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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라, 나의 아이야… [1화]

하이아칸 미나에 2008-07-31 09:54 664
미나에님의 작성글 2 신고

 

 

 

 

 

 

 

"루시안, 늦지 마. "

"쳇… 알았어, 알았다구. 보리스, 그 잔소리 좀 어떻게 할 수 없냐 ? "

 

보리스가 루시안을 잠시 아무런 말 없이 바라보자, 아무리 낙천적인 루시안이라지만 그 눈빛을 당해낼 수가 없었는지 헤헤 웃으며 분위기를 무마시켰다. 보리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살짝 젓고는 대문 쪽으로 걸어가자,

 

"다녀오십시오, 보리스 님. "

 

하며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그 인사를 무시한 채 걸어가는 둔탁하면서도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제서야 루시안은 휘파람을 불며 넓디넓은 저택의 정원을 둘러보았다.

 

 

오늘은 액시피터에서 전 대원들을 긴급소집한 날이었다.

 

 

루시안은 한가롭게 정원을 둘러보다가 처음 보는 꽃의 향기에 넋을 잃고 보고 있었다. 그 꽃은 생김새가 특이했다. 분명히 꽃의 색깔은 흰색인데, 어딘가 모르게 분홍 빛과 함께 푸른 빛이 돌고 있었으며, 이상하게 줄기에 가시가 박혀 있어 꽃을 꺾으려면 피가 날 것 같았다. 마치 '건드리지 마!' 라며 상대방을 거부하는 귀엽지만 성격이 꽤나 제멋대로인 어린아이를 연상케 하는 꽃이랄까.

 

"그 꽃이 마음에 드시는지요, 루시안 님?"

 

한 여자의 목소리에 의해, 루시안은 그제서야 꽃에서 시선을 거두고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루시안이 고개를 돌린 곳에는 검은 색의 긴 머리카락의 끝부분은 살짝 곱슬인 듯 말려 있고, 하얀 피부와 갈색 눈동자를 가진, 마치 여사제를 연상시키는 복장을 하고 있는 부드러운 눈매를 가진 여자가 서서 루시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루시안은 그제서야 입을 열며 일어나 밝게 웃었다.

 

"아… 헤스티아 님. 헤헤, 아침엔 잘 먹었어요."

 

헤스티아라 불린 여자가 미소지으며 루시안에게 다가왔다. 걸음걸이가 여유로운 듯하면서도 꽤 빠르며, 그러면서도 도도한 자태가 드러나는 걸음걸이었다. 루시안 가까이 오자 헤스티아는 거리를 약간 유지한 채로 미소를 잃지 않으며 말했다.

 

"헤스티아라고 하세요. 그리고 루시안 님이 보시고 계시던 그 꽃은 에베스라는 꽃입니다. 굉장히 희귀한 꽃이지요. "

 

루시안이 헤스티아가 보고 있던 에베스라는 이름을 가진 꽃밭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물론 귀여운 웃음도 빼놓지 않았다.

 

"그런가요? 헤헤, 처음 보는 꽃인데 너무 예뻐요. 그런데 왜 이 꽃에는 가시가 있는 거에요? 이 꽃과 안 어울리는 것 같은데."

"그 꽃에는 저희 집안에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있답니다. 들어보시겠어요? "

 

루시안은 금빛 머리카락이 살짝 바람을 타고 있는 것도 내버려두고 고개를 끄덕였다. 헤스티아는 한 번 더 부드럽게 미소를 짓더니 루시안을 보며 말했다.

