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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민
소설

Past Of Memories. from Maximin

하이아칸 미르루키페르 2006-07-27 12:38 597
미르루키페르님의 작성글 5 신고

~Past Of Memories...~

(약간의 역사적 사실은, 임의로 바꿨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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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그래, 300엘소라. 이번 달도 그냥은 빠듯한데..
내 손에는 300엘소라는 돈이 들려있다. 이번 달에 지급된 아노마라드 왕국의 복지 생활보조금으로, 힘 없는 노인들은 이 적은돈만으로 한 달을 살아가**다.
 귀족가정에서 주로 키우는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는데, 한 달에 600엘소가 든다고 하니,
이는 곧 이 빌어먹을 왕국의 복지시설이 얼마나 잘 되어있는가를 말해주고 있다.
나는, 마냥 이 돈만갖고 굶어죽을 순 없으니, 이번에도 다른 부업거리를 찾아보기로 했다.
지나가다 흩어져 있는 구인 포스터나 신문 등에는..
어디보자.. 미용사, 청소부, 요리 배달부.. 으잉? 게이바..? (각종 기구는 무료지급합니다?)
하아.. 어디 제대로 된 일거리 하나 없으니..

"어이, 막군!"
돈 소리 들린다. 하긴, 나같은 유능한 '멀티테스커'에게는 항상 일거리가 들어오기 마련이지.
"막군! 의뢰 들어왔어. 대략 기간은 한 일주일간 되고, 보수는 750엘소. 조금 짭짤한 건 하나 걸렸다구! 들어볼래?"

미리 말해두지만, 난 어느 정도 상술이나 독설의 경지가 꽤나 올랐다고 자부한다.
750엘소라는 돈은 나에게 있어서 충분히 짭짤한 돈이지만, 1000엘소까지는 올릴 자신 있다.

"잠깐, 나 같은 멀티테스커를 이용하는데 이용료가 750이라고? 이봐, 너무 하는거 아냐? 내가 계산해보면, 서비스, 부가가치세, 팁 등을 포함하면  관대하게 계산해도 1200엘소는 나오는데 말이지."

내 예상대로 그는 깜짝 놀랐다.
"뭐? 1200엘소라고?! 이봐, 장난도 정도 껏, 치라고!! 그 정도면 엄청나게 큰 술집을 통째로, 하루내내 빌릴 수 있다고! 그냥 850으로 끝내자. 응?"

멈추자고? 그건 안되지. 이쪽에는 밥줄이 걸려있는데 말야. 난 녀석이 말한대로 똑같이 나갔다.
"뭐? 850이라고?! 나도 불경기라서 그정도로는 힘들다구. 1200이 조금 많다면야.. 1100까지 깎아줄 요양이 있지.  아~ 난 이러다가 천국가는거 아닌지 몰라."

후후.. 이 녀석의 뭐, 씹은 표정이 볼 만 하군.
"9, 900!! 900으로 하자고! 나도 더 이상은 힘들다고!"

"우, 우왓?! 그렇게 막 깎아대면 어쩌자는거야, 좋아 1050!"

"아, 이 선에서 끝내자니까! 제발 부탁이다. 응? 내 사정도 제발 봐주라고..! 950...!!"

이 정도까지 했으면, 그만 고개를 끄덕여줘도 되련만, 내 양심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1000!! 이 이하로 깎을 생각은 꿈도 꾸지마. 아깝다면, 난 이만 가보겠어."
큭큭큭.. 녀석은 울며 겨자먹기로 대답했다.
"자, 잠깐!! 알았어, 알았다고! 1000으로 하자고! .. **.. 네놈이 원한 가격은 처음부터
1천 엘소였지? 쳇, 교묘한 녀석같으니.."
후후훗, 어떻게 그렇게 내 마음을 콕 찝어낼까? 하지만, 난 무뚝뚝한 표정을 지었다. 최대한 기쁘지 않은 척 해야 하기때문이다.

"자, 쓸데없는 장난은 그만두고, 이제 일 이야기로 넘어가볼까."
어라, 갑자기 일 이야기를 하자니까, 울상이던 녀석의 상판이 갑자기 심각하게 굳어졌다.
어려운 일인가봐.. 조금 더 부를 걸 그랬나..

"이봐, 막군"
갑자기 짜증이 솟구친다.
"어이, 자꾸 막군, 막군, 하는건 그만둬. 함부로 남의 이름을 그렇게 줄여대지 말라고!"

