1푼도 안남겠네... 게다가 근성(勤性)도 좋고 인내(忍耐)도 다 좋은데 그게 지금 왜 나와요? 근성있고 인내심(忍耐心)이 좋다고 안 아픈줄 알아요?"

 

"흥이다! 그건 네놈이..."

 

"게다가 미치는 건 인내와 상관없다고요. 오히려 인내심 있는 척 하려다가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그냥 안 참고 어디다가, 아! 사냥이라도 하면서 풀어버리면 미칠 확률은 줄어들죠."

 

씨익!

천조는 웃어주었다. 사부의 양미간이 찌푸려진다. 교묘한 말 끊기로 천조가 이긴 것이다.

 

"호오... 네놈이 정말 가만히 있으니까 한 판 하려고 드는거구나."

 

"뭐, 말로는 뭔들 못하겠어요? 난 천재라고요."

 

그리고 둘 사이에 무너가 심요한 전류(電流)가 흐른다. 그 누구도 가까이 가지 못할 것 같은 묘한 위화감. 그리고 각각을 째려보고 있는 천조와 사부. 그 정적은 아까 뭔가를 말하려고 했던 사부가 끊어버린다. 

 

"후후... 말로 싸우니까 갑자기 네놈이 천재가 되는군. 좋다! 시작하지."

 

"언제든지요."

 

"지금 이 싸움은 거슬러 올라가 보면 네놈이 나에게 반말을 해서 생긴일이 아니냐? 사제(師祭)지간 중 제자가 사부에게 반말을 쓴다는 말은 들어** 못한 것 같다만?"

 

"존댓말을 쓰는 것은 상대에게 그만큼 존경심이나 경외감이 어려있기 때문입니다. 행동보다도 마음이 훨씬 중요하다는 말도 있지요. 사부처럼 제자를 대해서 누가 사부에게 존경심을 가지겠습니까?"

 

"그렇다면 할 말이 있지. 그럼 넌 지나가는 어른이 너에게 말을 걸었다. 처음보는 사람에게 존경심이 있을리 만무하다. 그럼 넌 반말이라도 쓸건가?"

 

생각해보면 할 말이 없지만 천조는 만들어야 했다.

 

"그럼 사부는 그 어른이 갑자기 자기 집으로 끌고가서 마구 패서 반 죽음으로 만들어놓은 후에 설거지고 장작패기고 집안일을 무급(無給)으로 시킨다고 가정해보십시오. 그 원수같은 어른을 존경말로 대하겠습니까?"

 

질문하면서 사부의 행동까지 집어넣는데 대해서 사부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진다. 천조의 얼굴에는 비릿한 웃음이 걸린다.

 

"네놈이 정녕 기어오르는군. 만일 내가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내가 말했던 무한한 근성(勤性)과 인내(忍耐)로 계속해서 맞고 일을 할 것이다. 그럼 나중에 그 어른도 그 성실함을 잊지 않고 보답해주겠지. 암 그럼그럼. 생각해보거라.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데, 가는 행동이 고와야 오는 행동 역시 곱지 않겠느냐?"

 

'사부가 그랬으면 정말 좋겠네요.'

 

자기는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 거면서 그렇게 말하는 사부. 역시 많많치 않다. 저렇게 적당히 흘려보내기를 쓴다면 좀더 강력하고 피하기 힘들만한 질문[공격]을 해**다.

 

"그렇게 말할줄이야... 그런데요 사부, 그렇다면..."

 

"게다가!!"

 

천조는 깜짝 놀랐다. 내공(內功)까지 실어서 소리치다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이건 또 무슨 계략인가? 왜인지 이리저리 생각해보다가 그 이유가 생각나고서는 천조는 얼굴을 찌푸렸다.

 

'**, 당했다.'

 

천조가 생각하면서 자신이 계속해서 말[공격]할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다. 한번 대답 후 질문[반격]하지 못할경우 그와 연관된 말을 함으로서 타격이 누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부는 미소를 지었다. 어느새 사부의 페이스로 이끌어가고 있었다. 천조는 반격하기에도 바빠 공격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일한다는 것은 그 어른의 집에서 먹고[食] 자고[住] 입는다[衣]는 뜻! 우리가 돈을 버는 것도 다 의식주(衣食住)를 위해서가 아니였느냐? 그걸 해준다는데 돈을 버는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이냐?"

