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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아칸 death★hide 2011-05-03 01:25 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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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클로에님, 이 아름답기 그지 없는 붉은 장미보다 더욱 아름다운 그대. 오, 그대여 그대 때문에 인고세월 잠 못 이루는 내 사랑을 받아주겠소..."

 

"와하하하, 보리스, 저 형 좀 봐! 너무 웃겨. 어, 어떻게 저런 오그라드는 말을 부끄럼없이 큰소리로 외칠 수 있지? 크큭 아윽 배야하하"

 

"조용이 해 루시안, 들리겠어"

 

"그래, 루시안, 아무리 네가 대상인의 자제라지만 저들은 고고한 귀족들이란다. 잘 못 걸리기라도 하면..."

 

"응, 알았어. 나우플리온 하하하하"

 

백작의 성밖

 

이제 제법 어른티가 나보이는 소년 둘과 실제로 어른 한명은 저택의 창가를 향해 온갖 오그라드는 언어를 구사하는 느끼한 귀족의 자태를 탐색하고 있다.

 

 그들의 모습은 오랜 여행 때문인지 옷 곳곳이 먼지들로 더러웠지만 그들 모두 빼어난 외모 덕에 그리 그지같이 보이진 않는다. 물론 조금 초췌해보이긴 했지만 그들이 허리에 각각 매여져 있는 날카로운 검 때문인지

 

덕분에 근처 서성이는 귀족들의 눈밖에 안나고 이렇게 저택 문 앞에 당당히 서있는 것이다.

 

"나우플리온, 혹 폰티나 영애를 만날 수 없으면 어떻게 할 생각이죠?"

 

보리스의 걱정어린 물음에 나우플리온은  부드럽게 싱긋 웃으며 귓속말로 작게 속삭였다.

 

"몰래 잠입해야지."

 

순간 움찔한 보리스.

 

그러나 그도 내심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달리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칼츠상단의 거래를 명분으로 대화를 청하곤 있지만 폰티나가의 영애라면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는 거래일 수도 있다.

 

"역시 최후의 수단은 잠입인가..."

 

그가 이리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때도 천진난만한 루시안은 서커스단 보다 더 재밌는 귀족구경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언제나 웃음으로 활기찬 루시안...

 

그는 루시안을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를 부러워 했다. 항상 노란 머리를 빛내며 웃음을 잃지 않는 그를 보면 언제나 고민으로 가득한 자신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루시안.. 넌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걸까..."

 

닮고 싶다. 복잡한 생각이나 고뇌따윈 보이지 않는 저 웃음. 저 단순한 표정 저 얼굴. 어떻게 고민없이 걱정없이 살 수 있을까. 나도 저렇게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올까...

 

그러나 그가 그렇게 웃고 싶을 때, 가슴 한켠에서 그를 부르는 형의 목소리에 그는 웃을 수 없었다.

 

왠지모를 죄책감이 항상 그의 마음을 옥죄었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자신은 그러지 못했다. 형에 대한 정 만큼이나 죄책감도 컸던 것일까...

 

보리스는 느끼지 못했다.

 

옆에서 안타깝게 바라보는 나우플리온의 시선을...

 

"얘들아 저길 보렴. 아까 그 하녀가 나오는 구나."

 

나우플리온의 말처럼 백작의 저택에서 미리 소식통을 넣은 하녀가 나오고 있었다.

 

그제야 귀족들에게 쏠려있던 시선을 돌리며 루시안이 말했다.

 

"어, 정말이네. 드디어 편하게 쉴 수 있겠다!" 

 

"하하, 그래 오랜만에 편하게 목욕이나 했으면 좋겠다. 안그러냐 보리스?"

 

"끄덕"

 

어느덧 하녀가 문에 다다르더니 공손하게 말했다.

 

"들오오세요. 방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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