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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핀은 몇차례 의뢰인이 찾는 꼬마아이의 이름을 불러댔다. 아니, '꼬맹이들의 친구걱정'인 의뢰가 가장 적절한 제목이였다. 이스핀은 '레미'란 이름을 수차례 불러댔지만 그 이름에 대한 응답은 없었다. 그저 바람의 요정이 그녀의 목아픔을 위로해주는 바람을 뺨에 가져다 댈 뿐 이였다.
"목아파...."
레미란 이름을 몇번이나 고래고래 질렀는지 목이 막혀있었다. 잠깐 이스핀은 이름부르길 멈춰서서는 자신의 목을 살짝 잡았다. 그리고는 켁켁거리며 기침도 몇 번 했다.
마침 지친 그녀를 위해 잘려진듯한 통나무 의자가 눈에 띄었다. 그녀는 그곳에 목을 움켜쥔체로 앉았다.
"막시민, 누워서 자고있으려나."
혼잣말이였다. 자신이 그에게 토라져선 뛰쳐 나왔지만, 옆에 **대던 파트너가 없으니 약간 불안하기도 했고 약간은 자신의 처지가 우습기도 했다. 그녀는 왜 자신이 토라져 나온지 모른다. 그저 울컥해서 버럭 화를 낸 뒤에 길도 모를 이런곳으로 왔으니 자신이 어이없을만도 했다. 그녀는 길의방향을 잘 선택 할 줄 모른다. 한단어로 말하자면 '방향치'였다. 그런 그녀가 파트너를 두고 왔는데, 이 빽빽한 나무들의 숲에서 잘 빠져나갈지부터 그녀는 걱정거리였다.
'그런데 정말 왜그랬을까?' 이스핀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왜 울먹이면서 까지 그 짧은 마디에 화를 냈는가가 지금 그녀에겐 큰 궁금증 이였다. 이스핀은 잠시 "음~"비슷한 소리를 내며 골똘히 생각해냈다.
그녀는 "아!"라며 잠시 중얼거렸다. 그녀는 아까 자신의 행동에 서글퍼졌다. 그녀가 그런 행동을 한 이유는 두가지. 첫번째는, 자신이 찾는 오빠의 기분을 무시하는듯한 말투. 두번째는, 자신을 찾는 사람들의 노력을 더럽히는듯한 그 더러운 기분. 물론 막시민이 자신에게 그런걸 알리가 없다. 그리고 이스핀이 공녀인것도 그는 모른다. 그저 그의 말에 이스핀은 자신의 불행한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것일뿐. 막시민은 잘못이 없다. 약간 차갑게 말한듯 했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장난이였다. 이스핀의 과거를 모르고 한 말이기 때문에 그녀가 그를 나쁘다고 몰 상황은 아니였던 것이였다.
아, 세상에. 그가 모르는 상황에 혼자서 화가 난 것이였다. 서글프기도 하고, 자신이 바보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스핀은 모자를 벋어서 이마를 탁 쳤다.
"아, **. 내가 혼자 오버한거잖아."
이스핀은 머리를 쓸어 넘긴 후에 재빠르게 모자를 썼다. "읏차"라며 한숨을 내쉬며 힘겹게 일어섰다. 이스핀은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창피한 아까일은 그냥 생각하지 않겠다고 혼자서 도리질을 해댔다.
그리고 걸어다니면서 그녀는 레미란 이름을 불렀고, 다리가 아프도록 걸어다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날씨때문인지 해가 저물기 시작해서인지 하늘은 어두웠다. 그녀는 이제 포기 직전이였다. 아이의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발소리도 들리지 않았던 것이였다. 봤다는 장소가 이곳이 맞긴 한것일까. 아니면 그 아이가 숲을 빠져 나가서 다른곳을 해매고 있는걸까. 아아, 이젠 걸어다니기도 힘들다. 무릎뒷쪽이 그녀를 괴롭혔고, 다리또한 아팠다. 더 문제였던 것은 이 중간사이즈의 숲에서 길을 잊어버렸단 것이다. 이미 예전부터였지만 말이다.
