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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이스가 눈을 떴을 때는 해질녘이었다.
밤새워 아침까지 말을 타고 뛰다 걷다 했으니 그럴만도 했다.
아나이스는 로젠버그 호수변을 따라 말을 몰았다.
말을 모는 것은 쉬웠다. 아나이스는 간혹 간단한 외출을 하면서 말을 몰고 아리어와 말을 타고 달리
는 일도 종종 있었다.
이런식으로 하면 하루쯤 더가서 오를리에 도착할 것이고, 블루엣 강을 따라 더 내려가면 켈티카로도
갈수 있을것이다. 물론, 국경을 허가없이 넘는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아나이스는 가급적 국경을 넘지
는 않기로 했다.
아나이스는 로젠버그 호수변의 너른 들판에서 말안장을 깔고 잠이 들었었다.
묶어놨었던 말은 끄덕끄덕 졸고있었다. 아나이스는 뭔가를 추가로 알아냈다.
그녀는 배가 고팠다.
"…."
언뜻 보기에 너른 들판밖에 없었다. 일단 호수를 따라 몇걸음 걸어보자, 지평선 너머에서 희미하게
집의 윤곽이드러났다. 아나이스의 걸음이 빨라졌다.
가까이 가자, 그집은 마을의 외곽이었다. 마을은 그집으로 부터 너른 농지를 격해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반쯤 얼어있는 텃밭 어디에 아나이스의 눈길이 꽃혔다.
배추였다.
"……."
일단 배가 고파서 저 배추를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나이스는 쑤욱 배추 한 포기를 뽑았다.
뽑은 배추를 보며 생각했다. 아나이스의 생각에는 배추는 씻어 먹어야했다.
배추를 씻는 법을 모르긴 하지만, 물에 담가 설렁설렁 젓다가 배추안쪽에 손을 넣어 씻었다.
아나이스는 씻은 배추의 겉잎을 떼어내고 안쪽의 잎을 떼어 씹어보았다.
배추는 생각보다 달았다. 겨울끝에 나는 배추는 달다더니. 어쩌면 시장이 만찬인지도.
어쨌든 배추 잎 몇장을 먹었다.
가만히보니 여비도 챙겨왔으면서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쪽마을까지 가서 뭐좀 사먹어야 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처음의 장소로 돌아간 아나이스는 말이 깨어나 풀을 뜯고있는것을 보았다.
아나이스는 그대로 잠시 내버려 두었다.
잠시 후, 그녀는 식사를 끝낸 말위에 안장을 얹고 올라탔다.
그리고 아까 봐두었던 마을까지 내려갔다.
늦게자고 늦게 일어나 그런지 밤 늦은시각인데도 졸리지 않았다.
이제 날밝을 즈음, 한마디로 곧 오를리에 도착하겠지.
그렇게 별을 보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를리에 도착하면 어떻게 할까.
그곳에서 무슨일이 생길까.
난 어떻게 될까.
말 옆에서 함께 걸으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여행이야. 이렇게 간단히 길을 떠나 이제야 막막해하니.
그렇지만 그래서 더 이 여정을 통해 자신에 대해 잘 알아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곧 날이 밝으면 도착할 곳에서. 무슨일이 일어날까.
그냥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어쨌든 그곳에 도착한 이후로도 시간은 변함없이 흐를테니까.
답은 시간이 주겠지.
-6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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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는 6부터 무딜이라니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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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냐플 〃일진、〃2010.01.23오오, 조금 짧지만 괜찮네요~ (덧글 0개라니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