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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바체스.
켈티카를 떠나 돌아왔다.아니,형의 무덤을 보러 왔다고 해야 옳은거겠지.
형의 무덤을 파 윈터러를 넣어두고 다시 덮었다.윈터러는 이제 필요없으니까..
다시 방랑자가 된 내가 트라바체스를 떠나 도착한 곳은...트라바체스와 별반 다를게 없는,아니,그보다 더 좋지 않은 마을이었다.폭풍이 몰고 간 것처럼,곳곳에는 시체들이 즐비하였다.살아있는 사람이라면..부모의 시체를 안고 울고 있는 혼자가 된 여자아이 뿐...그 모습이..외톨이가 된 나의 모습과 같았다..
울고 있는 그 아이에게 나도 모르게 다가갔다.
흠칫,
그 아이가 놀랐는지 떤다.나도 시체를 죽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거겠지..
"네...부모님이시니?"
".........."
겁에 질렸구나.그 아이의 겁과 의심을풀기 위해 난 단검을 풀어놓았다.여자아이는 내 모습에 놀랐는지 눈이 동그래져서 날 바라본다.
"이제 됐지?"
끄덕끄덕
"너도..혼자가 되었구나.이 오빠도 혼자야"
"..........정말요?"
"그래"
나와 그 아이는 서로 바라보았다.
"네 부모님과 마을사람들..양지바른 곳에 묻어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오빠가 도와줄게"
"........그럼 우리 엄마아빠는 어떻게 찾아요?"
"표시를 해 놓으면 금방 찾을 수 있을거야"
끄덕끄덕
여자아이와 난 햇빛이 잘 드는 곳을 찾아 정성스럽게 묻어주었다.아이는 열심히였다.그 모습에..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동시에 걱정도 되었다.외로움을 견딜 수 있을까..
일이 다 끝나자 그 아이가 먼저 나에게 물었다.
"저기..나 같이가면 안돼요?"
먼저 물어볼 줄은 몰랐다.왜 먼저 물어봤는지 짐작은 간다.오랜만에 찾아온 사람을..놓치고 싶지 않겠지.안그러면 또 혼자 있어야 할 테니까.짐짓 모르는 것처럼 물어봤다.
"왜?"
"혼자있으면..무서워요..."
생각하는 척 한다.무턱대고 좋다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뭐,생각은 했다.다른 생각.
"좋아"
그 아이의 얼굴이 환해졌다.여자들이란 다 이런걸까...
윈터러와 단검을 다시 차고 마을을빠져나와 그 아이와 같이 걸었다.
"난 아나이스예요.오빠는요?"
"보리스"
"이름..멋지네요"
"네 이름도 딱 맞는걸.귀엽잖아"
화끈
"고..고마워요.오빤 어디서 왔어요?"
"트라바체스"
또 놀란다.트라바체스에서 왔다는 것이 신기한가?
"트라바체스는..상당히 부패한 공화국이라고 들었는데..오빤 깨끗하네요.귀족답지 않은 귀족이랄까"
귀족답지 않은 귀족이라..그 말을 들은 것이 세 번째다.한 번은 지금,또 한 번은 공화국지지자,마지막 한번은..내 하인이었던 란지에.
푸른 머리카락에 선홍색 눈동자가 빛나던 소년,동생 란즈미를 위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 소년,사리가 분별하고 날 떠날 수 있게 도와줬던 소년,란지에..잘 지내고 있을까...
내가 생각에 잠겨있자 아나이스는 조용히,그리고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며 옆에 서 있었다..
그것이..영원히 함께하게 될 인형술사 아나이스와의 첫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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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핀은 본케이기에,막시민은 페어이기에 챕터위주로 했습니다.이번 보리스편부터는 챕터위주가 별로 없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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