그렇다. 내 이름은 '막군'이 아니라고. 사람들이 자꾸 내 이름은 짧게 줄여 부르지만 나에게는 엄연히 『막시민 리프크네』라는 자랑스런 이름이 있단, 말이지. 흠, 흠..
"그래, 알았어. 막시민.. 다름이 아니라, 이번 일은 트라바체스에서 오게된 노예들을 밀수입하는거다. 근데, 아마도 이쪽 아노마라드 왕실에서 눈치를 챈 것 같아.. 그래서 아마도 노예들을 수용하는 항구쪽에서, 분명 감시가 붙을게 분명해. 넌 그 부분만 제거해주면 돼. 너의 그 의외로 믿을만한 검술로 말야. 알겠지?"
난 별 일 아니라는듯, 장난조로 받아쳤다.

"이봐, 의외는 빼지그래?"
"어쨌건, 배는 밤 11시쯤에 아노마라드 남부 쪽에 있는 『항구도시 나르비크』에 도착할 예정이야. 여기선 꽤 긴 거리지."
그 녀석은 더욱 더 목소리를 낮추며,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 길드에서 이미 마차를 대기시켜 놨어. 곧장 그걸 타고, 도시 안으로 들어가. 그럼 잘 부탁해."
"맡겨만 달라고."
나는 자신있는 어조로 말했다. 그 녀석도 나에게 마차를 대기시킨 위치가 적힌, 약도를 주면서, 살짝 웃어보였다.
"너만, 믿을게."

나는 대답대신 손을 흔들어주었고, 그 약도에 적힌 길로, 천천히 들어갔다.

그 때.. 나는 그 녀석이 작게 중얼거리는 것을 차마 듣지 못했다.

"후훗.. 막시민 리프크네.. 이번이 널 볼 수 있는 마지막장면이겠군.."


*      *      *       *          *        *        *       *       *          *   *

길을 걸으면서 생각했다. 그렇다. 난 돈 되는 일이라면 저런, 불법에 관련된 일이라도 닥치는 대로 했다.
그렇게 때문에, 또 그렇게 일 하는 녀석들은 많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불법사업가들은 나같은 사람에게 의뢰를 하고, 또 자신의 일이 당당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아까 내가 의뢰비등을 높게 불러도,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다.
덕분에 이런 일은 위험성이 높지만 벌이 하나만큼은 꽤나 짭짤한 일이었다.

뭐? 불법이 나쁘다고? 합법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하.. 이봐, 그런 살아가는데, 아무 볼일 없는 논리는 집어치워.

합법이라고? 물론, 합법대로만 살면 뒤캥기는 것 없이 당당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정치나 법관련 쪽의 일이라면 매우 배척했다.
아니, 한 단계 더 나아가, 그쪽에 관련된 사람들을 나는 저주하고, 또 경멸한다.
합법이 해준 일은..? 합법적으로 살아가고 있던 나와 가족들에게 돌아온 결과가 뭔 줄 아는가?


귀족들이 자기 이익을 챙기려고 멋대로 정해놓은 왕국이라는 사회체계를 혁명으로 바꾼다나 뭐라나 하며, 어디에 처박혀서 4년째, 돌아오지도 않는 아버지. 그래서 힘들게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었던 어머니는 어느 귀족에겐가 끌려가, 온갖 연행을 당하시고는 몇 개월째 소식도 없다. 가족이 파괴된 후, 거의 거지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던, 나와 여섯명의 동생들은 부모님이 돌아오시길 기다리며 굴욕과 굶주림을 참아가며 생활하고 있었다.
 그 때.. 그 때까진 나와 동생들은 부모님만 돌아오시면 그 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충분하진 않지만.. 걱정 없이 살아가는 그런, 가정생활말이다.
그렇게 믿고 있었기에, 난 배고픔에 못이겨 울음을 터뜨린 동생들에게 타이르고 또 타이를 수 있었다.
「걱정마. 조금만 더 참으면, 부모님이 돌아오셔서 맛있는 것들을 잔뜩 사주실거야.」
「흐흑.. 정말이야, 오빠?」
「그럼! 당연하지. 아버지와 어머니는 우릴 절대 버리실 분이 아니야.」
「으앙~ 나 배고파 형...!!!」
「아빠랑 엄마, 벌써 몇 개월째 소식도 없잖아.. 으앙!!」

「거, 걱정마..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참으면...」

아팠다. 그리고 괴로웠다.
 그 당시 열 다섯살이었던 나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6명의 어린 동생들에겐, 어머니의 공백은 매우컸다.
그나마 먹을 수 있었던 한 숟가락의 밥도 먹을 수 없게 되었고, 내가 아무리 갖은 굴욕과 힘든것을 참아가며 일을 해보아도, 어린 소년이 여섯 명의 동생과 자기자신의 입을 관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어떤 때에는 그 일도 구하지 못하여, 지독하게 배를 곯아본 적도 다수였다. 집안 허드렛일을 담당하면서도, 귀족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들은 나를 마치 벌레취급하였고 어떤때는 발로 차이기도 하며, 심한 경우는 채찍질까지 받아왔다. 그렇게 합법적으로 번, 나의 하루 급여는 겨우 50엘소.