 

천조는 반격을 바로 시작했다. 지금부터 조금만 더 반격을 못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 효과를 위해서 꼭 어이없다는 듯 과장되게 말했다. 이렇게 말하면 심리적 타격까지 유도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만약 사부 말대로라면 사람들 모두 노예로 일하지 뭐하러 일해요? 게다가 그럼 노예가 천한 직업이 아니라 좋은 직업이어야지... 솔직히 좀 더 좋은 의식주와 편리하고 개성있는 의식주를 위해서 일하는 거잖아요?"

 

사부는 일부러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 천조와 같은 수법.

 

"그건 모두 사람들의 욕심 때문이다! 의식주(衣食住)는 말그대로 먹고, 입고, 자는 것.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일 뿐이다. 좀 더 편리하고 좀 더 개성있는 문화가 아니란 말이다! 어짜피 의식주는 필요만큼만 실천하면 되는 것이지. 나도 이런 허름한 집에서 사람들과 단절되어 살고 있어도 만족하지 않느냐?"

 

'이런, 할 말이 궁색하다!!'

 

천조는 경악하고는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다행히 꺼리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것마저 없어지면 천조는 지는 것이다.

 

"잠깐만. 그럼 마구 패는건요? 마구 패는건 의식주(衣食住)도 아니고, 그 뭣도 아니잖아요. 솔직히 이건 애만 혹사시키는 거지 그 어른에게 조차 도움이 되지 못하는 행동인데요?"

 

반격은 그리 좋지 못했지만 광범위하고 효과적인 공격이였다. 거의 카운터나 다름 없었기에 논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할 말은 없었다. 애를 구타하는데 어떻게 옳다고 말할 수 있는가? 만약 사부가 말하지 못했을 땐 자신의 행동이 나쁘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므로 반드시 방어해야만 했다. 그러나 사부는 진정으로 천조와 논리(論利)를 동반하는 머리싸움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모른다!!"

 

"엥? 몰라요?"

 

그 이유는 즉, 천조야 반드시 말싸움에서 이겨야 했지만 자기는 최후의 수단인 주먹[拳]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주먹은 거의 절대적인 수단이였다.

 

"만약 왜 그렇게 패는게 좋은지 알고싶다면 노예들을 패 가면서 일을시키는 부자들에게 물어보도록! 난 그런 사람이 아니라 모른다!"

 

"잠깐! 그게 무슨 소리에요? 사부가 바로 그런 사람이잖아요!!"

 

그러나 그런 짓을 하는 사부는 오히려 웃으며 대꾸한다.

 

"내가 왜 그런 사람이지? 난 좋은 사람이야."

 

"맨날 내가 잘 못한다느니 허튼 짓 한다느니 하면서 때리잖아요! 그것도 그냥도 아니고 반죽음 상태로!"

 

"그거랑 이건 틀리지! 내가 널 때렸을 땐 수련의 목적으로 때린거다. 그런 어른처럼 의미도 없이 상호(相好) 나쁜 행동으로 때린게 아냐! 그 정당폭력(正當幅力)으로 인해 넌 몸이 단단해지고 성취가 빨라지는 등 많은 효과를 얻었다!"

 

정당폭력(正當幅力)? 사부 앞에서는 흰 것도 검어지고 검은 것도 하얘지는 모양이였다. 그게 정당폭력인가?

 

"그, 그게 정당폭력이라고요?"

 

"그럼 넌 수련시키는데 매도 가하지 않고 입으로만 수련시킬거냐?"

 

'이런, 당했다.'

 

왜 패는지 모른다고 우기면 뭐라 답할 것인가? 결국 천조는 말도 안되는 말만 해대는 비논리적인 사부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렇다면 난 나쁜 사람이 아니다. 때리는 것도 수련에 의한 것이고 집안일은 의식주를 해결해 주는 대신이지. 결국 난 네놈의 정당한 사부인 것이다. 이런 사부에게 반말이라니 말도 안되지?"

