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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아...?"
막시민은 짧게 탄성을 토해냈다, 곧, 희뿌연 안개같던 배리어는 마치 물 속에 설탕을 타넣듯 흐려지며 공기중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는 무너져버린 잔해뒤에 버티고 서있는 거대한놈들 두마리는 생각에 없는듯 무의식적으로 천천히 걸어가
잔해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카르엔은 그 뒤에 서서 그저 괴물을 빤히 쳐다보고 있을뿐이었다.
지하층은 놀랍게도 멀쩡했다. 그저 위에서 떨어진 돌들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져버린 나무계단만 제 본모습을
갖고 있지 못할뿐, 막시민의 집 내부는 깔끔했다.
내부에는 어리둥절하게 서있는 막시민의 동생들과 이스핀 일행들.
막시민은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휙 뛰어 지하층으로 내려갔다.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가볍게 떨어졌다.
"어떻게 된거지..?"
"내가 묻고 싶어."
이스핀은 카르엔이 뭔가 했을거라 생각한듯 막시민에게 말했다ㅡ 하지만 막시민으로써는 알 방도가 없었다.
그러다가, 막시민은 문득 뭔가 깨달은듯 세검에 몸을 기대고 겨우 서있는 이스핀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이스핀의 목덜미를 쓸었다.
"어어이.. 뭐하는거야..??!"
이스핀은 잠깐 당황한듯 몸을 빼려고 했지만, 막시민에게 의해 저지당했다.ㅡ 그리고 곧 막시민은 그녀의 목덜미에
서 뭔가를 집어내 휙 빼냈다.
"이거군?"
은은한 빛깔을 내뿜는 팬던트,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막시민은 다시 그 팬던트를 이스핀
에게 건넸다.
"이거 잃어버리면 절대 안될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그가 고개를 까딱하며 말했다.ㅡ 그리고 그는 이제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다시 가볍게 휙 뛰어 지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멍하게 다시 아래족을 쳐다보다가, 한마디 했다.
"안올라오냐?"
"아아. 그래."
시벨린이 곧바로 대답하며 가볍게 점프하여 지상으로 올라왔고, 곧이어 나야트레이도 지상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이스핀은 시벨린의 부축을 받아 올라왔고, 막시민의 동생들은 '야생'에서 살다시피한 그들 답게 도움도 받
지않고 건물의 잔해와 돌들을 밟고 지상위로 휙 올라왔다.
막시민은 허리를 쭉펴고, 이제 괴물의 존재를 의식한듯 뒤로 세걸음쯤 걸었다, 그리고 진작부터 빼들었던 검을 들어
까딱까딱거리기 시작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건방진폼과는 달리 꽤나 겸손한 말이었다.ㅡ 그리고, 뜻밖의, 전혀 원치않았던 대답이 들려왔다.
[자네가 미안할 필요는 없다네.. 젊은 인간.]
그르렁거리는 소리들 사이로 똑똑하고, 그러나 스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막시민은 까딱거리던 검을 거의 떨어트릴
뻔했지만 겨우 진정했고, 이번엔 검을 공격적으로 잡았다. 하지만, 왠지모를 서늘함 덕에 팔이 덜덜거리는것은 멈출
수 없었다.
[미안해할건.. 저쪽의 인간이지.]
저쪽이 뭔지는 왠지 안물어도 알것같았다,- 막시민의 동생들을 제외한 모두의 눈길이 카르엔에게 향했고, 그는 '내
가 뭐' 라는듯한 얼굴로 서있다가ㅡ 고개를 살짝 끄덕하고는 뒤로 물러나라는듯한 표시를 보였다.
모두들 뒤로 몇걸음씩 물러섰다.ㅡ 카르엔의 동작때문이기도 하고, 누구도 괴물과 근접하여 서고 싶지 않았다.
"막시민, 검을 집어넣어라."
그가 말했고, 막시민은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하다가 옆에서 이스핀이 쿡 찌르는 바람에 검을 집어넣었다.
