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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neer] #3 서막(序幕)

네냐플 애교없는여자 2010-04-02 00:08 762
애교없는여자님의 작성글 3 신고

그 남자는 대체 뭐였을까...?예전부터 날 알고 있었던 사람인걸까.

귀족들 사이에서 내 소식을 모르면 이야기에 낄 수 없을 정도이지만,

왕성가 바깥에 일반 서민들은 폰티나에 딸이 있다는 것 정도만 알 뿐이다

난 왕성가 바깥을 나가본 적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손에 꼽힐 정도이니까.

 

그리고 겨울이라니...지금은 5월이다. 연극이나 책에 나오는 대사인걸까?

참 신기하다...난 그 사람의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데

그 사람은 나에 대해 훤히 알고 있는 것 같아..그런 느낌이 들어...

 

 

"아가씨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시나요?"

 

내 머리를 빗어주던 세티리아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말했다

 

"아, 응 어젯밤 신기한 남자를 만났거든"

 

난 어젯밤 일을 회상하며 미소지었다

 

"클로에 아가씨가 이런 부드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다니...정말 대단한 남자인가 보네요"

 

세티라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하고는 씨익 웃었다

세티리아는 유모의 딸인데, 나와 나이가 비슷하다. 외롭게 지낸 나에겐 소중한 아이다.

나를 지켜주겠다며 검술도 익혀놨는데, 체격은 외소해도 남자들에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검술에 능하게됐다.

 

"세티리아도 참...그나저나 내가 부탁한 물건이 오늘 온다 했지?"

 

"네 공작님께서 정말 힘들게 구해 오셨다네요"

 

"휴 다행이야. 어서 채비해서 성으로 가자"

 

"네 아가씨"

 

 

 

 

 

 

 

 

 

 

 

 마차를 타고 성 앞에 내려 보니 아침 햇살을 받은 켈티카 성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자주 보는 풍경이지만, 볼 때마다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된다

 

 

 

 

 

 

 

국왕폐하와 왕비님께 문안 인사를 여쭙고 왕궁 물류 보관소로 향했다

가보니 마중 나온 시녀가 나에게 인사했다

찾는 물건이 무척 귀한지라 일반 경비병들은 모두 물러가게 하고 나와 세티리아, 시녀 이렇게 셋이 있었다

 

"여기 찾으시는 물건입니다"

 

세티리아가 시녀에게 받고서, 나에게 전해주었다

상자를 조심스럽게 열어보니 투명하면서도 영롱한 빛이 나는 주먹만한 돌이 놓여있었다

 

"바로 이게...마나스톤..."

 

 

사람이 살지 않는 땅, 필멸의 땅에서만 발견된다는 마나스톤.

엄청난 양의 마나가 집약되어 있는 결정체이다. 잃어버린 나라.

옛 가나폴리에서 알 수 없는 마법전쟁이 일어났을때 생겨났단 설이 현재 가장 유력한 기원설이다.

 

현재 이 마나스톤을 어떻게 사용했단 얘기는 들려오지 않는다

마나가 집약되어 있는 걸 느낄 수는 있지만, 그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아직 수수께끼이다.

어떻게 보면 다이아몬드와 같은 관상용으로만 가치 있는 미석이다.

구하기가 힘들지만, 다이아몬드보단 질이 떨어져서 인기가 없는 돌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나를 그저 사교계의 공주 정도로 생각하지만

실은 내 모습에 어울리지 않는 의외의 취미를 갖고 있다. 어려서부터 마법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법에 관한 책들을 한 두권 씩 모으다보니 어느새 내 서재가 아버지의 서재보다 커지게 됐다

하지만 폰티나가에 마법사가 나온 적은 없었고, 나 역시 마법사 체질이 전혀 아니다

 

마법사가 되고 싶단 생각도 하긴 했었지만, 이젠 그냥 수집이다.

아버지는 결혼하면 취미 생활을 그만둔다는 전제하에, 결혼 전까지는 취미생활을 봐주시겠다 약속해주셨다.

 

아버지는 다른 사람들에겐 다소 무뚝뚝하고 완고한 면을 보이시지만

나에게는 한 없이 다정하시고 부드러우시다. 그래서 내 부탁도 잘 들어주신다

 

내가 10살 때 어머니가 지병으로 돌아가시고, 새 아내를 맞이하지 않은 채 혼자서 나를 7년 동안 키워오셨다.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조금 희미하다. 몸이 선천적으로 약하셔서 거의 침실에만 계셨고

내가 침실에 놀러 가면 자주 책을 읽어주셨던 기억 정도일까.

 

자택 중앙에 놓인 계단 가운데 두 계단으로 나누어지는 지점에 커다란 어머니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어릴 땐 잘 몰랐지만, 지금 보면 어머니와 나는 무척 닮았다

풍성한 금발머리와 푸른 사파이어빛 눈.오똑한 코, 도톰하면서도 야무진 입술...

가끔씩 아버지가 어머니 초상화 앞에서 가만히 서계신다

내가 커가면 커갈수록 어머니와 닮아져간다며 웃으시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지고 아버지가 외로워보이신다.

