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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빛에 잠기는 길#9

네냐플 갈래귀 2010-03-06 19:24 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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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깨어났다.

 

아직 방은 어두웠다. 한쪽벽에 난 작은 창을 내다봤지만, 아직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새벽 4시 정도일까. 어두운 하늘이 구물구물한 느낌을 주었다.

 

그 방에 단 하나뿐인 작은 창으로 습기가 밀려왔다.

 

이것때문에 그런 괴상한 꿈을 꾼걸까.

 

그도 그럴것이, 온 하늘에 구름이 껴서 칙칙한 포도주 빛을 자아냈기 때문이었다.

 

포도주 빛이라기엔 너무 어둡고 칙칙했다.

 

비가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둠속에서 비는 소리였다. 비가 반사할 빛이 없는 어둠속에선.

 

소나기인가. 얼마 안 가 비는 거세졌다. 극장에 그리 도움되는 날씨는 아니었다.

 

이정도 소나기가 퍼붓고 나면 길이 질척해질거고, 그러면 사람들이 극장에 오기를 꺼릴테니까.

 

공연은 저녁즈음에 있을 예정이지만, 그때까지 마를 것 같지가 않았다.

 

그래도, 이런 날이 있어야 곡식도 자랄테지. 그래야 과자도, 빵도 먹을수있을거고..

 

그리고 비가 오지 않는다면, 물이 부족할테고, 차도 못마실테고..

 

다시 잠들기를 포기한 아나벨은 옆에 있던 소품상자를 뒤적거렸다.

 

거기 어디쯤이었다. 여기에서 조금만 더. 찾았다!

 

아무리 소품이라지만 성냥도 양초도 진짜였다. 성냥에 불을 붙이고, 양초의 심지에 그 불을 옮기고는

 

성냥의 불을 껐다.

 

작은 창이었지만 물기를 머금은, 비가 오고 있다는 걸 확실히 알려주는 바람은 불을 흔들리게 했다.

 

아나벨은 또 다른 소품상자에서 등피를 찾아 씌워버렸다.

 

창문을 닫자 방안은 건조해지기 시작했다. 닫힌 창문에 물방울이 가득 맺혀있었다.

 

창문아래의 벽에 새겨진 자신의 그림자와, 창에 잔뜩 맺힌 물방울들을 보던 아나벨은 꿈생각이 났다.

 

 

 

아나벨은 작은 쪽배를 타고있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 섬이 보였고, 쪽배는 섬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바다 한가운데로 나왔을 때였다.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더니 일순 폭풍우가 몰아쳤다. 바다는 들썩들썩 굴렀고, 아나벨은 배가 뒤집어

 

질까 허둥거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 새 비도, 바람도 가라앉고 바다는 곧 언제그랬냔 듯이 멀쩡해졌다.

 

순간, 피로가 몰려와 아나벨은 엎드려버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고개를 든 아나벨은 쪽배가 아닌 매트리스위에 있었다.

 

이 극장에 머문지도 어느새 3달을 넘어 4달이 되어갔다.

 

조금 힘들긴 해도 보수가 두둑하고, 이만하면 가출(?)한 주제에 배부르고 등따신 상황이었다.

 

날이 밝고, 사람들이 출근하기까지. 아나벨은 램프와 창밖과 그림자만 쳐다보고 있었다.

 

 

 

쉰다는 것이 깜박 졸아버렸다.

 

아나벨은 어서 공연이 열리는 공연장으로 뛰어갔다.

 

무도회장에 쿠키약간을 놔뒀고, 다른 고용인이 찻물을 끓이고 있으니 이만하면 그녀가 무도회장에

 

서 할일은 끝이었다.

 

숨을 헐떡이면서도 공연에 필요한 조명을 흔들림 없이 만드는 것 역시 요 몇달간 숙련되었다.

 

 

 

1막. 미모, 예절, 지적능력. 모든 점에서 뛰어나다는 칭송을 받는 백작가의 영애'아즈미 다 제뉴미스

 

트'는 어느 날 자신에게 이복언니가 있는 것을 알게된다. 젊은 날, 자신의 어머니는 어느 남작가의 자

 

제를 사랑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던 것이다. 이복언니의 이름은 '마리안느 드 카렐라'. 아즈미

 

는 여러번의 시도 끝에 넌지시 그 일을 마리안느에게 알리는 데 성공한다.

 

둘은 서로의 사이가 소문이 나면 곤란했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연회에서만나다 보니 친해진 척을

 

했다.

