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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pisode 1. Chapter 1-3 깨달음

네냐플 〃푸른태양〃 2011-05-14 18:56 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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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서쪽과 동쪽이 비명과 혼란으로 조용히 잠식 되어 갈때

하늘은 그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푸른 하늘과 밝은 태양으로 꾸며져 있었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순진해 보이는 푸른 하늘과 파괴가 즐겁다는 듯이 웃는것 같은 태양 ...

그 아래에서는 죽음에 맞닿은 무고한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아니, 무고하다고 보이는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 세계의 기둥인 서방과 동방을 몰락 시키고 있다니 ... 흥미롭군 "

여성의 목소리와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는 형상이 말했다.

 

" 이런 식으로 세계를 파괴하겠다 ... 이건가? "

남성의 목소리와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오는 형상이 말했다.

 

" 재미있지 않은가? 신을 우롱하고 비웃던 존재가 신에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다니 .. 후훗 "

여성이 가소롭다는 듯이 미소를 띄었다. 그러자 그녀 주위의 밝음은 서서히 어둠으로 물들어 갔다.

 

" 그대가 한때 만들었던 피조물이네. 자네의 본연의 목적과 다르게 파괴되어가는게 즐겁단 말인가? "

찬란한 빛의 형상이 반문하듯이 따졌다.

 

" 목적에 알맞지 않은 불량품들은 없어져야 해. 그것이 효율성과 생산성이라는 인간의 개념이더군. "

차가운 여성의 목소리가 공허하게 울려 퍼졌다.

 

" 보아하니 이대로 두지는 않을것 같군. 누구를 선택해서 어찌 이를 해결 하려고? 그대가 직접 개입 할겐가? "

어두움으로 물들어갔던 여성의 빛이 서서히 다시 밝아졌다.

 

" 기둥들이 무너졌으니 궁궐이 무너지기는 일보직전 ... 그대 말대로 가만히 있지는 않을거야. "

빛이 순간 더욱 더 강렬하게 빛나더니 이내 알수 없는 공간의 빈 공간을 에워쌌다.

 

 

미지의 공간에서 알수 없는 두 존재가 대화를 하고 땅을 내려보고 있는 동안

서방의 붉은 날개의 새는 더욱 더 동쪽으로, 동방의 푸른 여성은 더욱 더 서쪽으로 이동해 갔다.

 

 

" 때가 다가왔군. '찬란한' 오를란느의 멸망이 뜨거운 불꽃과 함께라 ... 나름대로 역사적 순간이군. "

붉은 날개의 새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거대한 불꽃 회오리를 뒤에 거닐고 있는채 공중에서 말했다.

아니, 분명 말은 안했지만 말한 것과 같은 사념파가 사방을 에워쌌다.

 

붉은 날개 새의 밑에서는 엄마의 손을 잡고 어떤 아이가 달리고 있었다.

작은 발걸음이였지만 그 누구보다 절박해 보였다.

어쩌면 그 아이의 살기 위한, 그리고 그 아이의 엄마와 함께 있기 위한 본능이였을지도 모른다.

 

" 저런저런 ... 가엽기 딱이 없군. 하지만 더러운 존재는 깨끗이 청소해야 하는게 맞겠지 ... "

붉은 새가 조롱하듯이 말하고선 공중에서 땅으로 갑자기 하강했다.

 

붉은 새가 아래로 엄청난 속도로 내려가자, 붉은 새의 이동 흔적으로 엄청난 바람이 몰려 들었다.

꼭 바다에서 거대한 두 파도가 서로 맞부딪혀 굉음을 내듯이,

이 두 공기의 마찰은 엄청난 소리와 함께 서로 부딪혔다.

 

달리는 꼬마와 엄마의 바로 위에 비웃듯이 붉은 새가 날개짓을 하고 있었다.

꼬마와 엄마의 눈에는 공포를 넘어선 엄청난 불안이 보였다.

 

" 제발 .. 이 아이 만이라도 .. 살려주세요 .. 제발 .. "

꼬마의 엄마가 눈물 가득한 눈으로 붉은 새에게 말했다.

 

" 엉엉 ... "

꼬마는 주체할수 없는 두려움으로 이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 안타깝고 ... 애절하고 ... 무식한 사랑이군. "

붉은 새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키득키득 웃는 소리를 냈다.