 평민들의 단 두끼 식사값도 안되는 이 돈을 가지고 나는 불평없이 식량을 구해서, 6명이나 되는 동생들과 나누어 먹어야 했다.
그렇게, 몇 개월동안 생활하다가 병을 얻었을 때는 일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치료할 돈이 없는 건 당연하고, 그렇다고 일을 쉬기라도 해서 동생들을 굶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가끔가다가는 채찍질을 당하면서, 이대로 죽어버리고 싶기도 했다.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난 어리석게도 믿고 있었다. 그 믿음을 꼭 쥐고 있었다.
언젠가.. 언젠가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시 우리의 곁으로 돌아와 주리란 것을.. 그래서 그 동안에 있었던 일을 위로 받고, 다시 부모님 품에 안겨, 기댈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렇게.. 그렇게.. 생각했기에, 나는 갖은 고생을 전부 이겨낼 수 있었다.

굳게 믿고.. 또 믿고 있었기에..

하지만 하늘은 나의 믿음을 오래 지켜주지 않았다.
오히려 신은, 그 동안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뼛 속 깊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그 날도, 마음 속으로 부모님에 대한 믿을으로 하루를 견뎌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그 때까지 굳게 믿고 있었지만..

그 믿음마저...
그 다음 날, 어떤 병사가 우리 집 앞에 집어 던진, 어머니의 시체를 본 후..
모든것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에잇! 더러운 년..! 반항만 안 했어도...」
난 한 동안 얼굴이 새파해져 멍하니 있던 중.. 어린 둘째가, 그 장면을 보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 동생은 소리쳤다.
「혀..형... 어, 어머니가... 어머니가!!!」

동생은 어머니의 시체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병사에게 대뜸 달려들어 소리쳤다.
「어머니를 살려내!!! 어머니, 어머니를 살려내란 말야!!」
「이, 이 자식이!! 저리 꺼지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
병사가 칼을 꺼내며, 동생을 위협하고 있어.. 막아야지.. 막아야지!!.... 하지만......
「살려내!! 살려내!!」

「이 자식이..!! 죽어랏!!」
난 순간 정신이, 퍼뜩 들었다.
「아, 안돼! 프란츠!! 피해!!!」

서걱...!!

나의 비명소리와 동생이 검에 베여 나뒹구는 것은, 거의 동시에 벌어진 일이었다.

「프란츠, 프란츠!! 정신차려, 프란츠!!」
「마..막시민.. 형..」
「아, 안돼, 프란츠!! 프란츠, 안돼!!」

동생의 눈가에 눈물이 흐른다.. 곧이어 몸에 베인 피와 그 눈물 방울이 섞인 후, 땅바닥에 떨어졌다.
「혀.. 형.. 숨이 안쉬어져.. 나.. 죽는 거야..? 형...」
「아냐, 프란츠..!! 마음을 굳게 먹고.. 정신을.. 정신을 놓지마!!」

동생은 숨을 헐떡 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숨쉬는 느낌이 안나는지, 계속 아파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이 뭔가 느꼈던 것일까..

「혀..형... 나..먼저.. 어머니를 만나러.. 갈..게...」


동생의 떨림이 멈춰버렸다. 그리고 내 손을 굳게 잡고 있던, 동생 프란츠의 손은.. 축 늘어져 버렸다...
내 입에선 알 수 없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아.. 아...아...」
곧.. 나는..
「아...프, 프란츠...흐흑...흑흑....」
나는 프란츠의 얼굴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사람은... 사람은... 고작, 이런 곳에서 죽으려고, 태어나는 것인가..
고작.. 이것이 이 아이에 대한 운명인 것인가..!! 죽을 고생해온 보람이 이것인가..
이것이.. 이것이 신의 뜻이란 말인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난 본능적으로, 그 더럽게 도망치려는 병사를 주시했다!
내 손에는 큼지막하게 생긴 돌덩이가, 어느 새인가 손에 쥐어져 있었고..
「으아아아아아!!!!」

난 괴성을 지르며 다짜고짜, 그 병사의 머릴 찍어버린 후, 땅바닥에 쓰러뜨렸다.
병사는 내 기습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바닥에 쓰러진 후도, 저항 한 번 못했다.