 

그녀들은 몰래 비밀을 나눠갖고, 무척이나 친해지게 되었다. 아즈미와 마리안느는 둘 다 사교적이고

 

외향적이었다. 그녀들은 아버지의 고향을 같이 방문하기로 결정하게 되는데…

 

 

 

아나벨은 들어선 관중을 흘끗 보고는 생각했다.

 

'어유, 오늘은 일하는 양 한번 끝내주겠군.'

 

아즈미 다 제뉴미스트와 마리안느 드 카렐라 역을 맡은 여배우들은 모두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배우

 

였던 것이다.

 

예상한 일이지만 아나벨은 한숨을 푹 쉬었다. 1막이 끝나자, 아나벨은 차 상자를 한 아름 가져오고,

 

무도회장에서 일하는 고용인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놓았다. 막간의 시간은 그렇게 정신없이 뛰어다

 

니다 끝이 났고, 그녀는 다시 조명을 만들기 시작했다.

 

 

 

2막, 마리안느와 아즈미는 아버지, 즉 카렐라 남작의 고향으로 갔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들의 아버지는 일찍이 무인으로 이름을 떨쳤으나, 실제로 유명한 공화파의 아들이었고, 이 일을

 

숨기기 위해 그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만다. 그 일은 덮어졌지만.

 

이것이 바로 그녀들이 알게 된 사건의 전말이었다.

 

"…."

 

충격에 빠진 자매는 돌아왔다. 마리안느는 사과를 건네지만, 아즈미는 자신과 상관없다고 말한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 남자는 내 아버지가 아닌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 남자는 언니의 아버지인데

 

 

 

언니가 무안해할까

 

지금껏 장단을 맞춘 거였었고

 

언니가 무안해할까

 

지금껏 부정하지 않았을뿐야.

 

 

 

걱정 마. 오늘일은 아무도 모르게 덮을거니까!

 

걱정 마. 오늘일은 그 누구도 짐작조차 못할걸!

 

 

 

그러나 둘의 사이는 결국 금이가기 시작한다. 아즈미의 세계는 늘 아름답고, 흠 따위는 없었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세계가 무너져 가고 있었다. 그녀는 마리안느를 찾은것을 후회했다.

 

그러던 중, 어느 연회에 참석하게 된 둘. 아즈미는 부주의한 그 성의 주인이 테라스의 난간을 수리하

 

지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2막 피날레. 연회에 참가한 많은 귀족들이 춤을 추는 가운데, 어울린 둘 역시 춤을 춘다.

 

아즈미는 그러면서도 마리안느에게 적대적인 눈빛을 보이고, 마리안느는 차마 아즈미의 눈을 쳐다

 

보고 있지 못했다.

 

그리고, 춤동작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져, 아즈미는 몰래 구석으로 마리안느를 데려가 테라스에서 밀

 

어 떨어뜨려버린다. 자신의 세계를 무너뜨린 장본인을 밀어 떨어뜨렸지만, 마지막 순간, 그녀는 마리

 

안느의 손을 놓지 못한다.

 

늘 죄책감에 시달리던 마리안느는 손을 놔 버리지만, 그녀는 차마 놓지 못한다.

 

"…!"

 

결국 둘은 함께 떨어져 버리고 만다.

 

 

 

아나벨은 긴장을 하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 배우들이 떨어지는 순간에 불을 꺼야되는데, 타이밍을

 

잘못 맞추면, 배우들의 안전을 위해 해놓은 장치가 보이면서 분위기를 깨먹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잘 할수 있었다. 휴우.

 

아나벨은 간신히 끝난 무대를 보고 얼른 무도회장으로 달려갔다. 잠시 있다보니, 두 주연 여배우가

 

등장했고, 무도회장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그런데, 그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 아나벨에게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아나벨 테나슈프? 얘, 너 혹시..릴리아의 딸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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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한동안 소설못쓸거같아서..

 

솔직히 중간에 나온 공연 내용은 '삼월은 붉은 구렁을'의 3부인 '무지개와 구름과 새와'의 내용 왕창

 

베꼈습니다..<거기 젭라 대검은 내려놓으시고..>

 

다만 그 소설은 일어난 일을 추리하는 방식인데, 저는 아예 현재시점으로 해버렸죠..

 

중간에 나온 노래도 두개쯤은 준비해야 되는데 막장으로 해놓은거 덜렁 한개놓아서 죄송..=ㅂ=;;

 

대충 휘갈겨쓰고 야자따고있었습니다 죄송..

 

'삼월은 붉은 구렁을' 괜찮은 책인데 완전 제가 다 말아먹었군요 ㅠㅠ

 

학교는 거의 식용소 축사수준..먹이고앉히고 먹이고 앉히고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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