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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Chapter 1-10 분노

네냐플 〃푸른태양〃 2011-06-05 20:14 1378
〃푸른태양〃님의 작성글 5 신고

 

롱소드의 무정한 말이 클로에의 귓잔등을 때리고 난뒤였다.

클로에는 아무 말도 없이 멍하니 롱소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롱소드는 그런 클로에를 조롱이라도 하는듯이 알듯 모를듯한 옅은 미소를 보였다.

마치 모든 것을 훤히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 ... 내 인내심과 자비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게. 귀족 영**써의 품위도 인간의 감정에 휘둘릴 수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겠지? "

멍한 표정을 급히 숨기고선 클로에가 롱소드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 이야~ 귀족 스스로의 한계를 느끼는 귀족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요? 귀족도 인간이라는 점을 안타깝게도 몇몇 고귀한 혈통은 잊어버리더군요. "

롱소드가 감탄 한듯이 눈을 약간 크게 떴다.

 

" ... 일개 모험가가 귀족과 왕실의 삶에 대해서 무엇을 안다고 지껄이는겐가? 그대의 배짱이 아무리 대단하다지만 심히 불쾌한 말이군. "

클로에가 부채질 하다 멈춘 부채를 배에 천천히 대며 말했다.

 

" 일개 모험가가 무엇을 알겠습니까!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하지만 일개 귀족도 고귀한 모험가의 삶은 알지를 못하죠. 삶과 죽음, 책임과 권리 ... 뭐 그런 논리죠, 하하. "

롱소드가 가볍게 클로에의 말을 웃으며 받아 쳤다.

 

" 고귀한 혈통으로써의 책임과 권리는 일개 모험가 따위가 평가할수 있는게 아니란 말일세. 점점 내 인내심과 자애에도 한계가 보이기 시작하는군. "

클로에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롱소드를 째려 보았다.

 

" 저런저런~ 아직 이러한 사실에 대해선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있나 보군요. 하지만 이젠 곧 익숙해지시겠죠, 그런 사람들과 떠나셔야 하니 ... "

롱소드가 말 끝을 살짝 흐렸다.

 

" ... 무슨 말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내 분명 경고했을 터인데?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말이야. "

클로에가 듣기 싫다는 듯이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 하하, 기분이 정말 언짢으신 모양이군요. 하지만 저는 '도움을 주는 사람' 이라구요. "

롱소드가 어린 아이 다루는듯한 애정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 이게 지금 '도움'을 주고 있다고 그대는 생각하는 모양인가 보군? 모험자 따위에게서 받을 도움은 없어. 그런게 설사 있다 하더라도 거절하겠어. "

클로에가 더 이상 인자로운 목소리가 아닌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 이렇게나 아름다우신 공녀가 모험자를 그렇게 대하시면 섭하다구요! 하하~ 두고 보세요. 제가 도움을 드릴지, 괴로움을 선사할지 ... 저는 정말 조력자라구요, 조력자! "

롱소드가 이 상황이 재밌다는 듯이 어깨를 살짝 들썩이며 말했다.

 

" ... 폰티나 가의 영**써 명령하겠네.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버려. 내가 말을 마친 후에도 그런 역겨운 표정으로 웃고 있다면 결코 무사히 집에 돌아갈수 없을걸세. "

더 이상 클로에의 눈에서는 인자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살기가 넘치는 눈빛으로 클로에는 롱소드를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

 

" 에이~ 그래도 제 본연의 목적은 먼저 이루고 가야 ... "

 

 

롱소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클로에가 눈을 감고 입으로 무언가를 중얼 거렸다.

그러자 그녀의 등 뒤에서 육각형 모양의 얼음 결정들이 여러개 만들어졌다.

얼음 결정들은 클로에의 분노를 대변이라도 하는듯, 매서운 김을 뿜으며 롱소드를 향해 날아갔다.

 

롱소드가 날아오는 얼음 결정들을 보고선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롱소드가 오른손을 뻗어 손바닥을 펼치자

롱소드를 향해 달려오던 얼음 결정들은 마치 블랙홀에 빨려가듯이 롱소드의 손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 이런이런, 이렇게 저를 놀래키시다니 ... 정말 못말리는 공녀시로군요! "

롱소드가 이마에 맺히지도 않은 땀을 손으로 닦는 시늉을 했다.

 

 

이 광경을 지켜 본 클로에는 롱소드가 의미 심장한 말로 클로에의 생각을 마비 시켰을때와 같은

놀라움과 이해할 수 없다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 하하, 조금 놀라셨나요? 아직은 성장하는 단계라 그러신지 조금 마법이 덜 완성된 느낌이군요. "

롱소드가 윙크를 했다.