그녀는 주의를 두리번 거렸다. 주의에서 그녀를 반겨주는것은 어둑한 하늘과 기분나쁘게 뻗어있는 나뭇가지들, 초록색을 띄고 힘없이 나뭇가지들 사이에서 널부러저 있는 넝쿨들. 기분나빴다. 이정도라면 유령의 숲이라고 불릴 수 있을정도였다.
이스핀은 그저 이 풍경을 보고 멍하니 서있기만 할 뿐이였다. 무서움따윈 느끼진 않았지만 쫑알대던 그 파트너가 걱정이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부스럭ㅡ,
풀소리. 이스핀 그녀가 낸것은 아니였다. 막시민일까? 아니, 그녀석이 움직이고 있을 확률은 30%밖에 안됐다. 그저 귀찮다고 이스핀이 아이를 데리고 나올때까지 눈을 붙이는게 더 현실적일듯 싶었다. 혹시 그 레미라는 꼬마아이일까? 이스핀은 풀소리가 점점 더 이곳으로 다가온다는것을 느꼈다. 풀소리와 가벼운 발소리가 이스핀 쪽으로 다가왔다. 작은 다람쥐따위가 낼 수 있는 소리이기엔 좀 버거운 소리였다. 역시 사람?
"저기......"
역시나, 예상은 맞았다. 조그만 키에 노란색머리, 멜빵바지에 눌러쓴 모자. 의뢰인이 찾는 그 꼬마가 확실했다. 그 아이는 약간 울먹거렸다. 아마도 길을 해매다가 이스핀을 본게 틀림 없을듯 했다. 이스핀은 꼬마아이를 보고 활짝 웃었다.
"아, 네가 레미구나?"
"어떻게, 제이름을..?"
"난 너의 친구들에게 의뢰를 받고 널 찾으러 온거야. 겁낼필요는 없어."
"아.... 정말요..?!"
그말에 꼬마는 단숨에 환해졌다. 이스핀은 덩달아 웃었다. 하지만 금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꼬마를 찾기는 했지만 나가는 문을 모르는것. 그게 문제였다. '아 **할,' 이스핀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자신을 보고 이렇게 안심이 된 꼬마에게 "미안하지만 난 나가는 길을 몰라."라고 간단히 말할수 없었기 때문이였다. 이스핀은 잠시 어떻게 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같이 있다는 것에 대한 안심인데, 이 숲에서 나가는것도 금방일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꼬마를 보고 말했다.
"저기, 미안하지만 나도 나가는 길을 몰라."
꼬마는 그말에 잠시 이스핀을 올려다보더니 씨익 웃었다.
"괜찮아요. 전 나가는 길을 알아요."
"에, 어떻게?!"
"예전에도 이쯤에서 길을 잃어버린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왜 안나간거야?"
"혼자가기엔 좀 무서운 숲이잖아요,"
이스핀은 그 말에 간단히 납득할 수 있었다. 이 숲은 약간 기분나빴다. 나무에는 이끼가 자랐고, 맑은 빛은 날씨에 의해서 다 가려졌다. 게다가 구름은 곧 비가 올듣한 기세였다. 이스핀은 그 기세에 눌려서 표정을 약간 일그러뜨렸다.
레미는 이스핀에게 웃음을 보내고 걸었다. 대충은 "따라오세요."라는 뜻인것 같았다. 이스핀도 약간 웃음을 지어 답해주었다.
그 둘은 나란히 걸었다. 나란히만 걸었지 이스핀은 레미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녀는 걸으면서 레미를 바라보았다. 이스핀의 바지자락을 꼭 잡으며 걷고있는 저 겁에질린 꼬마를 보아라. 아아, 왜 귀엽다며 웃음이 나야하는데 씁쓸한 것인가. 이스핀은 레미의 그 모습에 어렸을적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다는것을 잠시 느꼈다. 자신의 오빠가 검술대련을 할때면 구석에서 저런 얼굴이 되어선 몰래 지켜보았었던것 같았다. 지금도 오빠의 그 화려한 검 솜씨를 잊지 못했다. 하지만 오빠가 안 다치기를 지켜보면서 어린마음에 저런 얼굴이 되기도 했었지.