 

" 내가 둘 중 하나를 살려 준다 했는가 ... ? 내가 그대들 모두를 없애버린다면 ... ? 큭큭 "

붉은 새가 웃긴것을 보는냥 큭큭 웃었다.

 

" 제발 ... 제발 ... 이 아이만이라도 ... "

아이의 엄마가 부들부들 떨면서 호소하였다.

 

정체 모를 어떤 아이와 엄마가 숨가쁘게 불꽃을 피해 뛰어가고

그들 머리 위를 덮쳐오는 부러지고 불타는 나무와 곳곳에서 터지는 화염을 피해 이리 저리 뛰는 그들의 모습이

영사기에 돌려져 나오는 한 편의 영상과 같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잠깐의 순간도 없이, 숨을 들이 마실 여유도 없이 어떤 아이와 엄마는 그렇게 타오르는 불꽃으로 사라졌다.

그들의 애환과 슬픔이 뿜어져 나오듯, 유난히 그 불길은 어두워 보였다.

 

 

" 저런저런 ... 아무리 어리석고 하찮은 인간이라지만 ... 저건 조금 안타깝군. "

공허한 공간, 하지만 가득 찬 어떤 미지의 공간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말했다.

 

" ... 안타까우면 그대가 도와주지 않겠는가. "

빛 속에 있는 남성의 목소리가 분노와 슬픔에 섞여 조용히 퍼져 나갔다.

 

" 하아 ... 나는 이번만 도와주겠네. 다만, 결코 힘을 사용하지 않을거야. "

빛과 어둠이 공존하던 여성의 형상에서 빛이 서서히 어두움을 삼켜 나갔다.

여성이 말을 마치고 난 뒤 알수 없는 공허한 공간에서 바닥에 무슨 마법진과 같은것을 그리며 사라졌다.

 

" 일이 더 퍼지는 걸 막기만이라도 하겠군 ... "

빛의 남성이 안타깝다는 듯이 조용히 말했다.

 

여성이 사라진지 일 초도 안지나간 순간만에 그녀는 푸른 하늘에 나타났다.

그녀의 아래에는 불타오르는 붉은 오를란느와 얼어 붙어가는 푸른 하이아칸이 있었다.

 

" **듯이 날뛰고 어린 아이마저 없애버리니 나까지 화가 나잖아. "

여성이 짜증난다는 듯이 말했다.

 

" 그냥 조용하게 사라져 버릴것이지, 귀찮게 움직이게 하다니 ... 각오는 하고 있겠지 ... ? "

여성이 고개를 아래를 향하고 불타오르는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 비록 더욱 더 많은 것을 파괴할지는 모르겠지만 ... 불은 잡겠군. "

여성이 서방의 불타오르는 오를란느를 향해 물에 뜬 꽃과 같이 부드럽게 나아갔다.

 

" 일이 잘 되가고 있군 ... 모든 것이 불타 올라, 어느덧 오를란느의 심장에 불꽃의 화살을 쏘다 .. "

붉은 날개의 새가 중얼거리듯이 사념파를 만들어냈다.

 

" 시끄럽고, 누가 우리가 만든 세계를 함부로 건드리고 변환 시키라 했는가. "

여성이 가소롭다는 듯이, 마냥 하찮은 벌레를 보듯이 말했다.

 

" 그대가 관여할 일이 아니지 않는가? 인간을 경멸해하던게 누구였는가? 바로 비아누 아니였습니까? "

붉은 새가 반문하듯이 따졌다.

 

" 나 비아누가 인간을 경멸하건 하지 않건, 그것은 나의 결정. 나의 결정에 너 따위 하찮은 마물이 이래라 저래라 할 권한은 없지 않은가? "

여성, 곧 비아누가 조용히 고개를 약간 낮추며 말했다.

 

" 하하. 그대가 마물과 싸우려 하다니 ... 그대도 한가한가 보군. "

붉은 날개의 새가 경멸도, 웃음도, 분노도 아닌 알지 못할 느낌으로 웃으며 말했다.

 

" 흠 ... 글쎄, 너의 어리석은 관점에서는 그럴지도 모르겠지 ... 나의 아까운 시간을 너와 얘기하는 것에 허비하는것 자체가 더럽군. "

비아누가 조용히 고개를 들며 말했다.

 

" 그대가 무슨 짓을 하건 인간은 멸망한다. 그것이 변할 수 없는 참인 명제. 그대가 방해하겠는가? "

붉은 날개의 새가 모든 것이 터지고 불타는 소음을 뚫고 말했다.