난.. 그 녀석의 위에 올라탄 후, 검집에서 칼을 꺼냈다.. 동생의 붉은피가 묻은.. 이 검을..
그 병사의 머리에 천천히, 겨눴다.
죽여버리겠어.. 죽여버리겠어..
하지만 병사는 끝끝내, 이상하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흐흐흐.. 그런 눈으로 쳐다** 말라고. 그러면 내가 너희 아버지 소식을 들려줄 수 없잖아? 후후..」

뭐..? 아버지? 이런 쓰레기같은 녀석이 아버지의 소식을 알고 있단 말인가..
난 아버지란 말이 튀어나오자 이 동생을 살해한 녀석을 죽이는데 기어이, 멈칫하고야 말았다. 동생을 죽인 녀석이란 걸 알면서도..
「크크크.. 너희 아버지는.. 정말 인간말종이지.. 자신의 아내를 죽인 귀족인 줄, 알면서도.. 귀족이 제시하는 돈과, 지위에 눈이 멀어 무릎을 꿇은 비겁한 자이지!」

뭐, 뭐라고..? 아버지가.. 어머니의 원수에게 무릎을 꿇었다고..?
「아냐.. 그럴리 없어.. 그만해.. 그만해!!!」

내 절규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병사는 계속 지껄여 댔다.
「그리고 밥 한 숟갈에, 충성을 맹새했다.. 크하하하핫!! 넌 그 자의 핏줄이겠지? 크하하하하하핫!!」

파악...!!

괴상한 웃음 소리를 들으며 난, 내 손에 들린 검을 던져버리고 아까 가져왔던 돌덩이로 그 녀석의 머리를 수없이 쳐댔다.

퍽!! 퍽!! 퍽!! 퍽!! 퍽!!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은 채, 계속 쳐댔다. 계속해서..... 계속해서.....

사방으로 피와 살덩이가 튀어나갔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들려오던 병사의 비명섞인 웃음소리도.. 어느 새인가,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그 병사의 얼굴이 뭉개지고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때가 되었을 때가 되서야, 비로소 그 피묻은 돌덩이를 옆으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그 옆으로 풀썩, 쓰러졌다.

똑똑.. 똑.. 똑... 쏴아.... 쏴아아아-

비가 오기 시작했다.. 내 얼굴과 손에 묻은 핏방울들을 씻겨주려는듯.. 내 몸을 천천히 적셔갔다. 내 얼굴에서는.. 눈물인지.. 빗방울인지.. 모를 것들이 흘러내렸다.
도대체.. 자신은 무엇때문에, 살아가고 있는걸까.. 왜 나에게만 이러한 시련이 닥치는 것일까..

내 젖어버린 갈색머리털이 동조하듯, 어둡지만 또한,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울었다. 그리고 절망했다.

동생과.. 내 믿음을 잃은, 지금.. 내 인생은 철저하게 무너져 내려가고 있었다.
「뭐가 법이냐.. 뭐가 부모냐.. 뭐가 신이냐..」
내 볼에 흐르는 뜨거운 건 눈물인가.. 비는 계속 내렸다. 아주 세차게..

「큭큭큭...」
난 어처구니가 없게도.. 울음대신, 웃음이 나오려고 했다.
「하..하하하..하하..」
「크핫핫핫핫핫핫!!!...」

뭐야.. 크핫핫.. 그러니까.. 이미 몇 개월전인가, 죽어버린 어머니와.. 귀족 밑에서 우리들의 존재따윈 잊은 채, 잘 살고 있는 아버지를.. 그들을 기다리며 그 고통을 참고, 또 위안을 삼아왔단 말인가.. 어리석기 짝이없구나, 막시민!

나 자신이 우스웠다.
후후후... 그래.. 그랬던거야.. 희망과 용기따위만 있어선.. 아무 것도 주어지지 않아.. 그런 것 따윈.. 자기위안의 도구 밖에 지나지 않는 것이야..
희망을 믿고.. 멍청하게 참고, 견디는 녀석에겐.. 더욱 더 철저한 짓밟힘이 기다리고 있을 뿐.. 이 세상엔 자길 도와줄 사람은 없다는 걸 알아야해..