이스핀은 옛날 생각에 약간 소리를내어서 웃었다. 레미는 잠시 이스핀을 흘끗보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눈을 마주치기가 조금은 쑥스러운듯 했다.
그렇게 옛날 생각에 잠겨있으며 행복한 상상에 한발자국씩 내딛었기 때문일까, 레미의 발걸음이 멈추어 있었다. 이스핀의 발걸음 또한 방금 멈췄다. 레미가 안내한 출구는 약간 이상했다. 저 너머에도 나무들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 아이도 방향치인건가, 이스핀은 잠시 생각을 했다가 레미를 위로하기 위해서 몸을 낮췄다. 레미는 아무말 없이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레미, 방향을 잘못짚은거니..?"
"아뇨,"
"하지만, 지금 출구는 없는것 같은데...?"
그 말에 레미는 씨익 웃었다.
"출구가 아니에요. 누나."
"뭐?"
출구가 아니다. 그러면 무엇? 이스핀은 잠시 고민했다. 혹시 이 숲에서 아이들처럼 숨바꼭질이나 하자는 그런말이 아닐까 잠깐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이스핀은 잠시 고개를 내저었다. 지금 이아이의 분위기로 봐서는 그런 장난은 아닌것 같았다.
이스핀은 다시 웃으며 레미에게 말을걸었다.
"레미, 여기가 아닌듯 한데 다시 찾아보자."
"아니요. 여기가 맞아요, 누나."
그것보다, '누나'라는 단어. 약간 이상했다. 이스핀이 여자인것을 알아봤을까? 이스핀은 잠시 자신을 여자로 알아본것에 대해 흠칫하고 놀랐다. 하지만 그전에 더 이상한건 이곳이 맞다는 대답. 이곳에는 출구 비슷한 길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스핀이 다시한번 잘 찾아보자는 말을 꺼내기 전에 레미는 그녀의 손을 덥썩잡았다. 그리고는 빠른 걸음으로 재촉하듯이 걸었다. 여전히 고개는 떨군체 말이다.
"누나. 조금만 더 가면 되요."
레미는 속력을 더 붙이며 걸었다. 그 작은 꼬마의 걸음은 이스핀의 보통걸음으론 약간 힘들었다. 소심한것 같은 이 꼬마. 설마 얌전한 꼬마의 탈을 쓴 개구쟁이는 아니일까? 이스핀은 그런 생각을 할 틈도 없이 레미에게 이끌려 갔다.
이끌려 온 곳은 절벽. 이스핀과 레미는 나란히 절벽 끝을 구경 할 수 있었다. 아니, 레미는 조심스럽게 뒤로 발걸음을 옮겼기 때문에 지금 절벽 끝을 구경하는 건 이스핀 뿐 이였다.
이스핀이 생각한 저 녀석은 얌전한 꼬마의 탈을 쓴 개구쟁이일까, 이스핀은 옆에있던 레미에게 상황을 따지려고 했지만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뒤로 돌아서 꼬마를 찾았다.
꼬마는 웃으며 그녀를 보았다. 아, 역시나 이녀석 개구쟁이였군.
"누나, 이리로 와보세요."
"레미? 지금 누나는 장난 칠 시간이 없어, 파트너가 기다리고 있다구."
이스핀의 말을 들은건지 안들은 건지. 꼬마녀석은 계속 이스핀에게 이리로 오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하는수 없다. 이스핀은 이녀석 장단에 맞춰줘야만 했다. 이스핀은 개구쟁이 녀석에게로 다가갔다.
개구쟁이는 자신에게 귀를 대보라는듯 손가락을 까딱였다. 이스핀은 그 까딱임에 응해주었다. 레미에게 편하도록 자세를 숙여주었다.
그리고 몇초 지난 후.
푸욱ㅡ.