"연극은 끝났나."
[멋지게 연기해준 그대에게 박수를.]
이번엔 그르렁거리는 소리없이 그저 스산하고 차가운 목소리였다.ㅡ 막시민은 어디선가 이것과 비슷한 목소리를 한
번 들은적이 있다고 생각했다.
언제였더라....?
[이제 2막이 끝나고 3막이 시작되겠지.]
조금은 스산함이 걷힌 목소리, 하지만 여전히 불쾌했다.
평소같았다면 대화하는 상대의 목소리따위는 신경도 쓰지않는 막시민이었건만, 이번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그들의
대화를 이해할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상대 대화는 이해할수 없고, 할일은 없고, 상대 목소리나 분석하자는 마인드를 가진 그였다.
[히아르크.-레히이스.]
괴이한 발음의 단어가 말해졌다. 굳이 대륙 공용어로 옮겨쓰면 저렇게 들릴까, 했다. 고대어인가?
"2막의 주인공이 퇴장할 시간도 안주는건가."
[자율적으로 나가라지. 어차피 즉석 연극인걸.]
"즉석 연극이라."
카르엔은 피식 웃은뒤에 다시 손짓했다. 기타 일행들에게 잘 들어라는듯한 손짓이었다.
"나르비크 플리마켓쪽에 워프게이트. 그걸로 라이디아로 가라. 그곳은 인심이 꽤나 좋은곳이니 운좋다면 여행물품을
싸게 받을수도 있겠지. 하여튼 일주일정도 쉬는걸 최소한으로 하고 걸으면 파노자레 산맥을 넘을수 있을거다. 파노자
레 산맥을 넘으면 켈티카는 지척이지.
켈티카에서 기다려. 곧 가지."
"뭐..뭐라.?"
이스핀이 뭐라 대답하려는 찰나, 막시민의 그녀의 뒷덜미를 잡아채고 플리마켓쪽으로 끌기 시작했다. 이스핀은 곧바
로 그 손을 뿌리치고는 그에게 말했다.
"야아.. 가라고 진짜 가?"
"당연하지.. 저 인간이 가라고하는건 다 이유가 있는거라고. 그리고 대화하는거 들으니까 저 괴물보스하고 카르엔하
고 굉장히 친한것 같은데 뭘."
이스핀은 대답할 말이 궁해졌다. 사실, 그녀로써도 다 내팽겨치고 '살려줘!!!'라고 외치며 도망가고 싶긴했다. 오를
란느에서 자객의 습격을 받았던때보다 더 두렵고, 절망스러웠다.
나야트레이도 말없이 물러나 플리마켓쪽으로 향했고, 막시민은 그의 동생들을 멀뚱히 쳐다보다가 '안따라오고 뭐하
냐' 라고 말했고, 그의 동생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듯 황급히 뛰어 그에게 달려갔다.
그들이 플리마켓으로 걷고 있을때, 등뒤로, 음산하게 한 마디 목소리가 들렸다.
[리키하테]
누구도 뒤돌아서지 않았고, 주변히 환하게 비춰졌다. 그 빛은 순식간에 다시 사라져 적막만을 남겼다. 그리고, 카르
엔의 목소리가 다시한번 들린다.
[카스트레야.]
다시 주변이 환하게 비춰지며 이번엔 그 어느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괴물의 그르렁거리는 소리도, 카르엔의 목소리
도, 괴물들의 대장으로 보이던 놈의 스산한 목소리도, 발걸음도 그 어떤것도.
막시민이 문득 뒤를 돌아보았을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무너진 집하나와 무서울정도로 텅빈 공터밖에 보
이지 않았다.
[초대에 응해줘서 고맙다.]
"고마워할 필요까지야.. 응하지 않았으면 강제로 데려갔을거면서."
카르엔이 대답했다.
주변은 별다를바 없는 나르비크의 시내였다. 하지만, 다른점이 있다면 부서져버렸던 막시민의 집이 멀쩡하게 남아있
고, 간혹 있는 인가는 마치 폐가처럼 낡아있었다.