 

 

 

 

 

 

 

 

 

물류보관소를 나와 왕실 복도를 걸어갔다. 한쪽 벽이 왕실 정원이 보일 수 있게 테라스 형식으로 되어있었다

햇살이 가장 눈부신 정오여서 정원은 무척 활기차보였다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밖에 보이는 정원을 보면서 걸어가다가 정원을 거니는 두 남자의 뒷모습을 보게 됐다

 

 

왼쪽의 남자는 머리카락이 햇빛에 반사 되서 은발인지 금발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았는데

어느 높은 가문의 귀족인지 무척 세련된 옷을 입고 있었다

오른쪽의 남자는 왼쪽 남자의 경호원 인듯, 다소 평범한 옷차림이었는데

멀리서도 눈에 확 튈 정도로 푸른 하늘을 연상케 하는 하늘빛 머리였다

두 남자는 무언가 대화를 하는듯 서로의 얼굴을 잠깐 잠깐씩 마주보며 입 모양이 움직이고 있었다

 

 

"어느 가문의 사람이지?"

 

옆에 있던 세티리아에게 묻자, 세티리아가 두 남자를 바라보곤 고개를 갸웃거렸다

 

"글쎄요 처음 보는 분들 인거 같은데...누구시지..."

 

"얼마전 하이아칸 왕국에서 돌아오신 아르님가의 후계자, 조슈아 폰 아르님이시죠"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극장에서 마주쳤던 루신다 부인과, 루신다 부인과 같이 어울리는 에블린 부인이 뒤쪽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루신다 부인, 에블린 부인"

 

나와 두 부인은 치맛자락을 살짝 잡아 올려 인사했다

 

"왼쪽 분이 조슈아님이시고, 오른쪽이 클로에님의 시녀처럼 시중도 들고 경호도 하는 뭐 그런 사람이라네요"

 

루신다 부인이 건성으로 말하며 부채를 부쳤다

 

 

"얼마전에 하이아칸 왕국에서 돌아오셔서, 오늘 폐하와 왕비님께 인사를 드리러 온거라네요

어쩜...정말 잘 크신거 같아요. 미남이라고 다들 입을 모아 말하더군요

왕궁 시녀들은 조슈아 공작을 보겠다고 소란을 피웠다지요 호호"

 

에블린 부인이 웃으며 말했다

 

내 약혼 문제에 제일 관심이 많은 루신다 부인이 가만히 있는걸 보면

나와 조슈아 공작의 약혼 얘기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모양이다

만약 알았더라면 눈을 커다랗게 뜨고 숨도 쉬지 않은 채 수많은 질문들을 던졌겠지

 

 

저 사람이 바로 조슈아 폰 아르님이구나

7살 때 주변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혼자 훌쩍 하이아칸 왕국으로 떠나버린 아이.

 

조슈아의 아버지, 프란츠 폰 아르님은 아노마라드가  귀족 정치를 세울 때,  내 아버지와 같이

큰 공을 세운 사람이다. 그리고, 아르님가 하면 모두가 아는 특이한 것이 하나 있는데,

아르님가 대대로 내려오는 악마의 속삭임. 데모닉이란 것이다.

5살쯤이 됐을 무렵 데모닉의 능력이 나오게 되는데

한번 본 책은 전부다 외워버리고, 한번 만진 악기는 연주자만큼 잘 다룰줄 아는.

못하는것이 없는 그야말로 천재중에 천재.

하지만 지나친것이 모자란것보다 못하다란 말이 있듯이, 데모닉들의 평균수명은 짧다고 한다

조슈아공작도 데모닉이라는데 7살 때 이미 마법사들도 쩔쩔멘다는 마법방정식을 다 풀었다고 들었다.

 

 

"데모닉...별로 가까이 하고 싶지않아요,데모닉과 가까이 지내면 불행이 온다는 그런말도 있잔아요?"

 

"루신다부인 쉿! 누가 들으면 어쩌려구요!"

 

에블린 부인은 주위를 살펴보며 검지손가락을 코에 대고 말했다

 

 

루신다부인은 조슈아공작을 별로 맘에 안들어하는 눈치다.

갑자기 등장해서 정치세력을 바꿔버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아르님가는 그만한 힘이 있다.

자신의 남편이 정치에서 밀린다면 이런 사치스러운 생활을 못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문득 정원쪽으로 다시 고갤 돌려보니, 조슈아 공작이 우리가 있는 쪽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여기서 정원까지는 꽤 먼거리여서 이목구비는 뚜렷하게 안보였지만 정말 미남일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어머 조슈아공작이 우릴 쳐다보네요"

 

"흥. 먼저 실례할게요 클로에님"

 

 

루신다부인과 에블린부인은 나에게 인사하고는 먼저 왕실복도를 빠져나갔다

어지간히 조슈아공작이 싫은 모양이다

 

 

 

다시 조슈아 공작이 있는 쪽을 보니 조슈아 공작은 훌쩍 멀어지고 있었다.

조만간, 저 사람과 마주앉아 대화할 날이 오겠지.

나의 약혼자, 후에 결혼상대가 될지 모르는 남자니까...

 

 

나와 세티리아는 왕실복도를 빠져나가 성문으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올리네요

휴우 소설 진행이 좀 느려서, 보면서 지루해 하실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참고 오래오래 봐주신다면 재미를 느끼실지도...호호호

 

 

전체 댓글 :
3
  • 클로에
    네냐플 ※안드로메다※
    2010.06.01
    굉장히 재미잇네요 ㅎㅎ
  • 나야트레이
    네냐플 『혼원일기』
    2010.04.05
    헛.. 아직 후계자 아닌가요? 공작이라고 써있어서..
  • 이스핀
    네냐플 갈래귀
    2010.04.02
    요번것도 잘읽었어요 ㄲㄲ 근데 조슈아가 하이아칸으로 떠난 때는 12살이상으로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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