부모라고? 하! 그들이 자길 길러주면서, 순수한 사랑만 가지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은 채, 그저 길러주기만 할 것 같은가?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전혀 생각지도 않고?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착각.. 그것이 세상이 돌아가는 순리라는 걸.. 경험해 봄으로서.. 더 이상의 말 따윈 필요없었다.
나는 그렇게 살아왔다.. 그것이 나의 인생이었다. 따라서 그에 따른 인생관이 형성되었다.

 병사들이 곧 닥칠 것이다. 물론, 자신은 살인죄로 끌려가겠지..
하지만..? 우리 어머니를 죽인 귀족도 역시 같은 처벌을 받게 될까? 하! 당치도 않은 일이었다. 분명 더러운 돈으로 자신의 죄를 뒤덮어버리겠지.. 아무도 볼 수 없도록..
그래. 그것이 세상의 순리이자, 진실인거야.

그리고 그는 결정해야 했다.
비겁하게 도망쳐서 자유롭게 살 것인가. 정당하게 남아서 범죄자가 될 것인가.
그는 현실주의자였다. 그리고 현명했다.
그것을 증명해주는 것은, 그가 바로 전자쪽을 선택했다는 것에 있다. 그는 불평등한 법을 따르면서까지 감옥으로 끌려가려는 바보같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도망쳐야해.'
하지만 무언가가, 그의 발목을 붙잡는 것 같았다. 어머니의 시체? 동생의 죽음? 다름 아닌, 나머지 5명의 어린 동생들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남는다고 해봤자, 며칠 이내로 잡혀들어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무것도 못한 채 한 번 뿐인 인생이 끝장 나는 것이다.
그는.. 그대로 도망쳤다.

동생들은 그런 날.. 말 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이.. 하지만 며칠 후, 배고픔이 극에 달하여 죽음직전까지 이르게 된다면.. 그들도 알게 되겠지..

세상의 순리를.. 진실을.. 그들이 평범하게 그냥 굶다가 죽을 것 같은가? 천만에..
모든 인간에겐 살려고 발버둥 친다는 본능이 있다는 것을, 방금 자신에게서 느꼈기 때문이다. 그들은 옆집에 구걸을 해서든, 상점에 가서 물건을 훔치든.. 자신의 생명을 연장해 나가려고 안간힘을 쓰겠지.. 잡힌다고 해도, 결국 그건 그들 스스로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다.

내가 나간 후, 그들은 정말로 그랬고, '우리'가 아닌 '자신'들의 생활 체계로 확연하게 변해있었다. 부모의 도움은 전혀 필요없을 만큼의 자립공동체 생활로 목숨을 연명해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먹을 것은 자신이 구해와야했고, 그것을 구하지 못한 사람은 배고픔에 굶주려야 하는... 그런 생활을 해왔다. 나누어 주는 것 따윈 없었다. 여섯살짜리 여린 동생들은 배고프다고 울어봤자,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정도는 이미 깨달아버린 것 같았다.
나 역시 그렇게 살아왔다.
현재까지.
지금까지.
아노마라드 남부행 마차를 타는 이 순간까지..

막시민은 마차의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괜히 싫은 과거의 기억이 떠오른 것을 빨리 잊어버리고, 다시 나에게 속삭였다.
'세상엔, 돈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존재하지. 하지만..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

마차는 덜그렁거리며 빠른 속도로 아노마라드 남부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쉴 새 없이.. 멈추지 않고, 계속..


~Past Of Memories...~ The END.

전체 댓글 :
5
  • 조슈아
    네냐플 0프린스0
    2008.01.15
    감동적이네요~
  • 보리스
    네냐플 DeathAris
    2006.07.28
    너무 멋진 소설이군요! 확실히 돈이 없으면 살 수도 없는 세상이지요.
  • 루시안
    네냐플 『룬』WEAVE
    2006.07.27
    잘시간이라서 내일 다시보겠샴 잼잇어보이네여 ㅎㅎ 샤방 샤방 ^_^
  • 티치엘
    네냐플 상큼이레몬☆
    2006.07.27
    뭐, 소설인 만큼 그런건 신경 안써도 되겠죠(창작 이니까요 'ㅂ') 이산한거에 태클걸어서 죄송합니다아(...
  • 티치엘
    네냐플 상큼이레몬☆
    2006.07.27
    'ㅂ'! 막군의 이야기 로군요! 지금의 삶에 찌든 모습이아닌 순수한 막군의 모습이 새롭습니다아. 한가지 드릴말씀이 있다면 막군의 동생들은 모두 자립심(?)이 강해서 혼자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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