나르비크가 한 이백년쯤 지나 쇠락하면 이렇게 될까.
이건 그저 상대의 마법일뿐이었다.. 머리속에서 잡념을 지워버리고 카르엔은 그가 해야할 말을 하기 시작했다.
"환영의 로드..실륜테. 처음만나는군..."
[왜곡된 마법사. 카렌. 처음만나는 사람의 이름을 알고있기는 오랜만인듯 하군.]
"그쪽은 날 그렇게 부르나?"
[그래.]
"나머지 인간들은 나더러 왜곡된 악마라고 부르던데 말이지."
[그거나 그거나 좋은 별명이군.]
"마음에 안들어."
카르엔, 즉 카렌은 그의 검으로 땅바닥을 툭툭쳤다. 환영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감촉, 태초부터 생존했다는 파멸자,
그들의 로드다운 마법이었다.
사실 이정도 마법이라면, 고대 가나폴리의 인간들도 속았을듯 하다.
"이렇게 정교하게 환영을 펼쳐놓으면. 첫번째 초청자가 못들어오잖아?"
[그는.. 날 너무 잘 알지.]
"그래..?"
카렌의 말투는 그저 일상에서 소소한 잡담을 나눌때 쓸법한 억양이었다. 저 인간이 자신보다도 강하다 해도 정반대
속성의 검을 사용하는, 멍청한 짓을 하고있는 지금은 실륜테 그 자신보다 약할터였다. 그런데도, 저렇게 여유있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카렌의 배짱에 새삼 놀라고 있었다.
[사실 너무 잘 알아서 가끔 탈이긴 하지. 너무 잘안다는것과 전부 다 안다는건 다르니까.]
"아직도 신비주의 전략을 고수하는건가.."
이번에도 뭔가 사소한 대화를 나누는듯한 억양이었다.
카렌은 무료하게 서있다가 바닥을 툭툭치며 말했다.
"실륜테. 이길 자신은 있는건가? 사실 하나를 상대하는것도 힘들텐데. 나까지 초대하다니"
"있다면 건방진거지. 없어도 건방진거고."
[자신도 없는주제에 헌터를 초대했다고 그러는건가. 헌터들의 수고를 덜어주는 기특한 마음이라고는 생각하지도 않는군.]
딱딱 끊기는 억양이 카렌의 뒷통수를 때렸다.ㅡ 그리고 곧바로 실륜테의 까칠한 대답이 들렸다. 카렌은 왠지모를 불쾌함을 느끼고 뒤로 돌아서,, 그 말을 한 주인공을 쳐다보았다,
회색머리의 남자, 이목구비는 카렌과 비슷한듯했지만 그곳에서 풍겨나오는 분위기는 완연히 달랐다. 마치 몇년간 빛을 안본것처럼 새햐얀, 그리고 꽤나 마른 카렌의 몸과는 달리, 약간 흰빛을 띌뿐인 황색 피부, 그리고 단단히 잡힌
몸은 카렌에게는 없는 색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딱딱하고 강한느낌
"빨리 왔군. 카인."
"늦은거지."
"그런가."
둘다 말을 길게하는것을 좋아하지 않는지, 딱딱 끊기는 말로 대화했다.
[이제...]
뒷말은 필요없었다. 초대된 손님들이 모두 도착했다. 이제 파티는 시작된다.
"제 3막. 개막이군?"
카렌은 달려드는 실륜테를 왼쪽으로 빠르게 움직여 간단하게 회피했다.
시험기간이니 많큼 짧게 짧게..
[잡담]
1. 회색머리남자 나왔군요. 언젠가 머리한번 비치고 나갔던 인간.
2. 3장 끝났습니다 드디어..!!(9장은 훨씬 더 긴데..)
3. 시험이 6월 24일이라 연재량 급감합니다.
4. 운좋으면 다음주 목요일날 올릴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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