 

" 나는 아까 전에 인간의 가능성을 보았어. 미묘하지만 마물에게는 없는것. 그것이 인간이 마물과 싸워서 승리할 수 밖에 없는 이유지. "

비아누가 은은하면서도 잔혹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그럼 싸우는 수 밖에 없겠군. 불타올라라! "

붉은 날개의 새가 날개짓을 힘차게 하며 외쳤다.

 

오를란느를 감싸안으며 모든 것을 태우고 있던 화염이 순식간에 높은 하늘로 솟아 올랐다.

중력이 없는 상태에서 모든 것이 저항할 힘 없이 떠오르듯 불꽃은 아무 저항 없이 공중에 떠올랐다.

불꽃이 꼭 소용돌이 치듯 높은 하늘로 끊임없이 치솟았다.

 

세상을 비웃는것 같던 하늘과 태양은 이내 불타오르는 홍염의 품속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푸른 하늘은 핏빛 하늘로 변해 있었고 황금 빛의 태양은 강렬한 불타오름에 묻혀 있었다.

 

불길이 떠난 오를란느는 잿더미 밖에 남지 않은 검은 나라처럼 보였다.

불꽃의 발원지인 작은 마을에서 부터 번화한 거리, 그리고 수도의 게이트 코 앞까지,

모든 것은 흑빛 장미와 같았다.

 

번성하고 풍요로웠던 오를란느는 말 그대로 하나의 가능성도 없이 몰락한것 처럼 보였다.

 

" 그런데 너희들은 조화가 안맞지 않아? 불꽃과 얼음이라 ... 구성도 어떻게 그렇게 했을까. "

비아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비웃듯이 말했다.

 

" 화염 속으로 사라질 네가 마지막으로 할말이 그것인가? 훗 ... 그럼 잘가라. "

붉은 날개의 새가 하늘에 펼쳐져 있던 구름을 날개 밑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붉은 불길은 바다의 소용돌이 처럼 빠른 속도로 새의 날개 밑을 향하여 모이기 시작했다.

하늘 전체를 뒤덮었던 붉은 불길이 비교할수 없을 만큼 작게, 그리고 강하게 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태양이 찬란한 황금빛을 뽐냈다면 붉은 날개의 새 밑의 구는 지독할 정도로 붉고 어두웠다.

 

붉고 검은 구가 형성되자 붉은 날개 새의 주변은 차원이 분열 하듯 깨지기 시작했다.

 

" 저런저런 ... 그대도 감당 못할 만한 불꽃을 그대가 만들었으니, 이젠 어쩌겠는가. "

비아누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 불꽃 속에서도 그런 말이 나올지 두고 보겠어. "

붉은 날개의 새의 날개짓이 아까전 보다 조금 느려진것 처럼 보였다.

 

" 불타 없어져 버려라. "

붉은 날개의 새가 날개를 크게 뒤로 젖히더니 바로 원래대로 펼쳤다.

그러자 날개 밑의 불타오르는 구체가 비아누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구체가 지나가는 자취마다 모든 공간은 깨진듯이 보였다.

아니, 뒤틀어졌다고 표현하는게 더욱 맞을 것이다.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붉은 구체는 그대로 비아누와 충돌했다.

 

말로 표현 못할, 일반적인 불꽃을 넘어서 마력을 띄는 어두운 불꽃이 비아누를 감쌌다.

공중에 떠 있는 여성을 흔적도 남기지 않을 기세로 불꽃은 타올랐다.

불꽃은 이어 연쇄적인 폭발을 일으켰다.

 

엄청난 섬광과 열기가 사방에 전해졌고, 순간의 폭발로 지상의 세계에는 엄청난 바람이 불어왔다.

 

붉은, 노란 그리고 어두워 보이는 엄청난 불꽃이 비아누를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이내 불꽃 속에서 모습을 지키던 비아누의 그림자는 사라졌다.

 

" 그대도 어쩔수 없는 것인가 ... 훗 ... 하긴 이 정도 크기의 폭발과 화염은 그 누구도 감당 못할테지. "

붉은 날개의 새가 조용히 웃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순간 불꽃 속 사라졌던 비아누의 그림자가 서서히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니, 오히려 화염이 폭발하기 전보다 더욱더 또렷하고 구체적인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 이것 뿐인가? "

불꽃 속 여성의 날카로운 눈매가 모든 것을 없애버릴듯한 기세로 맹렬히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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