 

" ... 방금 무슨 ... "

 

 

이번에는 클로에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롱소드가 그의 호주머니에서 긴 홀을 꺼내 들었다.

분명 그 작은 호주머니 속에는 들어갈 수 없는 크기의 홀 이였는데,

마치 상상의 나라속에 있는듯 그러한 크기와 형태를 무시한채 '소환'에 가까운 모습으로

롱소드는 긴 홀을 꺼내들었다.

 

 

" 말을 끊어서 죄송하군요.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하지만 저는 시간이 없어서 더 이상 공녀님이랑 놀아드릴 수가 없답니다. "

롱소드가 말을 이었다.

 

" 클로에님의 견해와는 상관 없이 이 홀은 클로에 님께 숙명적으로 주어진 것입니다. 흠 ... 홀이 클로에님을 선택했다고 해두죠. "

 

" 지금은 쇠붙이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 클로에님이 이 홀과 함께 성장하신다면 '새의 날개'와도 같고, '불의 뜨거움'과 같은 그러한 절대적 관계로 발전해나갈 겁니다. "

 

롱소드가 흠칫 놀랐다.

 

" 이런이런 ... 초반에 너무 많은걸 얘기했군요 ... 아무튼, 앞으로 마법을 쓰시거나 수련을 하실때는 이 홀을 사용하시길 강력히 추천하는 바 이입니다, 크큭. "

롱소드가 신하 흉내를 내면서 홀을 클로에에게 던졌다.

 

 

분명 롱소드와 클로에 사이에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었고

클로에는 전혀 손을 펼치는 동작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긴 반짝이는 홀은 마치 그녀가 잡은듯이 그녀의 손에 잡혀 있었다.

 

 

" 아니 ... "

클로에가 알수 없다는 표정으로 언제 잡았는지도 모를, 그녀 손 안의 못할 홀을 바라보며 말했다.

 

" 더 이상의 질문은 그만! "

롱소드가 손바닥을 클로에에게 펴서 그녀의 질문을 막았다.

 

" 클로에님이 그토록 고민하시던 '뜻있는 모험'을 하고 싶으시다면 이번 첫 만월이 뜨는 날 나르비크의 대저택 앞으로 오세요! 아아, 혹시 모르니 구체적으로 '애쉴트 백작'의 대저택입니다. "

롱소드가 매우 빠른 속도로 말했다.

 

" 난 간다고 한 적 없 ... "

클로에의 말을 롱소드가 또 막았다.

 

" 모험을 하실지 안하실지는 클로에님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또 가죽 소파위에 드레스를 입고 길들여지는 고양이처럼 있고 싶으신지, 자기 자신을 깨닫고 무언가를 알기를 원해 모험을 떠나는 당찬 귀족이 될지는 클로에님이 결정하는 거라는 거죠. "

롱소드가 손목에 있지도 않은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 아참, 그리고 하나 더. 그 홀은 클로에님이 모험을 떠나지 않으리라 결심하시면 사라질겁니다. 아니, 가루가 되어 천천히 부식되어 재더미로 변해버릴 거죠. 마치 클로에님의 꿈이 한 줌의 재가 될수도 있듯이 말이죠. "

롱소드가 윙크를 하며 말했다.

 

" 그 홀, 값으로는 매길 수 없고 어디서도 살 수 없는 빼어난 스태프라구요! "

 

 

롱소드가 서서히 모습을 감추며 마지막 말을 클로에에게 외쳤다.

그의 밑에 마법진이 그려지더니, 흰 빛의 기둥들이 그를 천천히 감싸면서 그의 모습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러한 흰 마법진과 빛의 기둥속에서 클로에를 향해 따스히 웃고 있는 그의 눈동자와 손을 흔드는 모습은 또렷이 보였다.

 

 

전체 댓글 :
5
  • 나야트레이
    하이아칸 Amber。
    2012.05.28
    롱소드 ㅋㅋㅋㅋ
  • 란지에
    하이아칸 LozenCrantz
    2011.07.30
    너무 롱소드다워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 보리스
    네냐플 人生無上
    2011.07.14
    매크로등장도 써주셈
  • 란지에
    네냐플 폭풍분노
    2011.06.29
    붕노가 치민닼ㅋ으앜
  • 이스핀
    네냐플 갈래귀
    2011.06.06
    깐족거리는 롱소드 ㅋㅋ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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