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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핀
소설

새벽빛에 잠기는 길#15

네냐플 갈래귀 2010-07-14 21:00 473
갈래귀님의 작성글 4 신고

이스핀은 우울했다. 벌써 소문이 다 났다.

 

"……."

 

 

 

이스핀은 흠칫놀라 깨어났다.

 

왜? …아, 옆에있는 쓸모없는 전서구놈이 또 울고있잖아. 시끄럽게. 잠도없는 녀석같으니.

 

먹이를 홱 던져주던 이스핀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우당탕탕.

 

가까이에서 누군가 뛰어오고 있었다.

 

이스핀은 본능적으로 검을 들며, 아까 자신을 깨운것이 고작 쓸모없는 전서구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

 

다. 그보다 뭔가…나가보자.

 

어? 아나벨?

 

이스핀이 거실로 나온 순간 생각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그녀는 의자를 탁자삼아 바닥에 쓰러

 

지듯 주저앉아 의자에 엎드려 덜덜 떨고있었다. 대체 왜? 왜 아나벨이?

 

떠는 아나벨과는 잘 대화가 되지 않았다.

 

티치엘과 밀라도 와서 이것저것 묻고있었지만 제대로 대답할 정신도 없는 듯 했다.

 

간신히 알아낸 단서는 문 근처였다. 이미 온 동탑기숙사가 깨어나 난리를 치고있었고, 비명소리가 들

 

리고있었다.

 

이스핀은 문손잡이로 달려가 침을 삼켰다. 밀라가 뒤에 서 있었다. 그녀는 플레일을 들고 있었다.

 

눈빛교환을 한 둘은 문손잡이를 열어젖혔다.

 

둘의 심정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게 대체 뭐……."

 

밀라의 늘어진 플레일의 추에 닿는 것은 반쯤 굳어가는 피였다.

 

그것도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설마…아나벨…?

 

그러나 돌아가 살펴본 아나벨은 피를 많이 흘린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럼…피의 정체는? 차분하게 생각해보자, 꼭 사람의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장난을 할 자는 대체……?

 

주변 빌라의 학생들이 보고 비명을지르고, 굳어지고, 아비규환이었다.

 

결국 새벽에 마스터들이 대거 출동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아나벨과 몇명은 약초학 마스터의 진정물

 

약을 처방받고 쉬어야 했다.

 

 

 

이런상황이니 소문이 안나면 그게 이상하지, 이스핀은 생각했다.

 

쑤군대며 밀라와 티치엘, 이스핀을 보는 학생들의 눈길이 느껴진다.

 

마스터들이 잡아내겠다고 선포했지만, 자신이 당한 뒤에 잡히면 뭐하나, 그런 생각이 만연해 있었

 

다.  상대는 이미 안고니나의 커튼쯤은 뚫어버렸다. 대체 어떻게? 난공불락의 요새라고 생각했던 그

 

장벽마저 뚫려버린 것이다.

 

이스핀은 오싹했다. 설마 자신때문에?

 

샤를로트 비에트리스 드 오를란느. 그것이 그녀의 본명임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법에 대해

 

권위있는 공국, 오를란느의 후계자로서 기초정도의 마법을 배우고, 훌륭한 교육을 받는 것. 그것이

 

오를란느 왕가의 의도였다.

 

그러나 그녀가 오를란느의 공녀임을 알면 이래저래 정치적 문제가 개입하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꽤

 

복잡한 절차가 필요했다. 그녀의 방에 있던 전서구. 보기에는 평범해도 엄청난 노력이 들어간 소통수

 

단이었다.

 

자신의 정체가 탄로난 것이면 어떡하지. 이스핀은 아랫입술을 깨물고 불안함을 누르려 했다. 밀라와

 

티치엘이 같이 앉고, 자신은 오늘 혼자 앉은것이 다행이었다.

 

 

 

밀라는 혼란스러웠다. 대체 왜? 아나벨도 티치엘도, 이스핀도, 자신도. 이렇게까지 남의 분노를 살

 

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넷도 사교관계에 딱히 문제가 있지는 않아보였다.

 

무엇보다, 누굴 노린것일까. 아나벨은 왜 그 시간까지 깨어 있었을까? 대체 무슨일일까.

 

정보가 부족했다. 학생들은 그녀를 붙잡고 꼬치꼬치 캐물었지만 자신도 아는것이 없다는 대답밖에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녀는 피곤했다. 아는 것은 없고, 친구들은 꼬치꼬치 캐묻는다. 집요하게. 더군다나 그녀는 학교에

 

서 인기가 많았다. 서글서글하고 호쾌한 성격, 호감가는 미모,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도 하고 유

 

머감각도 있었다. 사교적이기도 해서 그녀는 온통 무수한 친구들의 질문공세에 시달렸다.

 

그랬다. 정보가 부족하다. 여러가지로 의문투성이다. 나중에 넷이서 머리를 짜야겠다. 아나벨은 몇시

 

간 후면 병동에서 나올것이다.

 

 

 

티치엘은 속상했다. 왜 이런일이 생기는걸까. 너무해.

 

속상해서 주저앉아 울고싶은 심정이었다.

 

친구가 생겨서 좋았는데……. 그중 한명이 이런 일을 당하다니.

 

티치엘은 너무 불만스럽기도 했다.

 

수업이 끝난 후, 티치엘은 동탑에 기대 서서 발끝으로 풀을 짓이기고 있었다.

 

문득 과거 기억이 생각났다.

 

엄마는 돌아가셨었다. 그녀는 떠올리려 해도 잘 기억나지 않았지만…….뭔가 아는 것 같은데.

 

이상한 것은 아빠는 계속 뭔가에 쫓기는것 같았다. 그것 외에도 이상한것 투성이지만.

 

어느 날이었다. 그녀가 아빠의 연구실에 있는 길쭉한 물건을 건드리려 하자, 아빠가 펄쩍 뛰며 놀랐

 

던 것이다. 설명해 달라고 해도 어물어물 말만 돌리고 있었다. 대체 왜?

 

아냐. 과거생각이나 할 때가 아냐.

 

아나벨이 돌아오면 그때 넷이서 잘 의논해야 돼. 일단 어쩌다가 그런 걸 발견하게 됬는지, 그녀가 아

 

는 것은 없는지. 그것부터 확실히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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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여 ~ㅁ~시험끝나고 갈래왔어요 =ㅂ=

 

 

텔즈파일갖고 장난치다 원래이미지 쳐날려먹고 이럼 으허허허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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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
4
  • 티치엘
    하이아칸 Lachesis
    2010.07.21
    우와 재밌어요 ㅜㅜ 처음부터 읽어봐야겠어요!
  • 티치엘
    하이아칸 샴포니티치
    2010.07.17
    누님들아 새벽부터 무섭네영 ㄷㄷ
  • 보리스
    네냐플 마시멜로∂
    2010.07.15
    허어...도대체 그러면 그 피는 누구피일꼬...가면 갈수록 궁금한것만 투성이네요ㅎㅎ
  • 막시민
    네냐플 순수막군s
    2010.07.15
    ㅋㅋ 이스핀이 잘생겼네요(?)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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