 

"아주 오랜 옛날, 에베스라는 아름다운 여자가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너무도 아름답고 손재주도 좋아서 뭇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해요. 그런데 그녀는 남성들에게 너무나 차갑게 굴어서 얼음공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에베스의 마음을 빼앗아 간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갈색이 맴도는 검은 색 머리카락에, 흰 피부에, 마찬가지로 갈색이 맴도는 검은 빛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네요. 에베스는 그 남자에게 매달렸다고 합니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 남자 또한 여성들에게 차갑게 구는 남자였어요. 에베스의 경우와 똑같았죠.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다른 남자들에게 상처준 것은 잊어버린 채 계속 매달렸습니다. 결국 그녀 또한 상처를 받았죠. 그래서 그녀는 천사께 기도드렸다고 해요. 그 남자가 하루라도 자신을 사랑하게 해 달라고 빌었죠.  하지만 천사는 그녀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어요. 결국 앙심을 품은 그녀는 악마에게 소원을 바꿔서 빌었습니다."

 

어느 새 이야기에 푹 빠져 있던 루시안이 갑자기 말을 끊으며 말했다.

 

"무슨 소원을 빌었는데요? "

"글쎄요. 그것까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어쨌든 그녀가 악마에게 소원을 바꿔서 빌자, 마을 안의 여자들이 하나 둘씩 죽어나가기 시작했죠. 그렇게 여러 날이 지났어요. 드디어 그녀 앞에도 사신(死神)이 나타났죠. 사신은 그녀가 그날 밤에 죽을 거라는 걸 알려 주었대요. 그녀는 그 사람의 집으로 가 문을 두드렸어요. 그 사람은 문을 열며 나오다가 에베스의 얼굴을 보고 황급히 문을 닫고 말했대요. [ 에베스, 말할 게 있다면 이 상태에서 말하시죠. ]라고 말이에요. 하지만 에베스는 말할 수가 없었다네요. 악마에게 소원을 빌어 이루어진 대신, 그녀의 그 아름다운 목소리를 악마가 가져갔기 때문이라고 하셨어요. 그녀는 그 사람의 집 문 바로 앞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녀가 숨을 거두자 그녀의 몸이 꽃으로 변했대요. 그녀가 죽자 마을의 여자들이 죽어나가는 것 또한 사라졌다고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그 사람은 에베스의 몸으로 이루어진 그 작은 꽃을 자신의 화단에 심고 정성껏 돌봐 키우며 에베스의 이름을 그대로 붙였대요."

 

헤스티아가 이야기가 끝났다는 말 대신 말을 끝내며 루시안을 보며 미소를 짓자, 그제서야 루시안은 이미지로 만들어 상상하고 있던 이야기 속에서 빠져나와 물었다.

 

"그 뒤에 어떻게 되었어요? "

 

헤스티아는 잠깐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약간 낮춘 상태였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소문에 의하면 에베스의 마력이 봉인된 빛의 구슬이 이 에베스 꽃 안에 잠들어 있다고 하는데…  오직 그 빛의 구슬이 선택한 자만이 그 구슬의 힘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런데 그 마력이 어마어마해서 그 구슬에게 선택된 자는 대마법사가 되고도 남는다는 그런 소문이 있… ."

 

헤스티아의 말을 들으며 아무 생각 없이 시계를 보던 루시안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악 !! "

 

그 소리에 헤스티아가 미소를 지우고 루시안의 표정을 살피며 평소 목소리와 한 옥타브 더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왜, 왜 그래요. 루시안 님? "

 

헤스티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재빨리 루시안은 대문을 향해 뛰어가며 헤스티아에게 거의 소리지르듯이 말했다.

 

"헤스티아, 나머지 얘긴 나중에 ! "

 