 

천조가 아무리 졌다, 하면서 그냥 넘어가려고 해도 소용없다. 사부는 챙길건 챙기는, 아니 오히려 더 챙기려고 긁어먹는 인간이다.

 

"예.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사부님."

 

사부는 음흉하게 씨익 웃었다. 소름 끼치는 웃음이였다.

 

"그리고 아까 반말한 벌은 받아야겠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따라와라! 좋은 걸 줄테니까!"

 

'어? 때리는 게 아니란 말야? 그럼 뭐지?'

 

뭘 준다고 하면 집안일 도구? 하지만 이미 공력을 온 몸 구석구석까지 사용하는 천조에게 집안일 도구가 무거워져도 이젠 상관 없었다. 그러나 완전 달랐다.

 

딸랑 딸랑

 

""자, 이거다! 이걸 팔다리에 있는 묵혼(默琿)에 차도록 해라!"

 

사부가 준것은 발랑거리는 방울 12개. 각 팔다리 묵혼에 3개씩 차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딸랑거리는 방울을 묵혼에 걸었다. 움직일 때 마다 소리가 났다.

 

딸랑 딸랑 딸랑딸랑

 

12개가 계속해서 울려대니 시끄려운 경망음(競妄音)이 되었다. 움직일 때마다 계속 울린다면 사람 정말 미쳐버릴지도 몰랐다. 설마 정말 이런걸로 정신적 타격을 주도록 하는 것인가?

 

'지금까지는 육제척인 고통만 있었는데, 새로운 것인가? 어떻게 하지?'

 

"사부, 이 방울들 데체 뭐에요? 딸랑거려서 신경쓰여요."

 

"훗, 신경쓰이지?"

 

"네, 그것도 엄청나게."

 

"소리가 안 나면 좋겠지?"

 

천조는 뭔가 불안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경계하면서... 불길한게 숨어 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는 움직이면서 딸랑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해라. 알았지?"

 

'에에엥?'

 

기겁하는 천조. 곧 방울들을 내려다보며 아주 조금, 몸을 조절하며 움직여보았다.

 

딸랑

 

역시 작지만 방울소리가 들려나왔다. 이걸 어떻게 하지? 천조는 앞길이 막막했다. 걸어가는 거야 어렵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수련할 때는 어떻게 하지?'

 

그랬다! 수련할 때는 사부에게 조금이라도 덜 맞기 위해서 최고의 속도로 막고 피해야 했다. 최고의 속도를 내자면 몸 조절이 당연히 흐트러지거나 불가능해진다. 게다가 사부에게 정신이 쏠려 방울에게서 정신을 떼버리면 여지없이 울려버릴 것이다. 이런 사부의 마음을 읽은 것일까?

 

"수련할 때 조심해라. 울릴지 몰라. 그럼 권각(拳却)이 날아갈 것이다. 그럼 난 이만, 좀 쉬었다가 대련한다."

 

그리고 사부는 나가버렸다. 천조는 울고 싶은 심정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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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당하는 천조. 아이고 또 당했네...

 

이 말타툼 쓰는데 꽤나 고생했음 (실은 '비뢰도' 21권에서 따온 게 있음. 보신 분들은 아시려나?)

 

크크큭... 이제 천조 어떻하지? 이제 묵혼 무게도 엄청나지는데다가 저런 방울까지... 

 

님들도 한번 방울 달고 소리 안내기 해보세요... 혹시 알아요? 학교 짱 될지... ;;

 

그런데 정말 비논리적인 사부!! 곳곳마다 튀어나오는 저 말도 안되는 말들!! 호홋! 솔직히 저것들이

 

없었으면 천조에게 사부가 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어짜피 마지막엔 주먹이 있으니 불가능???

 

이제 사부와도 같가지 기이한 인연들이 생기고 있네요...

 

(근데 이래서 언제쯤 사부의 틈을 탈출하고 세상으로 나가 활약할런지... 거 참.)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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