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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의 작은 마을은 그렇게 불길에 휩쌓여 장엄할 정도로 크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화목하고 따스한 아이들의 웃음소리, 시장에서 외치는 상인들의 모습은
한줌 잿빛으로 변하여 붉은 불길과 함께 타올랐다.
그리고 그 악마같이 매서운 불은 이제는 변방의 작은 마을이 아닌,
한 나라의 수도를 향하여 끊임없이 질주하고 있었다.
" 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알 수 없는 대화재라니! "
구릿빛의 투구를 쓴 사람의 모습이 불안하기 그지 없었다.
"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 단, 무언가 날아다니는 것이 지나가고선 순식간에 화재가 생겼답니다! "
날이 무딘 창을 들고 있던 경비병 처럼 보이는 사람이 식은 땀을 흘리며 말했다.
" 아.. 알았다. 상부에 전달하도록 하겠다. "
구릿빛 투구의 병사가 몸을 돌리고선 다른 병사에게 속삭였다.
" 알겠습니다! "
은빛 방패와 칼을 든 다수의 병사들이 일제히 외치고선 어딘가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불길은 쉼없이 달려왔다.
어느새 수도인 켈티카에 가기 위한 총 세 곳의 방어막중 첫번째 방어막에 마의 불길은 달려왔다.
붉은 날개를 펄럭이던 새가 지나간 곳은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그저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붉은 날개의 새는 어느덧 켈티카 보호 관문 중 제 3의 관문에 다가가고 있었다.
" 인간이 만든 결계라 ... 그런 것이 과연 신과 그 수호자들에게 통할것 같은가 ? "
붉은 날개의 새가 공중에 가만히 갑자기 섰다.
" 가소롭군 ... 시엔을 신들에게서 배워가고선 고작 이런 식의 결계라 ... 허술하기 짝이 없군 "
너무 붉어 오히려 타는 듯한 날개의 새가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 분명 그 새는 아무 말도 안했지만, 일종의 사념파와 같은 뜨거운 울림이 허공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붉은 새가 날개짓을 갑자기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선 평소와는 다르게 날개를 더욱 더 뒤로 젖혔다.
그리고 사뿐한듯 하지만 무엇보다 빠르게 날개를 쳤다.
그 순간 붉은 날개 새의 뒷편에 있던 불이 일제히 꺼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불들이 허공을 향하여 모이더니 구를 이루었고, 불길이 태운 모든 것들이 구체의 불 안에서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리고선 너무 붉은 나머지, 심지어는 어둡게 보이는 구체를 형성하였다.
" 잘 가라. "
붉은 날개의 새가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듯 하였다. 그리고선 다시 매우 빠르게 날개를 쳤다.
그 순간 어둡게까지 보이던 붉은 구체는 천천히 켈티카 보호, 제 3 관문의 게이트에 다다랐다.
흰 색의 대리석으로 질서 정연하게 쌓여있던 벽돌로 이루어진 게이트는 푸른 지붕으로 둘러쌓여 하늘 위의 바다를 연상 시켰다.
게이트 입구를 지키고 있던 두 명의 경비병들은 하품을 하면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 오늘 따라 하늘이 유난히 맑네 ... 안 그러냐? "
왼쪽의 경비병이 상대편 경비병 눈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 맑기는 뭐가 맑냐 ... 지루하니깐 별게 다 느껴지나**? "
오른쪽 경비병이 싱겁게 웃으며 말했다.
" 아니야. 저 뒤에 달을 봐. 달이 보일 정도로 맑다는거지! "
왼쪽 경비병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오른쪽 경비병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 달? 자네 오래 일하더니 정신에 문제가 갔나보군. 지금은 한 낮이라고! "
오른쪽 경비병도 화가 났는지 소리치며 말했다.
" 그럼 저길 보라고! "
왼쪽 경비병이 하늘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맑은 하늘, 정말 어두우면서도 붉은 구체가 보였다.
너무 붉고 뜨거웠기 때문일까, 주위의 하늘은 오히려 어두워 밤과 같이 어둡고 칙칙했다.
" 그런데 ... 오늘 따라 왜 이렇게 덥지? "
오른쪽 경비병이 '달'이라고 생각한 것을 보고선 이마의 땀을 닦아 내렸다.
" 그건 너희가곧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
미지의 목소리가 하늘에서 메아리쳤다.
" 누... 누구냐?! "
무기를 제대로 고쳐 잡으며 두 명의 경비병들이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 잘 가라. "
어두운 하늘 속 불타오르는 듯한 붉은 눈을 가진 거대한 새가 붉은 날개를 펄럭였다.
그 순간 공중에 '달'처럼 떠있던 붉고 어두운 구체는 빠른 속도로 게이트를 향해 다가갔다.
" 뭐.. 뭐지?! "
두 명의 경비병이 전투 태세를 취하면서 소리쳤다.
하지만 이내 이 두 명의 경비병은 얼음이 물 처럼 녹듯,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아니, 어쩌면 증발해버렸다는 말이 더욱 맞는 말일지 모른다.
뜨거운 구체는 그대로 게이트에 정면 충돌 했다.
구체가 게이트와 부딪히자 게이트는 예상과 달리 무너지지 않았다.
두 명의 경비병과 같이 게이트는 문자 그대로 녹아버렸다.
그리고선 구체는 게이트 너머의 번화한 도시의 길 거리에 내다 꽂혔다.
그리고선 엄청난 섬광을 뿜으며 폭발하더니, 바다의 물과 같이 번화한 도시를 화염으로 덮어버렸다.
그러한 불길의 바다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나더니 엄청난 화염의 회오리가 생겨났다.
모든 것 하나 남기지 않고 다 쓸어버리려고 작정을 했다는 듯이 거대한 화염의 회오리는 무서운 속도로 모든 것을 흡수하고 터뜨리고 불사질렀다.
그렇게 수도 켈티카 방어의 제 삼의 관문, 흰 대리석의 번화가는 불길 속에 사라졌다.
" 오랜 만에 한번 놀아 볼까요? "
하이아칸의 동방에서 푸른 목소리가 말하였다.
" 나의 친구가 서방을 불태워 버렸으니, 나는 동방을 혹한의 얼음으로 장식해 볼까요. "
푸른 색의 여성의 형체를 한 무언가가 하늘을 유유히 날아다니며 말했다.
" 하, 이 자유로움이란 .... 모든 것을 없애버리겠어, 후훗. "
푸른 여성이 모든 것을 얼려버릴듯한 흰 눈으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이아칸의 동방에서는 알지 못할 푸른 비명이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 전체 댓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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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아칸 Amber。2012.05.28오오... 재밌네요 ㅎㅎ 켈티카가 괜히 켈티카가 아니지 만약 룬의 아이들 번외라면 켈티카는 아마... 증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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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냐플 갈래귀2011.05.12에엥...헐 멸망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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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냐플 마시멜로∂2011.05.10아...뭔가 글로 보고만 있는데 절로 기분이 묘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