루시안이 갑자기 대문 쪽으로 뛰어오자 방심하고 있던 하인들이 서둘러 문을 열며 다녀오라는 인사를 했지만 루시안은 무시하고 액시피터를 향해 죽어라 뛰었다. 늦어버린 거였다. 평소라면 여유롭게 걸어갔겠지만 루시안은 그럴 수가 없었다. 늦으면 보리스가 나르비크 시내를 30바퀴 뛰는 것으로 하자던 말 때문이었다. 그 때 루시안은 반대했지만 보리스의 '그럼 나 나갈 때 같이 가던가'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나르비크 30바퀴를 뛰는 것을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전에 보리스가 똑같은 말을 했을 때 자신만만하게 따라 나갔지만, 보리스가 같이 있으면 루시안 마음대로 장난을 칠 수가 없어 재미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죽어라 뛰던 루시안이 마악 모퉁이를 돌았을 때, 아이스크림을 들고 혀로 핣으며 먹고 있던 소녀와 부딫혔다. 플라티나 블론드 빛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였다.루시안은 순간 자신도 모르게 외마디의 짧은 비명을 질렀다. 그건 소녀도 마찬가지였지만.

 

"으아앗 !"

"꺄앗 ?!"

 

소녀와 루시안은 서로 뒤로 넘어졌다. 소녀의 아이스크림은 이미 지나가던 한 남자에게 맞은 지 오래였다. 그 남자 또한 짜증을 내며 그 소녀를 째려보았지만, 소녀는 전혀 시선을 의식하지 못한 듯 했다. 이야기에 빠져서 늦게 나왔던 자신에게 불평하며 뛰어오고 있었던 루시안은 공연히 그 소녀에게 화풀이를 하며 따졌다.

 

"이봐요, 앞을 제대로 보고 다녀야 할 거 아니에요 !"

 

루시안은 옷에 묻은 먼지를 털며 일어났다. 그러자 그 소녀가 루시안의 표정을 살피며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곧 이어 천진난만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헤, 죄송해요. 아이스크림에 정신이 팔려서 앞을 제대로 보질 못했어요. 에… 괜찮으신 거에요?"

 

루시안은 자신과 똑같이 화를 낼 줄 알았던 그 소녀에게서 이런 말이 들리자 진심인지 가늠해보려 눈을 가늘게 떴다. 그 소녀가 다시 걱정하는 눈빛으로 말을 꺼냈다.

 

"아, 저어… 괜찮으신 거예요?"

 

루시안은 그제서야 진심으로 하는 말이란 걸 눈치채고 미소를 띄우며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그러자 그 소녀의 얼굴에서 걱정하던 눈빛이 사라지더니 그 소녀가 다행이라는 듯 활짝 웃었다. 마치 그 미소로 인해 그 주위의 공기들마저 행복해할 듯한 웃음이었다. 루시안은 예상하지 못한 그 미소에 잠시 넋을 잃었다.

그 때,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치 하숙집 동생을 짜증을 내며 깨우는 듯한 투의 목소리였다.

 

"티치엘 ㅡ 티치엘 ㅡ 야 ! 너 거기서 뭐해 ! 늦었잖아, 빨리 안 와!?"

 

그 여자는 터프해 보였고 머리 또한 짧았다. 소녀와 정반대의 스타일을 가진 여자였다. 목소리도 꽤나 허스키하게 들렸다. 소녀가 시선을 돌리며 대답했다.

 

"아… 미안해요, 언니 ! 깜빡했어요, 지금 갈게요 !"

 

소녀는 잠시 루시안을 바라보더니 다시 한번 활짝 웃으며 미소로 인사를 대신하고는 아직도 그 소녀를 바라보고 있던 그 여자 쪽으로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뛰어갔다.

 

루시안은 조금 뒤에 정신을 차리고 액시피터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그 소녀를 다시 만나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한 채로.

 

**

 

 

네 안녕하세요 ㅡ 매직위버에서 좀 나대는[...] 미나에입니다!

아, 여기에 소설을 올리는 것은 처음이네요. 그래도 아무쪼록 잘 읽어주시길 바랄게요.

그럼 오타 &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시길.

전체 댓글 :
2
  • 티치엘
    하이아칸 미나에
    2008.07.31
    아하하.. 그런가요? 전 잘 모르겠는데요.
  • 조슈아
    하이아칸 쥬앙페소아
    2008.07.31
    와 하칸썹 사람은 여기서 첨보네(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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