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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짙게 풍겨나는 숲 속에는 검은 어둠이 깊게 드리웠다. 그런 어둠에 먹힌 숲을 밝혀주는 것은 핏빛같은 붉은 몸체의 달빛.
달빛을 흠뻑 머금은 윈터러의 순백색 날이 달빛의 불그스름한 빛을 반사한다. 시퍼렇게 선 윈터러의 날 위에서 부서져 나가는 달빛에 넋을 잃은 듯 보리스는 미동도 하지 않고 검을 주시했다.
콰직!!
날카로운 칼날이 바위 위에 검신의 반은 쑥 박혀들어갔다. 날이 상할 위험도 있건만, 보리스는 그런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두 손으로 붙잡은 윈터러의 손잡이에 힘을 줬다.
콰드드득.
순백색의 검신이 바위 속으로 점점 더 들어갔다. 기괴한 소리와는 달리 바위를 꿰뚫는데는 아무런 저항도 없었다.
보리스는 이내 룬어를 읆조리기 시작했다. 마법에 대해선 문외한이나 다름 없던 보리스가 어디서 그런 걸 배워왔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오직 청동빛 머리카락을 가진 소년, 그 자신밖에는.
우우우웅
검이 공명하는 것일까, 붉은 달빛이 한층 더 강해졌다. 피에 적신 듯 달은 그 몸체를 더욱 더 붉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검에서도 뿜어져나오는 냉기가 한층 강해졌다.
보리스의 입이 닫혔다.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이다. 보리스는 이내 손잡이에서 손을 놨다. 땀에 번들거리는 손바닥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보리스는 내심 흥분되는 마음으로 침착하게 다시 입을 열었다.
"붉은 달의 맹약"
그 혼잣말같은 중얼거림에 어떤 힘이 있어서일까, 순간 검은 이제까지 보인 적이 거의 없던 찬란한 은백색의 아름다운 광채를 뿜어냈다. 차마 눈을 똑바로 뜨고 보기 힘들정도였다. 보리스는 입가에 미소를 띠우며 검을 뽑아들었다.
스르릉
검은 그 어떠한 저항도 없이 손쉽게 뽑혀나갔다. 보리스는 마치 달빛의 마력에 홀린듯 검을 늘어뜨리고는 찬란하게 빛을 발하는 달이 떠있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잡히지 않을 달을 쫒는 사람처럼.
달빛이 푸른색으로 바뀌었다. 달은 예의 그 아름다운 푸른 몸체를 드러냈다. 뿜어져나왔던 붉은 빛은 거짓말이라는 듯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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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라 셀레네, 붉은 달이란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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