가슴에 쓰라림이 느껴졌다. 아니 살갖을 찣은듯한 느낌. 아니, 느낌이 아니라 그대로 현실이였다. 옷에는 액체가 촉촉하게 젖은 느낌이 선명했다. 가슴을 중심으로 옷에 피가 빠르게 번진것이였다. 그리고 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괴로움. 미칠듯한 이 괴로움. 그녀는 칼에 찔린것이였다. 괴롭고도 선명한 이 느낌에 처음엔 뭔가 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픔은 선명해졌다.
꼬마녀석은 그녀의 심장을 노렸지만 심장은 실패한 모양이였다. 그 꼬마녀석은 "칫"하고 소리를 내며 탄식을 했고 가슴에서 칼을 뽑아냈다. 그리고 정지 된 그녀의 몸에서 세발자국 물러났다.
"안녕, 공녀님?"
"크흑......."
꼬마녀석은 기분나쁘게 웃었다. 계획대로 된 자의 비열한 웃음일까?
"이 꼬마의 몸을 빌렸어. 역시 꼬마라서 그런지 최면은 쉽게 걸리더군."
"......**할.."
"쉽게 걸려주어서 고맙군. 이걸로 일이 쉽게 풀리겠어."
이스핀은 고통에 못이겨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기침으로 피를 약간 토해냈다. 심장은 아니였지만 피를 많이 흘렸기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고통과 이 상황의 혼란에 빠진 그녀는 일단 자신을 침착하게 하려고 했다.
다시한번 기침으로 피를 토해 낸뒤에 그녀는 중얼거렸다.
"오늘란느....인거냐..?"
"뭐?"
"목적이.....오늘란느 인거냐고, 네 맘대로 될듯 싶어?! 지금 조종하는 넌 어느 지휘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네 뜻대로는 안돼!! 오라버니도 살아계시고, 나도 이 자리에서 죽지 않을테니까!!!"
그녀의 말에 꼬마는 푸훗 웃었다. 아니, 조종당하는 불쌍한 꼬마는 비웃음을 전달했다. 그리곤 대답을 전했다.
"공녀님, 당신이 이곳에서 죽지 않는다는 말씀이십니까?"
"..."
"미안하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을겁니다. 지금 내가 이곳에서 당신을 처리할꺼니까요."
이스핀은 힘겹게 일어서서 조종당하는 꼬마에게로 다가갔지만 그 꼬마는 몇발자국 물러서며 기분나쁘게 웃었다. 칼을 자신에게로 들이댔다. 아니, 조종당하는 꼬마를 위협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분나쁘게 웃었다.
"이 꼬마가 위험합니다. 그러니, 제가 시키는데로 하십시오."
이스핀은 다가갈수 없었다. 자신때문에 상관없는 저 꼬마를 죽일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잠시 꼬마를 노려본 뒤에 꼬마에게 다가가는 것을 그만두었다.
"칼은 더 있어요."
뭔가 무게가 실린 소리가 바닥을 쳤다. 바닥에 먼지를 약간 일으키며 칼은 이스핀의 시야에 잡혔다. 그녀는 일단 칼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 상황에서 최고의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악랄한 조종자는 그걸 원하지 않았다. 레미의 목에 칼로 약간의 상처를 냈다. 꼬마는 약간 비명을 냈지만 곧바로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
이스핀은 칼을 들었다. 그리고 칼집을 빼네어 날카로운 칼날을 바라보았다.
"그걸로 널 찔러."
악랄한 인간. 그런말이 나올줄 알았다는 이스핀은 자신을 찌르기 좋게 두손으로 잡은 후에 그 악랄한 조종사의 인형에게 말했다.
"그 후, 꼬마는 풀어주는거다."
"걱정마십시오. 꼬마의 기억은 없어지니까 살려두죠."
이스핀은 결정 됐다는 듯 그를보고 끄덕였다. 그리고 결의에 찬 눈으로 그를 째려보았다.
"약속은 성립 된거다."
화악-.
빠른 바람소리가 들렸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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