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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차갑게 자신의 표면을 뒤덮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새삼스레 그것을 자각하니 아버지의 행동이 이해가 간다. 아버지는 언제 어디서나 당당해야 하며, 누구에게도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서는 아니된다. 한 나라를 짊어진 두꺼운 기둥으로써, 항상 주변을 경계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일명 '얼음 공작'. 그것이 아버지에게 내려진 칭호이다. 결코 함부로 웃을 수 없으며, 미소를 짓는 일도 불가능한, 말그대로 얼음과도 같은 존재. 그것이 나의 아버지이다. 아버지께서는 며칠 전 어딘가로 외출을 하신 이후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계신다. 분명 내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전혀 예상할 수 없는 행위들을 하고 계실지도 모른다.
그것이 설령 올바르지 않은 일이라 하더라도, 아버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것을 끝까지 수행한다.
나라를 위하는 길이기에, 자신을 위한 길이기에.
얼마만큼의 시간이 흐르자 아버지가 돌아왔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별로 얼굴을 대면하고 싶은 기분은 아니었다. 아들과 아버지라 해도, 그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과도 같은 것이 우리를 단단하게 가로막고 있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그런 것이 바로 아버지와 나의 관계이다.
그래도 일단은 아버지라 하는 자이기 때문에, 대충 채비를 갖춰, 홀로 향했다.
홀로 들어서니, 수 많은 사병들이 양 갈래로 나란히 늘어서있는 가운데, 아버지가 계단을 오르시는 모습이 보였다. 뒷모습에서도 알 수 없는 위엄이 풍겨져 나오는 그러한 모습에 살짝이지만 알 수 없는 한기를 느낀다.
아버지가 계단 위로 다 올라갈 무렵, 가만히 서 있던 나는 빠른 걸음으로 계단 아래로 다가가 큰 소리로 외쳤다.
"아버지 돌아오셨습니까?"
아버지가 천천히 뒤를 돌아보며, 내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날카로운 눈매에서 느껴지는 차가움에 무심코 고개를 돌릴 뻔 했다.
아버지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돌아서서 방으로 천천히 걸어가셨다. 나는 그 뒤를 쫓아봐야 아무런 대화도 이어지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에 나도 돌아서서 다시 원래의 장소로 향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순간 뜻밖에도 아버지의 입에서 말, 아니 명령이 떨어졌다.
"따라오거라."
의아한 것도 잠시, 간만에 나를 향한 아버지의 말에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따라간다.
아버지의 서재로 들어서자 몇 권인지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책들의 산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종종 서재에 들어오곤 했지만, 이 곳에 꽉 차 있는 책들은 전부 정치에 관련된 책들이라 그다지 읽을거리가 많지 않다. 장남도 아닌, 차남인 나에게는 별로 쓸모 있는 책들은 아니다.
"그래, 앉거라."
창가 앞에 놓여있는 거대한 책상 앞에 자그마한 의자에 나를 앉히고는 아버지도 몸을 앉혔다. 아버지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선의가 느껴지는 시선도 아니지만, 악의가 느껴지는 시선도 아닌, 단순히 아들을 쳐다보는 시선이었다.
아주 오래간만에 아버지와 얼굴을 제대로 맞대는 것이기에 굉장히 어색한 기분을 피할 수 없었다. 잠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이윽고 아버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 네가 올해 몇 살이 되지?"
"열 여섯입니다."
아버지는 손가락에 깍지를 끼고 턱을 괴며 조용히 눈을 감으셨다.
"너도 이젠 슬슬 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좋겠지. 지금껏 기본적인 학습도 못 받아왔으니 말이다. 집에서 받는 교육은 예의와 정치에 관한 것들 뿐이니, 네 사교성을 기르는 것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겠지."
굉장히 낯선 단어였다. 성년이 되기 전까지, 단 한 차례도 가볼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 단어가 갑작스레 아버지의 입에서 튀어나오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학교란 대부분 가문의 대를 이을 장자들이 가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밀론. 하나 물어보겠다. 너는 나의 뒤를 이어 하이아칸을 올바르게 이끌어 나가고 싶으냐? '얼음 공작'의 칭호를 물려받아 우리 국가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가고 싶으냐?"
너무나도 의외의 말에 눈을 치켜뜨고 아버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형님에게만 모든 교육열을 쏟아붙던 아버지가, 이런 말을 내뱉다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 후,
"그렇군. 갑작스레 이런 말을 해도 당황스럽지 않을 수가 없겠지. 좋다.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 내일 아침, 너의 답을 들려다오."
아버지는 그 말을 끝으로,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 터벅터벅 서재 밖으로 몸을 내보냈다. 나는 그 자리에 우두커니 앉아,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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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대충 생각나는 대로 쓰는거라 스토리 전개가 굉장히 빠르게 흘러갈 것 같네요.
'ㅇ 많은 비평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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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냐플 마시멜로∂2010.08.01와아!요즘에 재미있는 소설들이 되게 많이나오네요ㅎㅎ 앞으로 열심히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