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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목소리를 띄던 어두운 존재는 이내 알 수 없는 공간에서 사라졌다.
그리고선 그와 알맞게 어둡고 침침한 어딘가로 향하였다.
뜨거운 불이 있는 것도, 차가운 얼음이 있는 것도 아니였지만
어두운 존재가 간 곳은 뜨거웠고 차가웠다.
"지금 당장 인간의 대륙에 불과 얼음을 뿌리고, 그들을 휩쓸어라."
어두운 존재가 차가운 미소를 띄면서 말했다.
"네."
어둠 속에 존재가 감춰진 두 명의 목소리가 말했다.
한편 오를란느, 아노마라드 그리고 하이아칸은 여느 때와 다름 없는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오히려 그러한 평안이 지겹게 느껴질 정도로 그들은 여유로웠다.
그러한 대륙의 하늘 위에 붉은 날개를 펄럭이는 새 같은 것이 갑자기 나타났다.
그리고선 고개를 좌우로 돌려 대륙을 한눈에 들여다 보았다.
"신들의 평화를 깨트려버린 인간이라 ... 그대들의 운명이 불쌍하군."
붉은 날개를 퍼덕이며 새와 같은 것이 말했다.
태양과 같이 뜨거워보이는 날개를 펄럭이던 새는 이내 더 높은 하늘로 올라갔다.
그리고선 갑자기 대륙 가까이에 다가와 날았다.
고요한 바람이 새를 따라 불더니 오를란느 제국의 끝, 대평원에서 부터 무언가가 넘실거렸다.
그 무언가는 매우 빠른 속도로 제국의 성과 도시를 향하여 다가갔다.
붉은 날개의 새가 날개를 퍼덕일 때마다 뜨거운 무언가는 더욱더 거세게 일어났다.
푸르렀던 초원과 건조했던 평원은 사라지기 시작했고, 붉은 바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작은 마을의 입구에 있던 종 탑에는 한 사나이가 낮잠을 자고 있었다.
점점 뜨거운 불길이 다가오자 사나이는 이내 더위에 잠을 깼다.
"아니 도대체 날이 갑자기 왜 이렇게 ... ?!"
사나이가 하던 말을 멈추고 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나이는 즉시 옆에 있던 종을 울리기 시작했다.
고요했던 작은 마을에서의 침묵은 일순간에 온데 간데 없었다.
'땡, 땡' 요란한 종소리가 온 마을을 뒤덮었다.
"어디서 종소리 안들려?"
또래 정도로 보이는 여자들과 어울리던 한 소녀가 말했다.
"종소리는 무슨 ... 어라? 종소리 같은게 들리기도 하는 .."
머리를 양갈래로 묶은 다른 소녀가 무언가를 보고선 가지고 있던 빵을 떨어트렸다.
어느덧 타오르는 불길은 평원과 초지를 지나 작은 마을 입구에 다다랐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시간이 멈춘것 같이 다가오는 불길을 보고선 멈추어 섰다.
분명 시간의 흐름에는 변화가 없었는데 그 순간만은 불길이 멈추었던것 같다.
잠시 이러한 감상이 지나가자, 뜨거운 불길은 마을을 그대로 덮쳐버렸다.
높은 종탑과 푸른 나무로 어우러진 작은 마을은 어느덧 불바다로 변해 버렸다.
"도와주세요! 제발 여기좀 도와주세요!"
한 여인이 집에 붙은 불을 끄려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녀를 도울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어떤 이들의 집과 땅과, 그리고 그들의 모든 것이 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요했던 작은 마을은 어느덧 비명과 통곡으로 가득차기 시작했고,
그러한 비명에 비웃듯이 불길은 더욱 거세게 모든 것을 덮치기 시작했다.
일정 시간이 지나자 작은 마을의 땅 위에는 붉은 선으로 원과 어떠한 문자가 적혀지더니,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뜨거운 불이 그 마을에서 터져나왔다.
불길은 도시를 향해 더욱 더 매섭게 번져가고 있었으며,
작은 마을은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 남은 것은 뜨거운 불의 춤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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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냐플 마시멜로∂2011.05.08아...오를란느에서 일어났던 대규모 운석충돌사태(이름이 생각 안나군요ㅠㅠ)같네요! 음...뭔가 테일즈위버상의 챕터로는 세기말적인 느낌이 덜나곤 하는데 뭔가 훨씬 느낌이 사는 것 같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